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람보르기니에서는 뉘르부르크링을 휘어잡으며 가장 빠른 자동차로 등극한 아벤타도르 시리즈의 끝판왕 SVJ 모델을 공개하였다. 람보르기니의 기함급 차량 중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지니는 차에 붙는 SV보다 한 수 위인 SVJ. 이번 아벤타도르에 처음 붙은 레터링이 아닌 아벤타도르의 머나먼 조상인 미우라에 처음 붙었다는 사실! 람보르기니의 궁극의 달리기 머신 SVJ 모델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강력한 미우라를 만들어보겠다.
1970년도 람보르기니 공식 테스트 드라이버 밥 월레스(Bob Wallace)가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던 기존 미우라를 가지고 국제자동차연맹의 레이싱 규제에 맞춰 미우라의 고성능 버전인 P400 조타를 제작하게 된다. 이때 처음으로 'Jota'라는 이름이 사용되게 되는데 당시 P400 조타는 미우라가 가지고 있던 결점을 없애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다. 기존에 미우라는 연료통을 앞쪽에 장착하면서 연료가 사라질수록 앞쪽을 가볍게 만들었고 앞쪽이 심하게 들리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하나의 단점으로 여겨졌다. 이를 해결하고자 밥 월레스는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연료통을 두 개로 나누어 차량 양쪽 문틀 안으로 집어넣었으며 앞쪽에는 커다란 프런트 스포일러를 장착하면서 앞쪽이 들려지는 현상을 막아냈다. 44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는 V12기통 드라이섬프 엔진이 차량 한가운데 장착되었고 알루미늄 바디로 경량화를 실현시키고 새로운 공기역학 기술로 완전히 다른 성격의 미우라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후 1972년 미우라 조타는 람보르기니의 한 고객에게 굉장히 비싼 가격에 판매가 되지만 어느 순환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고 차량의 밸런스를 위해 문틀에 장착된 연료탱크로 인해 화염에 휩싸이면서 전소되어 버렸다.
저도 Jota가 가지고 싶습니다!
미우라를 완전히 바꿔놓은 미우라 조타의 모습을 본 람보르기니 고객들은 그런 조타(P400 Jota)를 가지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람보르기니는 미우라 SV를 기반으로 더욱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엔진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서스펜션 세팅을 바꾸고 외관과 실내의 디자인을 조금씩 변경하면서 더 멋있고 강력한 미우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총 5대의 차량이 만들어졌고 차후에 추가적으로 람보르기니 소유주였던 밈란 브라더스(Mimran Brothers)가 SV가 아닌 일반 미우라를 기반으로 한 대를 더 제작하였다.
공식적으로 단 5대만 만들어진 미우라 SVJ는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를 비롯하여 많은 수집가의 손을 거쳐서 컬렉터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굉장히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ota를 가지고 싶은 욕구에서 탄생한 SVR
많은 고객들이 요청에 의해서 SVJ가 탄생했지만 그 이후로도 조타 모델과 비슷한 미우라를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 1968년에 생산된 차대번호 #3781의 녹색 미우라 S를 1974년 독일의 한 사람이 구매하여 이 차량을 가지고 람보르기니에 조타와 맞먹는 차량으로 만들어주기를 요청하였다. 람보르기니는 그의 차량을 가지고 약 18개월 동안 개조작업에 들어갔고 완성된 차량은 전 세계에서 단 한 대 밖에 없는 미우라 SVR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후 미우라는 일본의 수집가인 이토 히로 미츠(Hiromitsu Ito)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고 여전히 일본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이토 히로미츠의 요청으로 람보르기니의 클래식카 복원 부서인 폴로 스토리코(Polo Storico)에서 미우라 SVR을 가지고 19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다시 손을 봐 올해 6월에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복원을 완료했다고 한다.
약 40년 만에 다시 태어난 SVJ
미우라 SVJ 이후로는 제대로 된 SVJ 모델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아벤타도르 시리즈에 SVJ가 추가되면서 제대로 된 고성능을 갖춘 SVJ가 재탄생하게 되었다. 이번 아벤타도르 SVJ는 기존 SV보다 더 강력한 엔진을 탑재하게 되었고 아라칸 퍼포만테를 통해 선보인 람보르기니의 공기역학기술 ALA(Aerodynamica Lamborghini Attiva) 기술을 적용시키면서 주행성능을 훨씬 더 끌어올렸다. 더욱 강력해진 아벤타도르 SVJ는 뉘르부르크링에서 좋은 기록을 만들어내면서 가장 빠른 양산차로 인정받고 있다.
이로써 아벤타도르 SVJ를 통해 그 성능을 입증받으면서 SVJ는 람보르기니의 전통적인 최고 성능 차량에만 붙는 이니셜로 자리 잡았다. 계속해서 진화하는 람보르기니 모델 중에서 또 어떤 모델이 SVJ 네이밍을 붙이고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게 될까.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NetCarShow, 이외 사진 하단 표기
카테고리: 자동차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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