"최근에 조금 독특한 차를 봤는데 이름이 GT더라? GT가 차이름이었어 GT가 뭐야?" 친한 친구가 필자에게 질문했다. 자동차를 몰라도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GT. 대체 GT가 뭐길래 자동차만 관련되면 이곳저곳에 사용되며 심지어 자동차 이름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일까? GT라는 두 알파벳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겠다!
BMW GT,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GT, 닛산 GTR, 벤틀리 컨티넨탈 GT 등등 자동차 이름으로도 사용되며 우리가 잘알고 있는 자동차 게임 그란투리스모의 약자도 GT이다. GT는 어떤 의미를 가졌고 GT란 무엇일까?
Gran Turismo(이탈리아어) = Grand Tourer(영어) = GT (준말)
Grand Tourer의 준말인 GT. 직역하면 '웅장한'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Grand'와 '관광', '여행하는 사람'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Tourer' 로 웅장한 관광 혹은 여행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는 직역일뿐 Grand Tourer의 사전적 의미는 바로 '먼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량'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사전적 의미만 살펴보면 GT카는 장거리를 달릴 수 있어야하며 더불어 고성능의 성능까지 지니고 있어야한다. GT카가 탄생한 배경은 당연히 자동차가 개발된 초창기 편하지도, 내구성이 좋지도, 빠르지도 못했던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자니 너무 불편했기에 편안하고 재미있는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춰 여행에 적합한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GT카가 탄생하게 되었다.
'고성능' 이라고 하면 대부분 위 사진과 같은 차량이 떠올랐겠지만 사실 오히려 이런 자동차들은 GT카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 왜냐하면 장거리를 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왜? 저 차 끌고 난 여행가면 가겠는데?" 라고 이야기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GT카의 의미에서 '고성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편안하게 장거리를 갈 수 있느냐이다. 고성능을 지니고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장거리를 달린다는 것이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사실 자동차에 충분한 내구성과 안정적인 주행능력이 있어야지만 편안하고 안전하게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주행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결코 GT카를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위 사진과 같은 차량들이 GT카로서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성능은 좋지만 낮은 차체 등과 같은 운전의 불편함이 따르고 빠른 속도를 유지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한마디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만 만들어진 자동차) 더불어 여행하는 동안 갈아입을 옷을 실을 공간도 부족하기에 여행을 떠나기 위한 자동차로서는 부적합하다.
그럼 어떤 자동차들이 GT카로서 적합한 것일까. 대표적으로 페라리도 GT카를 제작하는 회사이다. 페라리의 대표적인 GT카는 6.3L V12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맞물려 681마력의 최대출려과 697Nm의 최대토크를 보여주는 GTC4 루쏘로 슈퍼카와 맞먹는 성능으로 GT카의 조건 중 고성능에 부합하다. 더불어 안락하고 편안한 실내를 갖추고 있다. 뒷좌석은 조금 비좁을지 몰라도 뒷좌석에 사람이 타는데에는 무리가 없으며 편안한 승차감으로 탑승자와 운전자에게 피로감을 덜어주지만 조금이라도 엑셀을 깊게 밟으면 페라리임을 확인시켜주고 뒤쪽에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트렁크를, 실내에는 여행의 즐거움과 길을 찾기 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갖춰 제대로된 GT카의 면모를 보여준다. 바로 GTC4 루쏘 같은 자동차를 GT카라고 하는 것이다.
운전과 여행의 즐거움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GT카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흔치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대부분 슈퍼카로 통하고 있지만 제조사들은 전통을 지키며 GT카의 조건에 맞춰 차량을 만들고 생산해내고 있다. 그 이유는 여행을 떠나지 않을지라도 일상에서의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성능 좋고 내구성 좋은 자동차를 소비자들이 찾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고성능이지만 편리한 GT카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GT카의 경계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기도 하다.
이쯤되면 자동차를 좀 안다는 사람은 GT카 레이스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레이싱에서 이야기하는 GT나 GT3 등 모두 앞서 이야기한 GT카와 동일한 의미로 고성능과 내구성을 필요로 하는 GT의 조건을 맞춰 성능을 겨루는 레이스가 바로 GT 레이스 이다. 여기서 GT1, GT2, GT3 등은 레이스카의 성능을 공평하게 맞추기 위해 나누는 클래스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GT 레이스는 자동차의 내구력을 판단하는 내구 레이스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GT라는 단어는 쉽게 들을 수 있을지 몰라도 GT에 부합하는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고 강력한 고성능으로 넘치는 힘과 잘 설계된 섀시로 운전의 즐거움까지 탑승자에게 준다는 것은 단순히 GT카의 목적보다는 어쩌면 자동차의 궁극적인 의미와 모습을 가져야하는 것은 아닐까.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NetCarShow
카테고리: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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