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자동차 중 가장 완벽한 자동차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롤스로이스. 클래식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으로 부드럽게 질주하면서 도로 위 모든 차량들을 압도해버린다. 무엇보다 롤스로이스를 가장 클래식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은 바로 보닛 앞에 자리잡은 작은 조각상. 이 조각상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차량 앞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일까? 롤스로이스 보닛 앞 멋진 자세를 취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파헤쳐보자.
덩그러니 보이는 라디에이터 캡 예쁘게 만들어볼까?
지금은 보닛을 열어야만 볼 수 있었지만 예전 클래식카의 라디에이터 위쪽을 보면 라디에이터 캡이 밖으로 노출되어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와있었던 라디에이터 캡이 너무 심심해보였는지 몇몇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을 살려 라디에이터 캡 위로 회사로고부터 다양한 조각상을 올리면서부터 라디에이터 캡 튜닝이 시작되었고 롤스로이스에서 처음 환희의 여신상을 올려놓은 곳도 라디에이터 캡 위였다.
롤스로이스 위에 여신상이 올려진데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있다.
롤스로이스 위에는 왜 하필 여신상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을 찾기 위해선 무려 100년전 1911년도에 벌어졌던 한 영국 귀족의 슬픈 러브 스토리를 알아야한다.
영국의 귀족이었던 에드워드 스콧 몬터규는 30년동안 일한 자신의 비서로 일하던 엘리노어 벨라스터 손턴과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신분 차이의 이유로 둘의 사랑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그녀를 매우 좋아했던 에드워드 스콧 몬터규는 엘리노어 벨라스터 손턴을 너무 좋아해 잊지 못하고 그녀를 그리워하면서 자신이 구매할 롤스로이스에 손턴의 조각상을 올릴 수 있도록 주문하게 된다. (당시 롤스로이스를 구매했다는 것으로 보아 에드워드 스콧 몬터규는 굉장한 신분과 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드워드 스콧 몬터규는 유명한 조각가 찰스 로빈슨에게 조각 작업을 부탁하게 되고 마치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는 모양의 조각상이 만들어지게 된다. 조각상은 손을 입으로 가리고 있는 동작 때문에 '위스퍼(Whisper)'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에드워드 스콧 몬터규는 위 위스퍼 조각상이 장착된 팬텀을 몰고 다녔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자신의 롤스로이스에도 몬터규와 같은 멋진 조각상을 자신의 차량에도 장착해달라는 많은 주문을 받게 된다.
밀려드는 고객의 주문에 롤스로이스는 자신의 브랜드만에 새로운 조각상을 만들어내기로 하고 니케의 신상에서 영감을 받아 환희의 여신을 디자인하게 된다. 그 이후로 롤스로이스 차량의 라디에이터 캡에는 환희의 여신상이 자리를 잡게 되고 지금은 라디에이터가 아닌 하나의 상징으로 차량 앞에 우뚝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환희의 여신상을 보면서 여성의 뒤로 쭉 뻗어있는 것이 날개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환희의 여신상이 뒤로 흩날리고 있는 것은 날개가 아닌 치마이다. 환희의 여신상 속 여성이 취하고 있는 모습은 고개를 숙이고 치마를 바람에 흩날리고 있는 모습으로 치마가 좌우로 똑같이 흩날릴 수는 없기에 실제로 운전석 기준에서 왼쪽이 조금 더 낮게 흩날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이유로 운전의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일부터 왼쪽을 낮췄다는 말도 있지만 영국은 우핸들이다.)
환희의 여신상은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기에 소재에 따라서 가격차이는 천차만별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실버크롬코팅이 약 225만원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고 가장 비싼 소재는 역시 다이아몬드로 약 2억원이 넘는 몸값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다이아몬드로 여신상을 장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값비싼 몸값을 가지고 있다보니 옛날에는 이 여신상을 도난 당하는 일이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 이 비싼 여신상을 보호하기 위해서 현대의 롤스로이스에는 도난방지 장치가 장착되어있어 누군가 여신상을 잡아당기면 내부에서 와이어가 당겨지면서 기계식으로 여신상을 순식간에 차량 내부로 넣고 뚜껑을 닫아버린다. 물론 미연에 이런 일을 방지하고자 운전자의 설정에 따라서 차문을 잠그거나 해제함에 따라서 여신상을 자동으로 넣고 뺄 수 있게 되어있다.
앞으로 100년후 롤스로이스 모습을 그린 103EX 비전 넥스트 100 컨셉트(103EX Vision Next 100 Concept)에서 환희의 여신상은 단순히 앞쪽에 장착되는 장식품이 아닌 운전기사이자 비서로 활동한다. 탑승객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고 탑승객의 스케줄을 관리하며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음성비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참고로 실제 비서이자 몬터규의 연인이자 환희의여신상의 주인공인 '엘리노어 벨라스터 손턴'의 이름에서 딴 '엘리노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될 예정이다.
"spirit of ecstasy, It is not just a ornament."
글: 이기범 에디터 (lgb03@naver.com)
사진: NetCarShow, 이외사진하단표기
카테고리: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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