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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셸비와 함께 일했던 한국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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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llingkr 2020. 1.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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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레이서이자 엔지니어였던 캐롤 셸비. 그가 만든 셸비 아메리칸은 미국의 전설적인 자동차 제조사로 여겨졌고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여전히 포드의 고성능 디비전으로 미국 내에서 강력한 성능을 가진 차량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 전설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한국인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6개월 동안 뱀 몸의 패턴을 연구해 셸비의 코브라 로고를 만든 이가 바로 한국인 존 천 씨이다."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와 같은 수많은 레이스에서 우승 성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뛰어난 자동차 엔지니어링 실력으로 셸비 아메리칸을 창립하여 미국의 다양한 고성능 차량을 만들어낸 전설적인 인물 캐롤 셸비. 그런 그의 옆에는 오른팔과 같은 디자이너가 있었다. 바로 한국인 존 천(John chun), 전명준 씨이다. 

그는 북한에서 태어났으며 6·25전쟁 후 다시는 북한을 나오지 못할 상황이 생길 것만 같아 1953년 남한으로 내려와 거주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한 대학에서 공학 학위를 따내고 친구를 따라 1957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지만 한국의 학위를 가지고 미국에서 일자리를 찾는 건 매우 힘들었으며 영어는 그의 어떤 활동에서든 발목을 잡게 되었다. 전명준씨는 영어공부와 취업을 위해 새크라멘토 주니어 대학에 입학해 다시 지식을 쌓는 과정을 밟게 된다. 그러던 와중 한 교수가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ACCD)에 입학하는 것을 추천하면서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에 입학하여 또 다른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의 학비는 매우 비쌌고 돈을 벌기 위해서 기계공의 일도 함께 병행하게 되었다. 결국 7년 만에 교통 디자인 전공으로 산업 디자인 학사 학위를 받게 되고 기계공의 일도 7년간 함께 하게 되었다.

실제 전명준씨가 그린 스케치
1965년형 GT350
1967년형 GT500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을 졸업한 그의 나이는 30대 후반, 다소 적지 않은 나이에 비해 경력은 없었던 그는 많은 자동차 제조사 면접에서 빈번하게 떨어졌다. 그러던 와중  셸비 아메리칸의 수석 엔지니어 프레드 구델의 눈에 띄게 되고 프레드 구델은 기계공으로 일하면서 쌓은 기계에 대한 지식과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에서 배운 디자인적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그가 셸비 아메리칸의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 셸비 아메리칸은 창업한지 얼마 안 된 신생회사였고 그곳에선 셸비 코브라와 머스탱 디비전 모델을 개발 중이었다. 당시 머스탱의 고성능 버전은 엔진뿐 아니라 디자인도 손을 봐 공기역학적인 부분과 고성능의 이미지를 담아내고자 하였는데 전명준씨가 이 일을 도맡아 1967년형과 69년형 GT350과 GT500의 디자인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셸비 머스탱의 초기 기반이 되었고 튜닝된 강력한 성능과 함께 고성능 이미지를 잘 부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셸비의 로고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등의 다양한 일을 셸비 아메리칸에서 하게 되었으며 놀랍게도 그는 현대자동차가 초창기 차량을 준비할 때 상담 조언을 하며 일을 했었다고 한다. 
셸비 아메리칸을 나오면서 그는 탕카 토이즈(Tonka Toys)에서 장난감을 디자인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이후 탕카 토이즈가 있던 미네소타 주에서 정착을 하게 된다. 
장난감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미네소타에서 그의 부인과 함께 작은 레스토랑을 차려 1986년도부터 그가 생을 마감한 2013년까지 운영했다고 한다. 당시 식당을 찾는 많은 손님들은 캐롤 셸비와 일을 같이했던 그를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어 본인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며 말은 남겼다. 전명준씨는 자신이 디자인한 차량이 이 정도로 값비싼 차량이 될 줄을 몰랐다고 하며 그 당시 자신이 디자인한 차량을 구입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대한민국의 첫 번째 자동차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는 전명준 디자이너. 그의 멋진 경력과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디자이너라는 것은 익히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 최근 개봉한 영화 포드 v 페라리에서는 디자이너 전명준씨를 기리기 위해 캐롤 셸비 역을 맡은 맷 데이먼이 영화 속 한 장면에서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식 인사를 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chuntek industries
카테고리: 자동차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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