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출신 국민차와 독일 출신 베스트셀러의 진검승부"
5년만에 새롭게 태어난 아반떼
아반떼는 예로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현대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차량이다. 가장 보편적인 세그먼트의 가장 평범한 파워트레인과 패키징을 가진 'Normal'에 가장 가까운 자동차. 그러나 그런 아반떼가 완전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것은 2020년 3월 7세대 모델인 아반떼(CN7)가 탄생하면서 부터이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역시 화려하고 자극적인 외관일 것이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입은 아반떼는 직선적인 선을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강렬한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각인 시켰다. 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 또한 가솔린, LPG, 하이브리드, 가솔린 터보의 4종을 갖추어 고연비를 원하는 이 부터, 주행 성능을 원하는 이까지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라인업을 갖추었다. 아반떼는 말 그대로 모두를 위한 자동차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며 '역시 아반떼'라는 생각을 들게했다.
다시 돌아온 강남 아반떼, 제타
그러나 아반떼에게 천적이 나타나고야 말았다. 그 이름은 바로 독일에서 온 외래종, 폭스바겐의 제타이다.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사건의 여파로 2016년 중순부터 대한민국 시장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던 대부분의 차량이 판매중단을 맞이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었다. 이후 2018년 파사트, 티구안, 아테온 등을 시작으로 다시 한번 날개를 펼치기 시작한 폭스바겐은 2020년 10월 새로운 제타를 저렴하게 출시하며 다시 한번 컴팩트카 시장의 최강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아반떼와 제타는 굉장히 많은 점에서 닮아있다. 전 세계 시장에서 베스트 셀링 카로 손꼽히는 컴팩트카 라는 점,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했다는 점, 게다가 공교롭게도 제타 또한 아반떼와 같이 7세대 모델이다. 그렇기에 이 둘을 비교하는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7세대로 거듭난 폭스바겐 제타는 TSI 1.4L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어 최고 출력 150마력(hp), 최대 토크 25.5 kg.m의 성능을 보인다. 이는 아반떼 1.6 자연흡기 모델보다 27마력, 하이브리드 보다는 9마력이 강하고, 1.6L 터보 엔진을 장착한 N-Line보다는 54마력이 약한 출력이다. 즉, 아반떼의 라인업과 비교하자면 정확히 중간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제타는 폭스바겐 그룹의 새로운 플랫폼인 MQB 플랫폼의 적용으로 경량화와 거주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대한민국에서 저렴한 수입차는 많은 편견과 오해를 갖고있다. 편의사양이 부족하진 않을까? 안전사양이 축소되지 않았을까? 등의 우려를 표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하지만 제타는 다르다. LED 헤드램프, 앞 좌석 통풍 시트, 2존 오토 에어컨,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모니터링, 후방 교차 경고 장치, 스마트키와 App-Connect를 포함한 8인치 IVI까지 갖추었다. 즉, 기본형인 Premium 트림의 구성도 필요한 것은 전부 갖추고 있다. 하지만 파노라믹 선루프, 후방 카메라, 뒷좌석 히팅 시트, 스티어링 휠 히팅의 경우 상위 사양인 Prestige에만 포함된 사양이다. 이러한 급나누기가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지만 기본에 충실한 구성을 갖추었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된다.
신기능과 ADAS를 갖춘 첨단 아반떼 vs 기본기가 탄탄한 정갈한 제타
공정한 비교를 위해 가솔린을 사용하는 모델 기준으로만 살펴보도록 한다. 우선 현대 아반떼 자연흡기 모델의 경우 최하 1,570만원 부터 2,453만원, 1.6L 터보 엔진의 N-Line의 경우 2,179만원 부터 2,779만원이다. 그 중 옵션 구성을 살펴보았을때, 제타와 유사한 Inspiration 트림의 가격만을 살펴본다면 자연흡기 2453만원, 터보 2779만원이다. 제타는 단일 파워트레인에 옵션에 일부 차등을 둔 두 개의 트림으로 운영되며 각각 Premium 2,750만원, Prestige 2,990만원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정리하자면 제타의 하위 사양인 Premium 트림이 아반떼 1.6과 N-Line 사이의 가격 포지션이고, Prestige 트림의 경우 아반떼보다는 실제로는 조금 비싸다. 다만 이는 원래의 차량 가격이다. 현재 폭스바겐에서는 초도 물량에 한해 프로모션을 진행중인데, 개소세 인하분과 폭스바겐의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할 시 Premium 2,329만 9천원, Prestige 2,533만원의 실구매가로 구매가 가능해진다. 초도 물량 프로모션의 가격이라면 아반떼와 같은 가격에서 경쟁이 가능하다.
결국 가격 조건이 같아진다면, 상품성과 서비스로 승부가 결정날 것이다. 아반떼는 1.6L 자연흡기 가솔린과 CVT 변속기의 조합으로 123마력, 연비는 복합 14 km/l 내외의 성능을 보여준다. 제타는 1.4L 가솔린 터보에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150마력의 최대 출력과 13.7 km/l 의 복합 연비를 보여준다. 결국 파워트레인 영역은 CVT와 자동변속기의 주행성 차이를 제외하면 연비와 출력 면에서 어느 한 쪽도 큰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
다음은 편의 사양과 안전 사양 등 실제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이 체감이되는 부분을 다루어 본다. 아반떼는 별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편의 사양과 주행 보조 사양에서 가장 앞서있다. Inspiration 트림 기준으로 10.25인치의 풀 컬러 클러스터, 10 way 전동시트, 현대 디지털 키 등 다양한 편의 사양과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ADAS 부분에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폭스바겐 제타도 이에 크게 뒤지진 않는다.Prestige 기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프론트 어시스트와 긴급제동, 사각지대 모니터링,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 등 핵심적인 ADAS는 모두 탑재했고, 앞좌석 통풍&히팅이 가능한 메모리 시트, 8인치의 IVI 시스템(폰 커넥티비티, 무선충전 등), 파노라믹 선루프, 후방 카메라, 후석 열선, 스티어링 휠 히팅 등 기본기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각각 정리하자면 아반떼는 다양한 첨단 사양과 높은 수준의 ADAS 시스템이 강점이고, 제타는 본질에 충실한 구성과 필요한 것만 챙긴 실속형의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차량을 구매한 후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차량의 유지비와 정비 등 관리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현대 아반떼의 경우 5년/10만km의 엔진 동력계 등 주요 부품 보증이 제공된다. 또 현대차를 구매할 때 제공되는 블루멤버스 포인트와 M포인트 등이 적립되어 차량의 정비나 소모품 교체에 이용이 가능하다. Inspiration 트림에 17인치 휠과 선루프만 추가한 견적의 블루멤버스 포인트 적립액은 176,820포인트로 차량 판매가의 0.7%가 적립된다.
폭스바겐 제타의 경우 현재 5년/15만km의 보증 연장, 첫 공식 서비스 30% 할인 혜택인 뉴 카 커스터머 웰컴서비스, 3년 서비스 플러스 쿠폰도 제공된다. 달리 말하자면 제조사에서 보장하는 보증과 서비스의 양은 폭스바겐이 절대적으로 많은 기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일하게 폭스바겐이 불리한 것은 보험료뿐이다. 보험료의 경우 운전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차량가액이 동일하더라도 수입차가 국산차에 비해 높은 보험료가 책정된다. 그러나 자동차세는 배기량 기준이므로 다시 제타가 아반떼보다 우위를 점한다.
종합적으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저렴한 가격과 유지 부담이 적은 기회에 수입차를 타보고 싶은 사람, CVT 변속기를 선호하지 않고 편의 사양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주행성능과 자동차의 기본기가 우수한 자동차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폭스바겐 제타를 추천한다. 반대로 주행 성능은 평범해도 되지만 ADAS, 편의 사양이 더 중요하다, 정비 서비스망이 우수하고 10년 내외의 장기적인 유지비가 저렴해야하는 사람에게는 현대 아반떼를 추천한다. 번외로 고연비와 효율성이 필요한 이는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더 자극적인 주행 성능을 원하는 이는 아반떼 N-Line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 시장을 사로잡을 폭스바겐의 새로운 비전
대한민국 컴팩트카 시장은 여전히 꽤나 활발한 시장이다. 사회초년생, 가족의 세컨카, 관광지의 렌터카, 법인의 업무 차량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상당수의 차량이 여전히 소모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 자동차는 재미를 보지 못하고 고전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일례로 도요타 코롤라, 포드 포커스, 미쓰비시 랜서 등 글로벌 판매 순위권에 속하는 수입 준중형 자동차들이 한국 시장에서는 상품성, 마케팅 등 다양한 이유로 실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폭스바겐의 모습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경쟁 차종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가격적인 이점과 프로모션을 통해 서비스질의 향상을 통해 디젤 게이트 이후 소비자들에게 각인되었던 부정적인 느낌의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이끌어내어 제타뿐 아니라 후속으로 출시될 다른 차종의 인기까지 이끌어 낼듯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2022년까지 파사트 GT, 티록, 8세대 골프, ID.4 등 다양한 차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소비자 친화적인 프로모션으로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된 컴팩트카, 소형차 시장의 가격 또한 억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생긴다.
글: 이동현 에디터(yaya7070@naver.com)
사진: Volkswagen, AVK
카테고리: 비교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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