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첫번째 전기자동차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타이칸. 포르쉐는 그들이 지니고 있던 장인정신과 기술력을 내연기관이 아닌 전동 파워트레인에 집어넣었다. 항상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포르쉐. 첫 전기자동차인 타이칸에는 어떤 기술을 넣었는지 상세하게 그려진 테크니컬 일러스트레이션을 살펴보며 타이칸에 적용된 기술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모든 시작은 800V 시스템에서
포르쉐 타이칸의 가장 큰 특징이자 차량 구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은 바로 800V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이다. 타이칸 터보와 터보S 모델에만 탑재되는 시스템으로 일반 전기자동차는 400V 전압을 사용하는데 반해 타이칸은 2배인 800V 전압을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는 국내 기업인 LG화학의 제품을 사용하게 되었고 12개의 개별 셀로 이루어진 33개의 모듈이 장착되어있다. 셀 하나하나는 파우치 형태로 구성되어있다. 총 용량은 93.4kWh로 터보는 한 번 충전으로 450km를, 터보S 모델은 412km의 거리를 한 번 충천으로 주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포르쉐 타이칸은 다른 전기자동차와 다르게 800V 전압 시스템을 갖추었을까?
첫째로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현재 400V 전압 시스템을 가진 전기자동차들은 150kW 수준에서 충전을 하고 있지만 타이칸은 270kW의 충전 전력으로 차량을 충전할 수 있어 해당 사양을 가진 DC 급속 충전기로 100km 주행거리까지 5.5분의 충전시간이 소요되고 80%까지 충전하는데는 22.5분의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 차후에는 800V 시스템에 대응하는 충전기가 400kW 수준까지 충전 전력을 기대할 수 있어 향후 충전 속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포르쉐 코리아에서는 타이칸이 출시하기 전 국내 10여개 장소에 320kW급 충전기를 설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둘째로 배터리의 중량을 줄일 수 있다. 같은 출력을 낼 수 있는 배터리를 기준으로 높은 전압의 사용은 낮은 전류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이로인해 두께가 얇은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전기자동차에서 차량의 무게는 주행거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무거운 무게를 가진 배터리의 무게를 최대한 줄인 것이다. 또한 케이블로 인한 공간적인 부분도 확보했다고 한다.
똑똑한 냉각 시스템
전기자동차도 내연기관 못지 않게 발열이 발생한다. 운동에너지를 내는 모터는 물론 충전 시스템에서도 열이 발생하고 리튬이온 배터리는 온도에 민감하다. 그렇기에 포르쉐 타이칸에는 효율적이면서도 똑똑한 열관리 시스템을 타이칸에 탑재하였다.
열관리를 위해 냉각펌프 3개, 냉각 벨브 6개, 2개의 팬과 10개의 온도 센서로 구성되어있다. 냉각은 구동계와 배터리 그리고 충전과 전력을 관리하는 온보드 DC 차저, DC/DC 컨버터, 온보드 AC 차저까지 냉각한다. 배터리는 사용상황이나 충전 상황에 알맞게 온도를 조절하며 동시에 충전소에 도착하기 전 최적의 온도로 설정해놓아 효율적이고 빠른 충전을 도와준다.
냉각 시스템은 잠재적인 힘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 냉각이 필요로 요구되는 곳만을 적절하게 냉각하여 모든 작동 모드 및 차량 요구 사항에 대한 최대의 유연성을 보장한다. 또한 냉각 시스템은 응축기와 증발기 등 공조 시스템과 연동되어 서로 구성요소를 보완하고 효율을 높여준다.
강력한 파워트레인
타이칸의 빠른 가속력과 출력은 2개의 모터로부터 발휘된다. 타이칸의 앞뒤로 PSM(Permanently excited synchronous machines)이라 불리는 모터, 변속기, 펄스 컨트롤 인버터가 하나의 하우징 안에 드라이브 모듈로 결합되어 장착되게 된다. 그 중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에는 고품질 영구식 자석이 들어가 자연적인 자기장을 만들어내며 마치 헤어핀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헤어핀(Hairpin)' 스테이터 코일이 함께 장착된다. 헤어핀 스테이터 코일은 스테이터의 솔레노이드 코일이 원형 와이어 대신 직사각형으로 구성되어 기존 40%안팎인 구리 충진율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구성하여 70%정도로 구리를 넣을 수 있어 모터의 출력과 토크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이뿐만 아니라 포르쉐는 냉각에도 이 기술이 높은 효율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타이칸의 파워트레인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2단 변속기이다. 앞뒤로 장착된 PSM에는 모터의 힘을 극대화 시켜줄 변속기가 탑재되어있는데 앞쪽 모터에는 1단 변속기가, 뒤쪽 모터에는 2단 변속기가 장착되어있다.
앞쪽에는 8:1 기어비를 가진 변속기가 1단으로 모터와 연결되어있으며 이는 후륜 모터의 2단과 동일한 기어비이다.
뒤쪽에는 2단으로 구성되어있어 첫번째 기어는 차량의 출발 가속력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두번째 기어는 고속에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세팅되었다. 단수 마다 다른 주행성격을 보여주기에 차량의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서 사용하는 기어가 달라진다. 스포트와 스포트 플러스 모드 그리고 런치 컨트롤에서는 첫번째 기어 메인으로 오랜시간 사용하며 두번째 기어는 앞쪽 변속기와 동일한 비율로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 되어있고 최고속도 260km/h까지 질주할 수 있다. 뒤쪽 모터에는 제어 가능한 디퍼렌셜 락 기어도 함께 장착되어 토크 백터링 시스템 등을 구현하게 된다.
이런 파워트레인을 통해서 타이칸 터보는 최대출력 500kW(약 680마력), 최대토크 850Nm의 성능을 발휘하고 터보S는 최대출력 560kW(약 761마력), 최대토크 1,050Nm의 성능을 지니고 있다. 터보 모델과 터보S 모델 모두 동일하게 시속 260km/h까지 질주할 수 있고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는 각각 3.0초, 2.6초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모든 모델 중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
포르쉐 타이칸은 포르쉐가 생산하는 현 모델 중에서 공기저항계수가 가장 낮은 차량이다. 타이칸이 가진 공기저항계수는 0.22cd이며 포르쉐의 디자인 DNA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는 공기역학적 설계를 구현했다. 디자인적인 부분과 함께 포르쉐 액티브 에어로 다이내믹스(PAA)가 탑재돼 냉각이 필요할 때는 전면부의 플랩을 열어 차량 냉각을 통해 냉각 성능과 브레이크 성능을 높여주고 냉각이 필요없을 때에는 플랩을 닫아 공기저항을 줄여 차량의 주행거리를 높이게 된다. 이로써 낮은 공기저항을 통해서 타이칸은 최대한의 효율과 주행거리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알 수 있겠다.
단단한 바디
타이칸의 차체는 알루미늄과 철이 혼합되어진 아연도금 바디를 가지고 있다. 가장 많은 힘을 받는 스트럿 마운트, 차축 마운트와 뒤쪽 멤버는 금형 주조법으로 그리고 서스펜션 마운트는 단조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A필러, B필러 사이드 루프 프레임 등에는 열간 성형강(Hot-formed steels)이 사용되어 탑승객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안전에 신경썼다.
바디의 단단함도 중요하지만 거대한 배터리가 밑에 장착되고 낮은 차체를 가지기에 공간에도 탑승 공간에도 신경을 썼다. 낮은 시트 포지션을 가지지만 편한 뒷좌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고 앞뒤 좌석의 헤드룸 공간도 충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기자동차이기에 남는 앞뒤 공간은 각각 81L, 366L로 충분한 짐 칸으로 제공된다.
완벽한 주행을 위한 섀시 컨트롤
포르쉐가 스포츠카를 만들어오면서 쌓아온 섀시 컨트롤 노하우도 타이칸에 적용되었다. 포르쉐 4D 섀시 컨트롤은 실시간으로 차량의 상황을 3차원으로 분석하고 계산하여 섀시 시스템과 공유해 운전상황에 대한 통합적인 대응을 해낸다. 무엇보다 전자식 에어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시스템을 통해 댐핑정도를 조절하여 드라이빙 모드와 주행 상황에 따른 최적의 주행상태를 만들어낸다.
PASM이 작동되는 원리는 노면으로부터 받아내는 정보를 4D 섀시 컨트롤에 전달하고 4D 섀시 컨트롤에서는 이에 대한 계산을 통해 제어 명령을 내려 3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밀리 세컨드 단위로 조절하게 된다. 그 결과 주행 안정성과 성능을 향상시키고 편리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3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차량의 앞부분을 20mm가량 들어올리는 리프트 기능을 제공하고 시속 90km/h에서는 10mm, 180km/h에서는 최대 22mm까지 차체를 낮추어 고속에서의 접지력과 공기역학을 개선한다.
자세 제어는 서스펜션에서 그치지 않는다.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 스포트(Porsche Dynamic Chassis Control Sport (PDCC Sport))로 유압방식이 아닌 전자식 안티롤 바를 이용해 30% 더 빠른 반응을 보여주고 시스템이 작동되면 코너링 시 발생하는 차량의 롤을 억제하게 된다.
이외에 타이칸에는 양쪽 뒷바퀴의 동력을 적절히 배분하는 토크 백터링 시스템과 민첩한 반응을 만들어주는 뒷바퀴 조향 기능이 탑재되어있다.
지금까지 상세하게 그려진 테크니컬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타이칸에 적용된 몇 가지 기술에 대해 알아보았다. 타이칸은 포르쉐의 전기자동차인만큼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포르쉐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걸맞는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이번 일러스트와 기술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포르쉐 타이칸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된 독일 현지 가격은 터보 모델 한화 약 2억 225만 원(15만 2,136유로)부터, 터보S 모델은 한화 약 2억 4천 6백만 원(18만 5,456유로)부터 시작하게 된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Porsche
카테고리: 자동차 원리 이야기
©오토모빌매거진.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