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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잊혀졌던 컨셉트카, BMW 가르미슈

AUTMAG

by Rollingkr 2019. 5. 29.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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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카는 해당 브랜드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대중들에게 보여지고 양산 모델 디자인에 녹아들지만 공개된 이후로 갑작스럽게 사라져 제조사 조차 잘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비운의 컨셉카가 있다. 바로 1970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 된, 베르톤 디자인 업체에 있었던 마르첼로 간디니(Marcello Gandini)가 디자인한 BMW 컨셉카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르첼로 간디니, 이름만 들어도 그가 디자인한 자동차 중에서 유명하지 않은 자동차가 있을까 싶지만 BMW를 위해 디자인한 컨셉카는 예외였다. 어쩌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만 존재했던 컨셉카는 BMW 본사에서도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오직 존재했다고만 알려져 있었다. BMW는 이 컨셉카를 다시 한 번 살려내고자 했고 2018년 여름 BMW 총괄 부사장이자 디자니어 출신인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Adrian van Hooydonk)가 마르첼로 간디니에게 사라진 컨셉카 'Garmisch(가르미슈)'를 다시 재창조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마르첼로 간디니는 이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고 Garmisch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역사 속에서 다시 나오게 된다.

BMW는 1930년대부터 유럽 곳곳의 코치빌더들과 함께 디자인을 하며 차량을 완성시켰고 지속적으로 이탈리아 스타일의 디자인이 차량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1970년대에 마르첼로 간디니가 있었던 베르톤(Bertone)에서 BMW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 개발을 제안했고 베르톤은 BMW와 함께 독창성이 포함된 하나의 쇼카를 제작하게 된다. 그렇게 베르톤의 디자인 스타일과 BMW의 아이덴티티가 포함된 Garmisch 컨셉카는 완성되어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깜짝 공개한다.

마르첼로 간디니는 기억을 더듬어 당시 가르미슈 디자인에 대한 정보를 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BMW 디자인팀은 3D 모델링 기술과 3D 프린터 등을 이용하여 차량의 구조와 모양을 재현하여 프로토타입을 제작한 후 실내 소재와 트림까지 완벽하게 1970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가르미슈 컨셉카와 최대한 동일하게 만들어냈다고 한다. 'Garmisch(가르미슈)'라는 이름은 당시 이탈리아에서 스키가 인기가 많아 고산이 많은 이탈리아의 지명인 가르미슈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마르첼로 간디니는 이야기했다. 

당시 베르톤은 BMW 디자인 언어에 충실한 현대적인 중형 쿠페를 만들고 싶었기에 역동적인 모양의 디자인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차량의 C필러에는 차량을 역동적으로 보이게하는 루브르(louvres)를 적용하고 뒷유리에는 허니콤(Honey Comb)구조의 그릴로 뒤덮는 특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앞뒤로는 사각형 유리로 덮힌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가 자리를 잡았고 BMW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키드니 그릴(Kidney Grill)은 마름모 형태로 각지게 변형되어 적용되어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미래지향적으로 디자인되었다. 굉장히 독특한 차량의 외관 색상은 샴페인 메탈로 당시 이탈리아 패션 트렌드를 참고하여 사용한 색상이라고 하지만 컨셉카와 잘 어우러져 가르미슈만의 고급스러우면서 클래식한 매력을 보인다.

실내에서도 컨셉카의 독특함을 이어갔다. 조수석에는 거울과 서랍을 배치하여 옆좌석에 동승한 사람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화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고 당시 차량에 장착되었던 것들로 이루어진 기다란 센터페시아는 과감하게 수직으로 내리며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더했다. 독특한 4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아날로그 계기판은 지금 보면 클래식해보이지만 당시엔 굉장히 센세이션한 디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BMW는 이번 가르미슈 컨셉카를 다시 만들어낸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는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에 가르마슈 컨셉을 전시하면서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미래에 대하여 생각해야한다' 라고 이야기했다.

모던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가르미슈 컨셉카는 Concorso d’Eleganza Villa d’Este(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를 통해서 5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다시 한 번 대중들 앞에 선보일 예정이며 이제는 다시 역사 속이나 기억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BMW는 이 차량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잘 보관할 것이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BMW
카테고리: 자동차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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