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대를 풍미하며 세계 3대 명차에 속하기도 하였던 듀센버그.
아쉽게도 17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명차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듀센버그, 과연 어떤 회사였을까?
손 꼽히는 명차, 듀센버그
"1930년대 영국엔 롤스로이스, 독일엔 벤츠,
그리고 미국엔 듀센버그가 있었다."
1935 듀센버그 SSJ
듀센버그는 1920년에 시작되어 17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사라진 역사 속 희대의 명차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금으로 치면 듀센버그는 당시 롤스로이스와 같은 급의 럭셔리 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당시에는 자동차라는 탈것을 부유한 사람들만 구매할 수 있어 소수만 구매했기에 대부분 커스텀 제작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많은 부자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은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듀센버그의 시작과 과정은 화려하였지만 끝내 오래가지 못하였다. 희대의 명차 듀센버그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역사 속에 갇힌 명차, 듀센버그
듀센버그의 시작
어거스트 듀센버그(좌) / 프레드릭 듀센버그(우)
듀센버그는 자동차와 모터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듀센버그 형제로부터 처음 시작되게 된다. 두 형제는 이전에 작은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여 모터스포츠에 도전하다가 1913년 미네소타에서 엔진을 제작하는 일과 경주용 차량을 제작하는 일로 듀센버그 사를 설립하게 된다. 듀센버그 형제는 모터스포츠에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직접 차량을 제작하여 경주에 나가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엔진 제작기술은 제1차 대전이 발발하고 미군에게 비행기 엔진을 공급하게 되면서 엔진을 제작하는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듀센버그 사의 로고
비행기 엔진을 제작하던 기술을 기반으로 1차 대전이 끝난 후 미네소타에서 인디애나 폴리스로 공장을 옮기게 되고 그곳에서 듀센버그 형제의 탁월한 엔지니어 기술과 경영능력이 뒷받침되면서 양산 자동차를 생산할 제대로 된 듀센버그 자동차 회사('Dussenberg Automobile and Motors Company, Inc')를 1920년에 설립하게 된다. 그리곤 양산 차량 개발과 생산을 시작하게 된다. 워낙 모터스포츠에 관심과 열정이 높았던 두 형제는 레이스카를 제작해 1914년 '인디 500' 경주에서 10등이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 그 이후로도 1924년, 1925년, 1927년 인디 500 레이스에서 좋은 성과를 가지게 되고 많은 명성을 얻게 된다. 이런 모터스포츠에 대한 정신은 그대로 양산차량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주었고 완성도 높은 고성능 차량이 탄생할 수 있었다.
듀센버그의 3가지 모델
듀센버그에는 Model A, Model X, Model J가 있다.
그중 Model J는 그들의 전성기이자 마지막이었다
Model A
(1921~1927)
Model A는 세계 1차 대전이 끝나고 생산하고 있던 항공기와 선박의 엔진 제작을 그만두고 듀센버그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차량이다. 비행기 엔진을 제작하던 기술과 노하우를 살려 직렬 8기통 엔진을 완성하였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었는데 미국 차량 중에서는 최초로 DOHC 엔진과 4바퀴에 모두 유압식 브레이크가 장착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요소가 되었다.
듀센 버그 Model A에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직렬 8기통 엔진이 장착되었으며 수동 3단 변속기와 결합하여 최고 시속 136km/h까지 질주할 수 있고 90~10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였다. 강철을 이용하여 프레임을 제작하였으며 6년간 650대의 차량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현저히 낮은 생산량이었지만 사람이 직접 차량을 제작하였고 돈이 많은 부자들만 구입할 수 있던 것을 고려하면 절대 낮은 수치는 아니다.
이러한 멋진 디자인과 고성능 엔진을 얹은 모델 A는 당시 6,500달러라는 값비싼 가격에 판매가 되었다.
Model X
(1926~1927)
모델 A의 생산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를 때 출시한 모델 X는 모델 A의 스페셜 버전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기존 모델 A에서 더욱 길어진 휠베이스와 무거운 무게를 가지고 있었으며 엔진의 성능은 향상되어 100마력의 최대출력과 약 30km/h이 더 증가한 최고 시속 161km/h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모델 X는 모터스포츠로 인해 발전된 유압식 브레이크 시스템부터 하이포이드 기어* 까지 장착되는 등 새로운 기술들을 놓치지 않고 적용하였다. 모델 X는 듀센버그 중 가장 희귀한 모델로 미국에서 13대 밖에 제작되지 않았고 현재 존재하는 자동차는 단 5대뿐이라고 한다.
*하이포이드 기어: 구동 피니언이 링 기어의 중심보다 낮게 장착된 스파이럴 기어 형식의 차동 기어이다.
피니언 기어를 크게 제작할 수 있어 접촉률이 크고 원활하게 회전하여 감속비도 크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피니언 기어 위치를 낮출 수 있어 프로펠러 샤프트(추진축) 위치와 차체의 지상고도 낮출 수 있다.
[출처 및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듀센버그 사는 안타깝게도 처음 선보였던 새로운 기술들이 다른 회사에서 속속들이 등장하자 한순간에 모델 A는 경쟁력을 잃었고 이에 판매량도 감소하게 되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듀센버그는 당시 자동차 산업에서 월등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던 E.L. Cord(Errett Lobban Cord)가 인수합병하게 되면서 듀센버그 형제는 자동차 개발에만 몰두하게 되었다. 듀센버그 형제가 개발에만 몰두해서인지 그다음에 탄생한 Model J는 희대의 명차가 된다. 또한 듀센버그에서 개발된 엔진과 기술들은 에렛 로반 코드가 소유하고 있던 '어반 모터스(Auburn Motors)'와 코드 모터스(Cord Motors)'에서도 공유하며 사용하였다.
E.L. Cord(에렛 로반 코드)에 대한 짧은 이야기
에렛 로반 코드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사업가로 어번이라는 자동차 회사에서 새로운 차량을 출시시키고 어번이 큰 성공을 하게 된다. 이에 덩달아 에렛 로반 코드는 어번 사의 사장으로 임명되고 에렛 로반 코드가 원하던 차량을 만들기 위해서 코드 사를 설립하게 된다. 이후로 탁월한 경영으로 듀센버그를 비롯하여 항공기 회사와 엔진과 자동차 부품을 제작하는 회사까지 60여 개가 넘는 회사를 소유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또한 듀센버그의 몰락과 같이 경제공황으로 대부분 회사들이 문을 닫게 되었고 이후 방송과 부동산 사업 그리고 정치를 하며 남은 생을 보냈다고 한다.
모델 J
(1928~1937)
모델 J는 듀센버그의 전성기를 이끌어준 자동차로 듀센버그 사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많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드림카였던 차이기도 하다.
모델 J는 전성기를 누린 만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된 모델 J를 선보였다.
J
모델 J는 새로운 섀시를 설계하였으며 섀시 가격만 당시 9500달러(현재 가격으로 한화 약 1,000만 원)가 넘어가는 가격을 가지고 있었다. 완성 차량의 가격은 13,000달러~19,000달러였으며 당시 미국 의사의 1년 연봉 평균이 3,000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가격을 지니고 있는 차량이었다. 여기서 완성차량은 코치빌더가 아직 제작하지 않은, 즉 차량의 뼈대와 엔진만 있는 상태이다.
1920년대와 30년대에는 지금과는 다르게 자동차 회사에서 섀시와 엔진 등 파워트레인을 제작하고 차량의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는 코치빌더가 따로 제작하는 것이 당연한 공정 과정이었다. 모델 J도 이러한 생산방식으로 생산되었으며 코치빌더가 제작하는 과정에서 고객만의 주문으로 새로운 특성을 갖는 차량도 있었다. 이렇게 완성된 모델 J는 2,0000달러가 넘어가는 고가의 가격을 지니게 되었다.
1930년형 모델J 쿠페형
모델 J는 기존에 듀센버그가 사용하던 직렬 8기통 엔진을 기반으로 성능을 높여나갔다. 모델 J는 265마력의 출력과 최고 시속 192km/h이라는 빠른 속력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모델 J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고 비싼 자동차로 인식되어 할리우드 배우들부터 많은 갑부들이 모델 J를 구매하기 위해서 줄을 섰다고 한다.
SJ
SJ는 (Supercharged version model J)의 준말이며 슈퍼차저가 장착되어 더욱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슈퍼차저가 장착된 직렬 8기통 엔진은 320마력의 최대출력을 발휘하고 최고 시속 217km/h~225km/h까지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제로백 (0-100km/h)이 8초로 괴물 같은 가속력을 갖추고 있다. 확연히 높아진 성능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현대에 와서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주인공 개츠비의 차량으로 등장하는 그 노란색 차량이 바로 SJ이다. SJ의 굉장히 높은 가격을 고려한다면 방대한 파티를 항상 개최하는 개츠비에게는 껌값일 것이다.
SSJ
SSJ는 SJ의 스포츠 쿠페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SSJ에서 두 번째 S는 Short wheelbase를 뜻하며 짧은 휠베이스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짧은 휠베이스를 가지게 된 만큼 2인승의 구조로 변경되었고 더욱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였다.
SSJ는 SJ보다 업그레이드된 성능으로 최대출력이 400마력까지 상승되었으며 구매한 사람들끼리 할리우드에서 레이스를 펼치기도 하였다고 한다.
JN / SJN
JN은 기존의 동일한 모델 J에서 특별하게 미국의 코치빌더인 롤스톤 사에서 바꾼 디자인으로 1935년 단 10대만 제작되었으며 슈퍼차저가 장착된 SJ를 기반으로 제작한 JN은 SJN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워낙 값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는 모델 J의 한정판이 제작되었다니 당시 초고가를 자랑하지 않았을까 싶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듀센버그
듀센버그는 미국의 경제 대공황 시기 때 모델 J를 생산하며 꽤 잘 버티고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듀센버그를 인수하였던 에렛 로반 코드의 회사들이 힘들어지기 시작하였고 듀센버그도 덩달아 침체기를 맞이하게 된다. 1937년 결국 듀센버그는 생산을 중단하게 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후 2차 세계 대전 전쟁 중에는 모델 J가 100달러 혹은 200달러에 거래가 되며 저렴한 가격으로 컬렉터들 사이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로 지금까지 듀센버그 차량은 100억 원이 넘는 고액으로 컬렉터들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지금도 최고급 럭셔리 카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듀센버그의 역사를 작성하면서...
듀센버그는 비록 짧고 굵게 자동차 역사 속에 있지만 그들이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자는 것만은 정말 확고하였다. 듀센버그 형제는 오로지 자동차에만 집중하였고 그들의 철학과 정신을 담아 제작하였기에 자동차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일 듀센버그 사가 아직도 차량을 만들고 있었다면 롤스로이스를 뛰어넘으며 세계 3대 명차에 거뜬히 들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2017년 9월 29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글: editor GB (lgb03@naver.com)
카테고리: 자동차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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