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엔진은 폭발하는 힘으로 움직이는 기계이다. 폭발을 하게 되면 당연히 열이 방출되기에 항상 엔진을 적정온도로 계속해서 낮춰줘야 한다. 그래서 모든 자동차에는 냉각시스템이 장착되어있고 이 냉각 시스템 덕분에 장거리를 달려도 자동차가 문제없이 주행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냉각시스템은 어떻게 작동되는 것일까?
만약 멀쩡한 자동차에서 냉각 시스템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실린더 내부에서 폭발하는 열로 엔진의 열이 치솟으며 엔진 전체의 온도를 높일 것이고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주변 부품들은 모두 녹아내릴 것이다. 더불어 달궈진 엔진으로 인해 실린더 내부에서는 (가솔린 엔진은 점화플러그가 작동하기도 전에) 자연발화가 쉽게 이루어지고 너무 높아진 열로 엔진오일은 본 성질을 잃고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게 되면서 엔진은 순식간에 고장 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냉각이 이루어지지 않아 엔진의 온도가 치솟는 것을 오버히트(Over hit), 즉 과열이라고 이야기한다.
우선 냉각에는 공랭식과 수랭식으로 나뉜다. 공랭식은 바람을 이용해 열을 배출하는 방식이고 수랭식은 냉각수를 이용해 열을 방출하는 방식이다. 자동차는 수랭식의 형태로 엔진의 열을 식히고 있다. 그렇기에 냉각수를 넣고 냉각수를 순환시키면서 엔진의 열을 식히게 된다.
(오늘날 공랭식은 냉각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시끄러운 소음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는다.)
수랭식에서 가장 중요한 냉각수(Coolant)는 증류수에 부동액, 방청제 등 다양한 화학 물질을 첨가하여 차량으로 들어간다. 그 이유는 0℃ 이하에서 냉각수가 얼어붙으면 안 되기에 부동액을 넣고(부동액으로 넣으면 냉각수의 어느 점이 영하 51℃로 내려간다.) 100℃에서 끓지 않게 하기 위해서 냉각시스템 내부의 압력을 높여 끓는점을 더욱 높게 해주기도 한다. 더불어 냉각수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냉각 시스템을 지나다니기에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방청제를 첨가하게 된다. 이런 냉각수는 차량 안으로 들어가 마치 우리의 혈액이 심장을 드나드는 것처럼 엔진이 움직이면 계속 순환하게 된다.
※냉각수가 부족하거나, 오버히트 현상이 일어났어요!
- 냉각수가 부족하거나 오버히트 현상이 일어나면 계기판에 경고등이 점등되면서 냉각수를 보충해줘야 한다. 이때 급하다면 주변에 있는 물을 넣어도 된다. 하지만 모든 물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냉각수를 대체하여 가능한 물은 수돗물, 증류수, 정수기물, 빗물 등이며 사용하면 안 되는 물은 하천이나 우물물로 이 물들은 냉각 시스템 내부에 부식을 일으키기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냉각수 펌핑!
냉각수를 집어넣었다면 이제는 냉각수의 순환 경로를 알아보자. 냉각수는 엔진에서 발생한 힘으로 작동되는 워터펌프로 인해서 강제로 순환된다. 워터펌프는 엔진의 힘으로 돌아가기에 엔진이 작동됨에 따라 함께 작동되고 워터펌프로 인해서 냉각수는 엔진 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며 순환하게 된다.
엔진의 열을 빼앗아라!
워터펌프를 통해 엔진 내부로 들어온 냉각수는 실린더와 실린더 헤드 주변에 재킷을 입혀주듯 냉각수가 주위로 흘러 이 부분을 워터 재킷(Water Jacket)이라고 부른다. 냉각수가 뜨거운 실린더와 실린더 헤드로부터 열을 빼앗으면서 냉각수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고 뜨거워진 냉각수는 엔진의 위쪽으로 빠져나와 다시 차갑게 만들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로 향하게 된다.
잠깐!!! 무조건 차갑게 하면 안 돼!
폭발로 인해 엔진은 항상 뜨겁지만 추운 날씨와 과도한 냉각으로 엔진의 온도가 너무 낮은 오버쿨(Overcool)상태가 되면 연료가 잘 기화되지 않아 더 많은 연료를 분사하게 되면서 차량의 연비가 떨어지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기에 냉각수의 흐름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 이때 냉각시스템에 서모스탯(Thermostat)이라는 부품을 장착하여 냉각수를 통제하게 된다. 서모스탯은 일반적인 엔진의 적정 온도인 80℃를 기준으로 작동하며 서모스탯이 열리면 냉각수가 라디에이터를 거쳐 냉각 효과를 발휘하고, 저온으로 인해서 서모스탯이 닫히면 라디에이터가 아닌 엔진(워터 재킷) 내에서 순환하도록 한다. (라디에이터를 거치지 않고 순환시키는 경로를 바이패스(bypass) 경로라고 한다.)
과거에는 바이메탈이나 수온 스위치 등등 기계식으로 작동하였지만 최근에는 온도센서와 ECU를 통해서 정밀하게 서모스탯을 조절하게 된다.
냉각수를 차갑게
모든 자동차의 앞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꼭 자리를 잡고 있다.(전기자동차는 없다고? 천만의 말씀 전기모터와 배터리도 냉각이 필요합니다!) 이 라디에이터 그릴은 디자인적으로 한 회사의 상징적인 부분이 되기도 하고 자동차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돼버렸다. 하지만 이곳의 본 역할을 당연히 디자인적 요소가 아닌 자동차의 엔진을 식히기 위한 용도이다.
멋진 라디에이터 그릴을 떼어내면 위 사진과 같은 라디에이터가 등장한다. 라디에이터에는 핀이라는 얇은 금속판을 촘촘하게 배치하여(라디에이터 그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 수 있다.) 표면적을 넓혀 더욱 효율적인 냉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차량의 주행풍을 이용해 냉각수를 식히는 역할을 한다. 라디에이터 내부에는 얇은 파이프로 이루어져 있고 아래쪽 탱크와 위쪽 탱크로 나뉘어 냉각수를 내보내고 들여온다.
엔진을 냉각시키면서 뜨거워진 냉각수는 라디에이터의 위 탱크로 들어가게 되고 라디에이터 내부의 얇은 파이프를 이동하면서 바람(주행풍)을 이용하여 냉각수를 다시 차갑게 식히게 되는 것이다.
*차가 멈춰있으면 주행풍이 없잖아?!
- 차량이 멈춰있거나 천천히 주행할 때는 강한 주행풍을 사용할 수 없다. 그렇기에 라디에이터 뒤쪽에는 전동 팬이 장착되어 인위적으로 바람을 만들어 주행풍이 없어도 엔진을 식힐 수 있게 하였다!
라디에이터 압력 캡 조심하세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냉각시스템은 100℃에서 끓어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내부 압력을 약 0.9bar에서 1.0bar 정도로 맞추어 놓고 상황에 따라 압력을 조절한다. 하지만 만약 엔진의 온도에 이상이 있다고 혹은 보충하겠다고 압력 캡을 그냥 열어버린다면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강한 압력을 제어하고 있는 이 캡을 주행하자마자 바로 연다면 뜨거운 냉각수가 압력으로 인해 위로 솟아올라 큰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차량을 충분히 식히고 천천히 압력을 빼면서 열어야 한다.
※ Tip.
- 우리가 높은 산에 올라가 물을 끓이면 낮은 압력으로 100℃ 이하에서 끓는 것과 같이 액체는 낮은 압력에 끓는 점이 낮아지고 높은 압력에는 끓는점이 높아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냉각장치에서 냉각수가 100℃에서 끓지 않는 이유는 강한 압력을 가했기 때문입니다!
압력을 조절하는 냉각수 보조탱크
뜨거운 열로 인해 냉각수가 팽창하여 냉각 시스템 내 순환이 어려워질 경우 일부 냉각수 보조탱크에 냉각수를 보관해둔다. 그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이 보조탱크를 통해 냉각수 양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압력 캡보다 보조탱크에 냉각수를 보충하는 것이 조금 더 안전하고 편리해 보조탱크를 통한 보충을 권장한다.
(보조탱크에 적혀있는 Min 게이지와 Max 게이지 사이에 냉각수가 있다면 정상인 것이다.)
엔진 열을 활용하자!
추운 겨울 뼈가 시리는 추위를 순식간에 없애버리는 자동차 히터! 대부분의 자동차 히터는 엔진을 식히고 뜨거워진 냉각수를 실내로 잠깐 들여보내 그 열을 이용하여 실내에 따뜻한 공기를 공급하면서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한 번 더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열이 빠르게 오르지 않는 디젤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그리고 전기자동차에서는 최근 PTC라 불리는 전기를 이용한 히터를 사용하고 있다.
냉각수뿐만 아니라 엔진의 작동을 원할하게 해주는 엔진오일도 냉각기능을 가지고 있다. 엔진오일도 냉각수와 같이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해서 엔진 내,외부를 순환한다. 엔진오일이 엔진 내부에서 뜨거운 열을 받아 나오게 되면 엔진오일이 이동하는 중에 열을 빼앗겨 식기도하고 오일을 식혀주는 오일 팬에서 오일을 다시 차갑게 식혀주어 열을 식히기도 한다. 또 다시 차가워진 엔진오일이 다시 엔진에 들어가는 이 과정을 통해서 엔진을 냉각시켜주는 것은 물론 적정온도를 유지하여 오일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Tip.
- 뜨거운 프라이팬에 기름을 뿌렸을때와 차가운 프라이팬에 기름을 뿌렸을때 점성의 차이가 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엔진오일도 점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온도가 유지되어야한다.
요약정리
최종적으로 냉각시스템을 정리해보자. 냉각수는 워터펌프를 통해 엔진으로 공급되고 엔진 내부에서는 실린더와 실린더 헤드를 순환하여 라디에이터로 들어가 뜨거워진 냉각수를 차갑게 식히게 된다. 서모스탯은 라디에이터와 엔진의 중간에서 엔진의 적정온도(80℃)를 맞춰주고 압력 캡과 보조탱크는 냉각 시스템의 압력을 균등하게 유지시켜준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냉각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았다. '굳이 이런거까지 알아야되?'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작은 지식이 언젠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니 잘 알아두자!
글: editor GB(lgb03@naver.com)
사진: NetCarShow / AM 일러스트 / 이외 사진 하단 표기
카테고리: 자동차 원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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