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 속에 있는 차량을 보고 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애스턴마틴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약간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차량을 보면서 튜닝을 했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놀랍게도 이 차량은 튜닝을 하지 않은(?) 순정 차량이다. 어떻게 이 차량이 순정 차량이냐라고 질문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겠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탄생하다.
코치빌더 (Coach Builder)
코치빌더란?
다른 회사의 엔진이나 섀시를 기본으로 하여 고객들이 특별 주문한 자동차를 설계 및 제작하는 회사를 말하며 백야드 빌더, 카로체리아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존의 양산차량과는 다르게 대부분 소량 생산, 수제작으로 더욱 섬세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작업해 많은 애호가들이 선호한다.
코치빌더의 기원
원래 코치빌더는 17세기경에 마차의 탑승 부분과 인테리어를 담당하던 회사였다. 마차의 바퀴와 섀시를 제작하는 회사로부터 완성된 하체를 받아 코치빌더에서 탑승 부분과 인테리어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했다.
자동차가 개발되고 초기에는 마차를 제작하던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여 하체 부분 섀시를 제작해 코치빌더에게 넘겨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기계의 자동화로 인해서 현재 역할이 사라진 코치빌더가 위와 같은 관습이 이어져 전보다 많이 쇠퇴 되었지만 기존에 생산하는 양산차를 이용하여 개성 있는 차량을 제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코치빌더 회사들
자가토 (Zagato)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자가토는 1919년에 처음 문을 연 코치빌더 회사이다. 현재는 자동차 디자인만 하고 있으며 자동차 회사와의 협업으로 컨셉카를 제작해 판매도 하고 있다. 자가토는 현재 자가토 자동차와 자가토 디자인으로 분리되어 자가토 디자인에서는 다른 운송 기기들을 디자인하고 있다.
Lamborghini 5-95
자가토 람보르기니 5-95는 자가토 차량만 수집하는 알버트 슈피트라는 사람이 의뢰해 제작한 차량으로 자가토의 창립 9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기반이 된 차량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이며 성능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무엇보다도 디자인은 람보르기니 고유의 특징은 살리면서 자가토만의 새로운 해석이 들어갔다. 앞모습은 무르시엘라고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뒷모습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Aston Martin Vanquish Zagato
애스턴마틴과 자가토는 예전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자가토의 5번째 애스턴마틴은 뱅퀴시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기존 뱅퀴시와 동일한 6.0L V12기통 엔진이 장착되지만 튠업 과정을 거쳐 최고출력 600마력 제로백은 3.6초로 기존 뱅퀴시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 앞쪽은 에어 인테이크의 크기를 키워 더 과격하게 보이며 완전히 다른 뒷모습을 디자인하여 자가토만의 새로운 애스턴마틴을 보여주었다.
투어링 슈퍼레제라 (Touring Superlegerra)
투어링 슈퍼레제라도 이탈리아에 위치한 회사이다. 1926년에 창립하였으며 자가토사와 매우 비슷하게 컨셉카를 디자인하여 자동차 회사와의 협업으로 한정 판매를 하고 있다.
Mini Superleggera Vision
미니 슈퍼레제라 비전은 2014년에 공개되었으며 미니와 투어링 슈퍼레제라가 같이 만든 합작이다.
미니 슈퍼레제라 비전의 디자인은 미니가 로드스터 쿠페를 만든다면 이럴 것이다 라는 답을 제시해주는듯하다. 미니의 작은 몸집과 고집해오던 앞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날렵해 보이는 앞모습으로 스포츠카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뒷모습은 미니의 본토인 영국의 국기를 형상화하는 테일램프로 마무리하였다.
미니 슈퍼레제라 비전은 탄소섬유로 제작되었으며 순수 전기만을 이용해 달린다고 한다.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현재 양산 여부는 BMW도 고민 중이라고 한다.
Touring Superleggera Ferrari F12 Berlinetta Lusso
투어링 슈퍼레제라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 루소는 이름에 있듯이 페라리사의 기함급 차량 F12 베를리네타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으로 성능은 기존의 차량과 동일하다. 이 차량은 한 사람의 주문에 의해 제작되었으며 4대를 더 제작하여 총 5대만 판매할 예정이다. 디자인은 F12 베를리네타에 비해 덜 과격하면서 캘리포니아를 닮아 아쉬운듯 하지만 클래식함을 풍기고 있는 듯하다.
피닌파리나 (PininFarina)
피닌파리나 또한 이탈리아에서 1930년에 창립된 회사로 페라리와 마세라티, 란치아 그리고 알파로메오 등 이탈리아의 유명한 슈퍼카 회사를 중심으로 디자인하는 회사이다. 특히 페라리와의 파트너십으로 굉장히 많은 페라리 차량을 다시 디자인하였다.
P4/5
피닌파리나의 P4/5는 페라리 엔초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성능은 엔초와 동일하지만 디자인 때문인지 최고 시속은 12km/h 더 빠른 362km/h이며 제로백은 2초 더 빠른 3.5초이다. 2006년에 디자인되었지만 지금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 P4/5는 엔초보다 더 멋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아쉽게도 P4/5는 단 한 대만 제작되었다고 한다.
Ferrari Sergio
페라리 세르지오는 피난파리나와 페라리사의 협업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차량으로 페라리 458이탈리아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이다. 세르지오의 성능은 458이탈리아에 장착된 V8기통 4.5L 엔진으로 튠업 과정을 거쳐 605마력의 최고출력과 제로백 3초의 가속력을 보여준다. 세르지오는 클래식하면서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뒷모습은 458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실내는 458 이탈리아와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세르지오는 6대만 생산되며 각 오너들의 취향에 맞춰 각기 다른 소재와 색상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인한 우리나라 자동차
대우 레조, 대우 라세티, 현대 라비타, 지금은 길거리에서 보기 힘든 차량이지만 놀랍게도 이 세 대는 이탈리아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인한 차량이다.
뮬리너 (Mulliner)
세계 3대 명차 중 하나인 벤틀리사에는 맞춤형 자동차를 만드는 뮬리너 옵션을 선택하여 자신이 원하는 소재와 색상을 맞추는 등 나만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원래 이 뮬리너는 사실 독립적인 코치빌더 회사였다.
1760년에 설립된 뮬리너는 코치빌더 회사로 유명한 회사였다. 하지만 1900년대에 벤틀리에 인수된 후 하나의 옵션으로 자리 잡았지만 영국 사람들은 아직 독립적인 회사로 인식한다고 한다.
뮬리너는 고객이 원하는 데로 한 고객만을 위해 차량을 제작하기 때문에 벤틀리에서 최상급 옵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한 사람을 위해 손으로 하나하나 제작하는 모습을 보면 한 사람만을 위해 차량을 제작하는 코치빌더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에디터의 한마디
아마 이 글을 보면서 많이 생소한 회사와 자동차를 마주쳤을 것입니다. 기존의 차량과 다른 디자인으로 정말 돈이 많은 사람들만 구입이 가능한 차량이기에 거리감이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 한 사람의 개성을 위해서나 자신만의 다른 디자인 가치관으로 차량을 재해석하는 코치빌더들을 보면서 이러한 산업이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서 다양성을 활성화시키며 자동차로 표현할 수 있는 자신의 개성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치빌더의 산업은 첨단화로 이제 후퇴 중이라고 합니다. 많은 코치빌더 회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지만 발전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와 대량생산 때문인지 코치빌더들은 아직 헤어 나올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치빌더의 산업의 발전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자동차 디자인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editor GB (lgb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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