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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전기자동차의 시작 르노 트위지 시승기#2 (성능과 실용성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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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llingkr 2018. 12. 31.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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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순천향대학교 오월의 광장 옆 트위지

최근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은 혼자서 탑승할 수 있는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르노는 발 빠르게 도심 교통체증과 공해를 줄일 수 있는 작은 마이크로카 르노 트위지를 2012년에 공개하였다. 최근 대한민국 도로 곳곳을 누비고 있는 트위지를 직접 타보았다.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르노 트위지를 타고 달려보자.

 

디자인과 편의성에 대한 부분을 다룬 1편을 먼저 참고해주세요!

 

 

순천향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가 있는 미디어랩스 단과대 건물

트위지는 후륜구동으로 뒤쪽에 최대출력 17.1마력, 최대토크 5.8Nm의 성능을 가진 모터가 자리를 잡고 있다. 모터를 중심으로 감속과 후진을 위한 기어 박스가 붙어있고 인버터를 통해서 배터리의 직류를 교류로 받아낸다. 배터리는 운전석 바로 아래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차저(컨버터)를 통해서 벽 콘센트로부터 나오는 교류를 직류로 바꾸어 저장하게 된다. 트위지의 최고 시속은 80km/h로 제한이 걸려있으며 1회 충전 시 약 55km 정도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날씨에 따라서 실주행거리는 약 10km~15km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트위지의 키를 건네받았다. 트위지를 움직일 수 있는 키는 차량의 모양과 비슷하게 동글동글하지만 귀엽다기보단 그냥 뭉뚝하다. 스마트키를 기대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로고 하나 없는 이 키를 보고 자동차 키라고 말하면 과연 누가 믿을까?

키를 꽂고 마치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동을 걸 듯 오래 잡고 있으면 계기판이 켜지고 GO라고 점등되며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준다. 만약 계기판에 GO라고 점등되지 않았다면 차량은 출발하지 않는다. 계기판 구성은 굉장히 단순하다. 가운데 디스플레이에는 속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크게 배치해두었고 그 위로는 모터의 회전수를 알려주는 그래프를, 왼쪽에는 배터리 잔량을 그림으로 표시하고 그 밑으로 주행 가능 거리를 표시해준다. 왼쪽과 오른쪽에는 각가지 경고등이 점등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놓았다.

오른쪽 하단에는 시간이 있는데 이 시간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주행거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기자동차는 시간에 따라서 배터리 수명이 달라지기에 시간으로 이 자동차가 생산된 후 얼마나 주행했는지 알려주게 된다.

트위지의 시동을 걸고 둔감한 엑셀을 밟으며 출발했다. 전기모터 특성상 빠른 반응속도와 가속으로 운전자가 조절하기 쉽지 않기에 페달을 둔감하게 세팅해 둔 것 같다. 조금 깊게 밟아야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차량은 빠른 가속력을 가지고 땅을 박차며 출발했다. 전기모터의 빠른 가속이 시작되었고 변속기가 없는 만큼 끊임없이 가속력은 배가 되었다. 스티어링 휠은 작은 차체와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파워스티어링 휠이 장착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저속에서는 굉장히 많은 힘을 들여 스티어링 휠을 돌려야 했다.

차량의 한가운데 앉아 운전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다. 마치 차량과 한 몸이 되어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을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을 격하게 꺾어도 작은 차체로 인해서 민첩하게 움직여주었다. 서스펜션은 차량의 롤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하드하게 세팅되었다. 방지턱이나 턱을 만나면 한없이 약해지고 불편했지만 하드한 서스펜션으로 인해서 더 민첩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스티어링 휠을 꽉 움켜쥐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을 때면 마치 놀이기구라도 탄 듯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트위지에는 ABS, TCS와 같은 전자 장비가 탑재되지 않았다. 고출력을 가지지도 않았고 휠베이스가 짧기에 슬립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과격한 주행을 하게 되면 운전자의 의도 데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이런 전자 장비의 부재는 운전자에게 가끔이나마 스릴감을 주어 재미를 더해주었다.
(조그마한 트위지를 너무 심도 있게 이야기하였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차량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필자가 트위지를 시승할 때는 한창 사람들이 패딩을 꺼내 입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트위지에는 무려 34만 원짜리 창문이 장착되어있지만 완벽하게 체결되지 않으며 차량 좌우 하단 틈으로 계속해서 찬 바람이 들어와 굉장히 춥다. 심지어 너무 추운 바람이 들어와 트위지를 구매할 때 옵션으로 11만 원 정도를 지불하면 다리를 덮을 수 있는 고정식 담요를 장착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트위지는 마치 오토바이를 타는 것과 같이 날씨의 영향을 받게 된다.

트위지도 전기자동차이기에 회생제동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회생제동은 전기모터에 운동에너지를 넣으면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한 전기모터 특유의 감속을 통한 제동으로 에너지 손실을 최대한 줄이며 제동을 이뤄내는 시스템이다. 트위지에서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바로 회생제동이 시작되었고 지속적으로 충전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대한 회생제동을 사용하고 전기모터의 무리를 줄이기 위해서인지 브레이크는 거의 작동되지 않다시피 동작하였다.

무엇보다 트위지를 시승하면서 계속 고려했던 부분이 있다. 바로 이동성이다. 작은 차체와 적은 공해 그리고 유지비로 배달문화가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오토바이를 대체할 것이라 예견했으며 한 치킨집과 MOU를 체결하여 트위지를 시범적으로 배달에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 때문인지 요즘 심심치 않게 배달을 하고 있는 트위지를 목격할 수 있었다. 과연 트위지가 오토바이를 대체할 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직접 타고 돌아다녀보면서 오토바이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오토바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동성은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트위지도 꽤나 작은 크기로 이동성이 뛰어난 편이지만 아무래도 오토바이보다는 큰 크기를 가지고 있어 재빠른 이동을 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충분히 오토바이를 대체할 이유는 있지만  도로 위 사정과 차량 가격에 있어서는 아직까지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트위지의 가장 취약한 단점을 뽑으라면 바로 안전 문제이다. 도로 위에 돌아다니는 경차만 해도 위험하다며 마다하는 사람도 있는 마당에 더 작은 크기로 충격흡수에 취약한 자동차가 돌아다닌다면 위험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현재 트위지에는 안전장치로 4점식 안전벨트와 스티어링 휠 에어백이 장착되어있다. 충격에 머리를 보호할 수 있지만 다른 부위는 보장하지 못한다. 유로엔캡에 의하면 독특한 캐빈의 구조로 전면 충돌에 있어서 어느 정도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측면 충돌만큼은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부딪히는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안전성이 떨어진다. 유로엔캡은 트위지에 별 5개 중  2개를 주었다.

트위지 충전은 어떤가? 충전은 정말 간단하다. 차량 앞 플라스틱 커버를 열면 워셔액 보충하는 곳과 함께 충전기 보관함에서 220V 코드에 전원을 꽂을 수 있는 기다란 선이 나온다. 그래서 그냥 전자제품을 사용하듯이 벽 전원에 콘센트를 꽂으면 바로 충전이 시작된다. 만약에 벽 전원이 있는 곳이라면 굉장히 편하겠지만 요즘 전기자동차에는 다른 방식의 충전 커넥터가 사용되기에 220V 벽 전원을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그렇기에 결코 편리한 충전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충전 시간은 약 3시간으로 다소 길지 않은 충전 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전기자동차는 충전 시간과 주행 가능 거리가 비례한다. 그렇기에 약 55km의 짧은 주행가능거리를 가지고 있다.

트위지를 타면서 처음에는 카트 같은 재미있는 자동차를 탄다며 그저 설레면서 신기하였지만 타면 탈 수록 개개인이 이동수단을 가지는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해 생각해보고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트위지가 퍼스널 모빌리티, 초소형 자동차의 시작이 될지 아니면 그저 신기한 자동차로 남을지는 알 수 없지만 퍼스널 모빌리티와 초소형 자동차 시장을 달궈내기 시작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오토모빌매거진
카테고리: 퍼스널 모빌리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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