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맥라렌은 P1과 세나에 이어 자사의 얼티메이트 시리즈에 새로운 하이퍼카를 추가하였다. 스피드테일(speedtail)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차량은 맥라렌의 전설적인 차량인 맥라렌 F1의 향수를 최대한 가져오고자 하였고 맥라렌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들을 넣어 최상위 모델을 만들어내었다. 강력한 성능, 빠른 속도, GT 같은 편안함 모든 것을 갖추기 위해서 말이다.
출시한지 1년이 넘고 이미 모든 주문이 끝났기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었지만 스피드테일이 최근 새로운 소식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출시 당시 시속 400km/h 이상으로 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론적인 수치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수치에 도달한 차량은 스피드테일의 마무리 작업을 준비하던 프로토타입 'XP2'였으며 속도 검증은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케네지 우주 센터에서 이루어졌다.
맥라렌이 가지고 있던 노하우와 기술의 결과물인 스피드테일, 어떤 기술들이 접목되었길레 맥라렌은 400km/h을 넘겨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일까?
그 누구보다 맥라렌은 공기역학기술에 집중한다. 항상 공기역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F1을 통해 만들어진 공기역학적 데이터를 양산차에 적용하기도 한다. 이번 스피드테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매끄럽게 만들어진 디자인에서부터 단순히 미를 위해서 디자인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스피드테일은 눈물방울(teardrop) 모양의 차체를 가지면서 공기역학적으로 최적화되었으며 속도를 내기 위해서 모든 부품과 요소들을 경량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맥라렌은 스피드테일에 현대적인 디자인과 장인정신을 추가했고 그 결과 디지털 개발 기술을 이용해 정교한 형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주행 풍을 가장 먼저 맞닥들이는 앞부분은 디자인적으로 맥라렌의 언어를 가지면서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하단 부분에 자리잡은 프론트 립은 다운포스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좌우로 공기가 흘러 나갈 수 있도록 하였고 양쪽 각 헤드램프 밑에는 얇은 덕트를 만들어 디자인적 효과와 함께 저온 라디에이터에 충분한 냉각 공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차 좁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헤드램프 주변 덕트로 들어가지 못한 공기는 보닛 위쪽에 있는 덕트로 흘러들어가 도어 하부 쪽에 있는 덕트를 통해 공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한다.
차량 양옆으로 흐르는 공기는 회전하는 휠과 사이드 미러로 인해 대부분의 차량에서는 난류가 흐른다. 하지만 스피드테일은 이 난류를 없애기 위해서 휠 커버와 사이드 미러를 제거하고 대체할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하였다.
오로지 공기역학을 위해 도입한 경량 탄소섬유 전륜 에어로 커버는 많은 공기를 맞닥들이는 전륜에만 장착되며 바퀴의 회전과 관계없이 가만히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탄소섬유로 제작되어 강하면서도 가벼운 에어로 커버로인해 휠의 회전에 의한 난류로 효율을 떨어트리지 않고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이드 미러 대신 장착된 카메라는 펜더에 자리잡게 된다. 휠 바로 뒤에 장착된 카메라는 차량의 시동과 함께 항상 밖으로 튀어나와있지만 최고속도를 위한 속도 모드 전환이나 시동이 걸려있지 않을 때는 안으로 삽입되어진다. 맥라렌은 카메라 사이드 미러로 기류를 줄일 수 있고 운전자에게는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앞쪽에서 제어되어 흐른 공기는 뒤쪽으로 흘러들어오며 뒷바퀴의 접지력과 파워트레인의 냉각을 위해 사용된다. 굴곡진 앞유리를 통과한 공기는 차량의 흐름에 따라 '스노켈(snorkel)'이라고 불리는 파워트레인 흡기구로 들어가게 되고 나머지 공기는 뒷바퀴 접지력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리어 에일런스(rear ailerons)라고 불리는 가변형 스포일러는 차량 끝 양쪽 두 곳에 자리잡아 속도에 따라 각도를 조절하여 공기의 흐름을 조절한다. 특히 리어 에일런스는 스포일러가 움직이는 부분에 힌지가 없어 작은 난류나 저항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 공기역학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스피드테일에는 맥라렌 F1과 같은 독특한 구조의 실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맞춤형 맥라렌 모노케이지 프레임을 사용했다. 프레임을 비롯하여 탄소섬유 바디 패널, 알루미늄 액티브 서스펜션,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등 각각의 부품에 경량화를 위한 엔지니어링이 더해졌다.
프레임에 따라 만들어진 실내는 운전자가 가운데에 앉고 양 옆으로 조수석이 있는 1+2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가운데 앉은 운전자가 마치 F1 머신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맥라렌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서 유례없는 공간감과 완벽하게 균형잡힌 전망을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한다. 콕핏에는 총 3개의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가운데 위치한 디스플레이가 메인으로 사용된다. 클러스터 역할로 차량의 속도, RPM 그리고 기어 단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차량상태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게 된다. 운전자 기준으로 좌측에 위치한 모니터는 차량과 관련된 다양한 설정과 내비게이션을 띄워주고 오른쪽 화면에서는 휴대폰과의 연결과 여러가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게 된다. 공기저항을 위해 사라진 사이드 미러에 대한 정보는 따로 분리되어 실내 양쪽 끝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정보가 제공되게 된다.
차량의 도어는 기존 맥라렌 모델들과 동일하게 버터플라이 방식의 도어를 채택했고 가운데 앉은 운전자가 도어를 닫기는 힘들기에 전동 도어를 채택해 버튼을 이용해 도어를 닫을 수 있도록 하였다.
스피드테일은 하이퍼-GT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만큼 여행을 떠날 수 있을만큼 최대한의 편안함을 제공하고 넓은 공간감을 위해 앞뒤좌우는 물론 상부까지 유리로 덮어 개방감을 주는 동시에 햇빛이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자크롬 유리로 햇빛을 차단하게 된다.
탑승구역 뒤쪽에는 차량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해줄 파워트레인이 자리하게 된다. 4.0L V8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중심으로 전기모터가 장착되어 최고출력 1,036마력, 최대토크 848lb.ft의 성능을 발휘하고 최고시속은 우주센터에서 기록한 403km/h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300km/h까지는 단 13초만에 주파할 수 있는 가속력을 지니고 있다. 아직까지 맥라렌은 막바지 생산에 앞서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기에 스피드테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맥라렌 스피드테일에 적용된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스피드테일에는 속도 모드(velocity mode)를 제공한다. 이 모드에서는 시속 403km/h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최적화하고 능동형 리어 에일리온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저항을 없애기 위해 밖으로 나와있던 리어뷰 카메라를 집어넣고 능동형 섀시 컨트롤이 35mm가량 차량을 낮추게 된다. 또한 최고속도를 위한 피렐리 P-ZERO 맞춤형 타이어가 장착된다. 이러한 조건으로 스피드테일은 최대성능을 뽑아내며 시속 403km/h에 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맥라렌 트랙 25사업 중 하나인 스피드테일, 전 세계 단 106대만이 영국 워킹(Working)에 위치한 맥라렌 생산 센터(Mclaren Production Center, MPC)에서 내년 2월부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지가격으로 약 26억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맥라렌 스피드테일, 어마무시한 가격에는 비례하지 않게 이미 모든 차량이 계약되어 오너들이 목빠지게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Mclaren
카테고리: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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