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0 소니부스에서 사람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소니 부스에서 자동차 한 대가 무대 위로 굴러나왔기 때문이다. 플레이스테이션, 카메라, 엑스페리아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만드는 소니에서 말이다.
소니가 발표한 차량의 이름은 비전-S(VISION-S) 컨셉카로 앞으로 펼쳐질 미래 모빌리티에 분야에 대한 소니의 미래를 구체화하기 위한 하나의 컨셉카다. 소니는 어떤 미래를 비전-S에 그려넣었을까?
소니가 발표한 차량의 첫인상은 허황되거나 과장되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양산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컴팩트한 모습이 특징이다. 전기자동차인만큼 전면을 상징할만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없애고 온순하게 생긴 헤드램프만이 차량의 인상을 만들어낸다. 후면부도 마찬가지로 튀지않고 본능에 충실하며 심플한 디자인이 보인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면 전기자동차인만큼 효율을 높이기 위해 쏙 들어간 도어캐치이다.
플랫폼의 레이아웃은 여느 전기자동차와 동일하다. 차량의 바닥엔 리튬이온전지 배터리를 깔아 무게중심을 낮추고 공간을 확보했으며 초박형 배터리팩 개발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냈다는 것이 소니의 이야기이다. 또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쿠페와 세단 자동차는 물론 SUV와 MPV 등 에서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려하여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당연히 안전도 고려했다. 양산을 목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전세계 안전 테스트에서 최고점수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안전 설계를 마쳤다고 한다.
전체적인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은 차세대 아키택쳐를 갖춘 소프트웨어로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OTA(Over The Air)업데이트 기능을 추가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최적화로 끝없이 진화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차량의 성능도 일부 공개했다. 200kW 성능의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4.8초만에 시속 100km/h에 도달할 수 있으며 최고시속은 239km/h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소니와 함께한 협력사의 기술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CES에서 발표한 소니의 협력사는 마그나 슈타이어, 보쉬, ZF, 퀄컴, 엔비디아, 콘티넨탈 등 자동차 부품 제조 회사는 물론,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카메라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과 협력을 맺어 비전-S의 완성도를 높여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소니가 높은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니는 오랜시간 동안 이미지센서인 CMOS 센서를 개발해오면서 높은 기술력을 가지게 되었다.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이기도한 이미지 센서를 공급하는 회사이기에 그들이 만든 자동차의 자율주행 하드웨어는 꽤나 높은 신뢰도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비전-S에 소니가 가지고 있는 센서와 기술력을 모두 넣어 높은 자율주행 능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
차량 내외부로 소니 CMOS 센서, 레이더, 초음파 센서, 라이다를 합쳐 총 33개에 달하는 센서가 장착되어 차량 주변 360도를 샅샅히 살피며 현재 비전-S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자율주차 등 레벨2에 달하는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레벨4까지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있다.
실내에서도 소니의 제품과 기술을 이용해 편의와 안전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한다. 대시보드 전체를 뒤덮은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진 OS와 함께 운전에 대한 정보와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 운전자 프로필에 따라 선호하는 실내온도, 음악, 운전설정 등을 지속적으로 학습해 최적화하며 뒷좌석 승객의 수면 여부에 따라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갖추게 된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안정화할 수도 있다.
각종 미러들은 카메라로 대체된다. 룸미러에는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양쪽 사이드미러는 대시보드 끝에 자리잡은 양쪽 2개의 디스플레이가 대체하게 된다. 사이드미러와 룸미러 디스플레이는 높은 밝기와 해상도를 통해 좋은 가시성을 보장하고 카메라는 상대차량 전조등으로 인한 눈부심이 발생하면 HDR 및 신호처리 기술을 통해서 가시성을 높여준다. 또한 각 미러 카메라는 다가오는 차량과 보행자를 파악하여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객실 운전석 쪽에는 카메라 하나가 운전석을 바라본다. 이 카메라는 운전자의 표정과 움직임을 파악하여 피로수준을 측정하며 필요에 따라서 경고음을 내보낸다.
CES에서 공개한 소니의 자동차는 결코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전-S가 양산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컨셉카를 통해서 자신들의 강점인 자율주행 이미지 센서에 집중할 것이며 5G와 AI 그리고 클라우드 분야에서 소니까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빌리에 접목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소니가 구상하고 있는 모빌리티 관련 사업과 비전을 살펴볼 수 있었던 비전-S. 만일 양산으로 이어진다면 자동차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클 것이며 다른 IT 회사의 도전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SONY
카테고리: 퓨처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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