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구속, 경영악화, 한국철수
신 모델 ARIYA, 10여년 만의 Z
닛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기술의 닛산이었던 영광의 과거
닛산자동차는 일본의 자동차 빅 3중 한곳이자 과거 '기술의 닛산'이라는 별명이 있을정도로 기술력이 우수했던 자동차 기업이다. 대표적으로는 포르쉐 킬러로 개발된 GT-R, 세계 최초 가변 압축비의 VC-Turbo 엔진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현재는 세계적인 자동차 얼라이언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이기도한 닛산자동차는 최근 위기를 맞이했다.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CEO의 구속, 잇다른 경영악화, 대한민국 시장 철수 등 악재가 겹친 와중에 새로운 신차마저 부족한 실정이다. 과연 닛산은 미래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닛산의 부진, 원인은?
닛산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기에 가장 적절한 자료는 시장 점유율일 것이다. 실제로 일본 내수시장의 점유율을 예로 들어 살펴보도록 한다. 2019년 기준 일본 내수시장 자동차 판매대수 순위를 살펴보면 도요타가 약 154만대의 실적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이 뒤를 72만의 혼다, 69만의 스즈키, 65만의 다이하츠, 56만의 닛산이 뒤따랐다. 경차가 우세한 시장이라지만 일본 자동차의 빅 3중에서는 최하위의 성적이다. 판매량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의 마음을 끌지 못했다는 이야기. 원인은 무엇일까? 닛산이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경차를 생산하지 않아서? 아니다. 닛산은 룩스(Roox)와 데이즈(Dayz) 두 개의 경차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소형차까지 포함한다면 라인업이 적지않다.
하지만 닛산이 과거와 달라진 점은 '매력적인' 신차의 부재이다. 과거 닛산에게는 스카이라인과 같이 꿈을 자극하는 자동차가 있었다. 하지만 닛산의 아이콘인 GT-R과 페어레이디Z는 적절한 모델 체인지 시기가 이미 지난 상태이고, 시마와 세드릭같은 중형 세단은 도요타나 혼다의 차량이 더 높은 상품성을 가진지 오래이다. 사실상 닛산만의 장기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전력이 비어있는 상태이다. 이는 곧 실적으로 이어지고, 실적이 좋지 못하면 신차 개발이나 마케팅에 사용할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다. 닛산은 현재 이 굴레에 빠진 상태이다. 결국 닛산은 대대적인 체질개선과 미래 솔루션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미래의 A, ARIYA
닛산이 그리는 미래는 최근 발표한 ARIYA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닛산의 새로운 순수 전기차인 ARIYA는 2021년 출시 예정인 닛산의 EV 크로스오버 모델로, 1회 완충으로 610km 주행이 가능하다. 닛산의 자동차 답게 DRL을 품은 V-Motion 그릴과 LED로 빛나는 닛산의 엠블럼을 디자인적 요소로 잘 녹여냈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EV 전용 플랫폼의 도입으로 C세그먼트급 차체지만 실내 공간은 D세그먼트급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실내에는 물리 버튼을 모두 없애고 운전중에도 알기 쉽도록 햅틱 반응을 주는 버튼으로 바꾸어 간결하고 깔끔한 실내를 만들어냈다. 게다가 닛산의 최신 ADAS 시스템인 프로파일럿 2.0(ProPILOT 2.0)을 탑재하여 운전자의 전방 주시 상태에서는 핸드 오프(Hands-off) 주행이 가능하다.
ARIYA는 한마디로 닛산이 가진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모두 집약시켜 만들어낸 닛산만의 미래자동차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은 효율성의 EV, 핸드 오프까지 가능한 ADAS, 스마트폰과 커넥티비티를 통해 차량의 충전 상태, 위치, 가장 가까운 충전소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가장 미래적인 EV와 Self-Driving, Connectivity의 삼박자를 갖춘 ARIYA는 침몰하는 닛산을 구원할 구세주가 될지는 정식으로 데뷔하기 까지는 알 수 없다.
헤리티지의 Z, Z Proto
닛산은 과거의 영광을 되돌리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그 주인공은 바로 Z Proto이다. Z Proto는 이름 그대로 페어레이디 Z의 최신 컨셉트 모델이다. 2021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지난 9월 16일 공개된 Z Proto는 과거의 영광을 되살려 차세대 Z의 모습을 빚어냈다. 전면부 디자인과 차량의 전체적인 라인은 1세대 모델인 S30의 모습을, 후면부와 리어 램프의 모습은 300ZX(Z32)의 모습을 녹여내어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성능도 더욱 핫하게 돌아왔다. 약 400마력의 3.0L V6 트윈 터보 엔진과 6단 수동 트랜스미션을 탑재할 예정으로 알려진 차세대 Z는 퓨어 스포츠카 다운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모델인 Z를 모델 체인지하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 10여년간 같은 플랫폼과 같은 디자인의 모델을 판매했지만 이제라도 세대 교체를 통해 닛산의 스포츠카 라인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며, 이는 차후에 차세대 GT-R 또한 기대해볼만 하다는 의미를 뜻하기도 한다.
닛산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닛산이 앞으로 걸어가야할 미래는 한동안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EV와 xEV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 도요타와 같은 전통의 강자부터 포르쉐, BMW 등 월등한 기술력을 지닌 쟁쟁한 기업들이 신차를 내놓고 있고, 퓨어 스포츠카 시장 또한 수프라로 다시 시작하는 도요타, N라인업을 확고하게 다지는 현대 등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닛산이 발표한 4개년 계획은 압축하자면 '선택과 집중'이다. 우선 바르셀로나와 인도네시아의 생산 공장을 폐쇄하고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통합한다. 참고로 한국, 러시아 등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는 닛산을 더이상 만나보기 어려워진다. 출시 시장 또한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한 까닭이다. 이후 모델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친다. 향후 18개월 동안 12개의 모델을 출시하지만 이 과정에서 69개의 모델은 55개 미만으로 줄이고, C, D세그먼트급의 차량, EV차량, 스포츠카에 초점을 맞춰 라인업을 강화를 단행한다. 거기에 e-POWER와 EV 파워트레인과 ProPILOT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을 확대 보급한다.
닛산의 이런 정책은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기존의 닛산의 장인 정신과 명성을 되찾을 스포츠카, 그리고 미래를 위한 EV와 자율주행에 대한 선택과 집중은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도 가장 중요시되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닛산은 소비자의 마음을 되찾아 현재 상황을 타계할 가장 좋은 방법을 이미 깨우친 듯하다. 닛산의 위기가 도래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자동차 기업이 역사 저너머에 사라지는 것은 슬픈 일이 될 듯하다. 다시 한번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 자동차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자동차와 경쟁을 벌이게 될 그 날을 기대해본다.
글: 이동현 에디터(yaya7070@naver.com)
사진: Nissan, Toyota, Honda
카테고리: 새로운 자동차 소식
©오토모빌매거진.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