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사치 혹은 예술품 그리고 투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양산되는 자동차가 아닌 오랜 역사 속에 잠들어있는 클래식 카나 희소성 있게 제작되어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자동차는 항상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매해 새로운 자동차들이 경매를 통해서 차량의 가격을 갱신하고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에도 값비싼 자동차들이 컬렉터들 사이에서 거래되었다. 10위부터 살펴보자.
10. Ferrari 500 Mondial Spider by Pinin Farina (1954)
가장 낮은 가격을 차지한 것은 클래식 페라리이다. 경매 차량 중 낮은 가격일 뿐이지 절대 낮은 금액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차량은 페라리 500 몬디알 모델이며 그중에서도 코치빌더인 피닌파리나가 손을 본 모델이다. 60여 년의 시간 동안 3명의 오너를 거쳐 왔으며 페라리의 공식 클래식카 인증도 받은 차량이다.
페라리 500 몬디알 스파이더 모델은 경매를 통해서 4,182,187달러로 한화 약 48억 8천여만 원에 거래가 되었다.
500 몬디알 스파이더는 2.0L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최대출력 170마력의 성능을 발휘하고 720kg의 공차중량을 가지고 있다. 1950년도 레이스에서 우승한 기록이 있으며 2019년 4월 페라리 클래식카 부서에서 전체적인 정비와 점검을 한 번 받아 완벽한 컨디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9. Ferrari FXX K (2015)
페라리의 트랙 전용 차량인 FXX K는 전 세계의 소수만이 누릴 수 있다. 페라리 엔초부터 이어오던 XX 프로젝트는 페라리의 새로운 차량 개발을 위한 데이터 수집은 물론 오너들의 운전 실력을 길러주는데 이용되어왔다. 그렇기에 차량은 자신이 소유할 수 없으며 페라리에서 보관하고 관리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차량의 성능을 제어하고 조절하기도 한다.
40대만이 생산된 FXX K는 아부다비 경매에 등장해 4,281,250달러, 한화 약 50억 원에 거래가 되었다.신차 가격이 약 4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많은 프리미엄이 붙은 것을 알 수 있다.
FXX K에는 6.3L V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탑재되어 있으며 라페라리와 동일하게 전기모터가 탑재되어 KERS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고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함께 결합하게 된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의 합산 출력은 1,036마력에 달한다. 경매에 나온 FXX K는 첫 번째 오너가 계속 소유하고 있었으며 250km 미만의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단 한 번도 페라리의 XX 프로그램 이벤트에 참여한 적이 없어 격하게 주행한 적이 없다고 한다.
8. Porsche 718 RS 60 Werks
포르쉐의 550 스파이더를 시작으로 레이스에서 우승하기 위해 파생된 모델들은 은빛 차체와 함께 여러 공학적인 요소들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당시 우승을 위해 현역에서 뛰었던 머신들은 특히 현대 시대에 들어서 컬렉터들 사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매에 등장한 이 차량은 스털링 모스와 같은 유명 드라이버들이 몰았던 차량이며 24시 르망 내구 레이스, 12시간 세브링 레이스, 타르가 플로리오 등 다양한 레이스에 참가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경매를 통해서 718 RS 60 Werks는 5120,000달러로 59억 8천여만 원에 거래가 되었다.
718 RS 60 Werks에는 1.6L 타입 547/3 엔진으로 최고출력 160마력의 성능을 내고 뒤쪽에는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있다. 차량 내의 윈드스크린과 콕핏 등 대부분의 요소들은 FIA 규제에 의해 만들어진 그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7. Ferrari F40 LM (1987)
7번째로 비싼 금액을 가진 차량은 페라리의 F40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F40이 아닌 F40 LM이다. LM 버전은 일반 F40을 개조하여 만든 버전으로 단 19대 밖에 제작하지 않았으며 다양한 레이스에서 우승한 성적을 가지고 있다. 경매에 등장한 차량은 푸른색 도색을 가진 차량으로 이번 경매를 통해서 5,568,875달러로 한화 약 65억 4백여만 원에 거래가 되었다.
경매에 나온 F40 LM은 미켈로토가 개발하여 트윈터보 차저와 인터쿨러 유닛을 결합해 7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1,050kg의 가벼운 무게로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한다. 또한 레이스에 맞게 브레이크와 안전 사양들을 갖추고 있다.
6. Aston Martin DB5 "Bond Car" (1965)
6위를 차지한 차량은 애스턴 마틴의 DB5이다. 하지만 평범한 DB5가 아니다. 제임스 본드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각종 무기와 방어막들이 탑재되어 있는 본드카다. 거래가격은 6,385,000달러로 한화 약 74억 5천여만 원에 거래되었다. 차량은 007 영화 중 골드핑거 촬영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4대의 시제품 중 3번째 차량이다.
애스턴 마틴의 DB5 본드카에는 영화에 나오는 각종 무기들이 그대로 탑재되어 있는데 이 기능들을 2012년에 다시 한번 복원했으며 공장 등록 서류와 영국 차량등록증 그리고 복원 사진 등이 문서화되어 있다.
DB5에는 4.0L 직렬 6기통 엔진이 탑재되어 최대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288lb.ft의 성능으로 최고 속도 233km/h에 도달할 수 있다.
5. Ferrari F2002 (2002)
자동차 컬렉터들은 모터스포츠에서 우승하거나 유명 레이서가 운전했던 머신을 모으기도 한다. 그래서 자동차 경매장에서는 종종 F1 머신과 같은 전설적인 레이스 카가 등장하기도 한다. 2019년 아부다비 옥션에서는 2002년 산마리노, 오스트리아, 프랑스 그랑프리에서 미하엘 슈마허가 운전해 우승했던 F2002 머신이 경매로 나왔다. 거래 가격은 6,643,750달러로 한화 약 77억 6천여만 원이다.
경매에 등장한 F2002은 페라리 클래식 및 레이스에서 인증을 받았으며 포뮬러 원과 같은 레이스 카는 기밀 유지 및 관리 문제로 파워 트레인을 제거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F2002 머신은 파워 트레인을 재구축하여 판매되었다. 이 머신은 19개의 레이스에서 15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11개의 폴포지션, 15개의 빠른 랩타입을 보유하고 있다. 파워 트레인은 페라리의 3.0L V10기통 엔진과 시퀀셜 7단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4. Pagani Zonda Aether (2017)
파가니는 탄소섬유를 이용해 수제로 자동차를 만들기에 한정적인 생산량을 가지고 있어 돈이 있어도 주문하기 어려운 차량 중 하나이다. 또한 각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그들만의 자동차를 제작해 모든 파가니의 자동차는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 파가니는 760 원-오프 시리즈를 만들어 특별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만의 존다를 만들어주었다. 760 시리즈 중 한 대는 유명 포뮬러 원 레이서인 루이스 해밀턴이 소유하고 있기도 한다.
경매에 나온 차량은 760 시리즈 중 에테르(Aether)로 우주 창조와 관련하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을 가져와 사용했다. 전 세계 단 한 대 밖에 없는 이 존다는 경매를 통해 6,812,500달러로 한화 약 79억 5천여만 원에 거래되었다.
760 에테르는 다른 760 시리즈와 같이 특별히 제작된 7.3L M297 V12기통 엔진이 6단 수동변속기와 함께 탑재되어 최대출력 760(PS) 마력, 최대토크 780 N ⋅ m의 성능을 발휘한다. 루프 스쿱과 거대한 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760 시리즈 존다모델의 특징이다. 에테르의 경우 1,400km 미만의 짧은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어 더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3. Ford GT40 Roadster Prototype (1965)
최근 포드 V 페라리를 통해서 알려진 바와 같이 포드는 최상의 레이스 카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과 12대의 프로토타입이 나왔고 그중 5대는 로드스터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5대 중 한 대인 이 프로토타입은 원래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레이스에 참가하지 않고 오직 테스트와 판촉을 위해 사용되었던 차량이다. 경매에서 거래된 가격은 7,650,000달러로 한화 약 89억 3천여만 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된 데에는 희소성을 가지고 있고 레이스에 참가하지 않아 원래 상태를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차량은 테스트 차량으로 사용되면서 캐롤 셸비, 켄 마일스, 짐 클라크 등 전설적인 레이서들이 몰았던 차량으로 유명하다기 때문이다. 차량에 대해서 문서화된 입증 자료가 있으며 이전 소유자가 22년간 보관했던 모든 기록이 존재하기에 이 포드 GT 로드스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포드 GT/108 로드스터 모델에는 포드의 4,737cc V8기통 엔진이 5단 수동변속기와 함께 탑재되어 있다.
2. Ferrari 250 GT SWB Berlinetta by Scaglietti (1962)
2번째로 가장 비싼 가격표를 가진 차량은 페라리이다. 클래식 페라리는 컬렉션 시장에서도 굉장히 높은 몸값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250 시리즈는 초창기 GT 카로 아름다운 디자인과 성능으로 많은 컬렉터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250 GT SWB 베를리네타 역시 RM 소더비 경매에서 8,145,000 달러로 한화 약 95억 천여만 원에 거래가 되면서 2019두 번째로 비싼 금액에 거래된 차량이 되었다.
페라리 250 GT SWB 베를리네타에는 3.0L V12기통 엔진이 탑재되어 있으며 최대출력 276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다른 250 라인업과 비교하여 더 좋은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해서 짧은 휠베이스를 가지고 있어 더 나은 핸들링을 제공했다. 차량은 단 176대만이 만들어졌다. 경매에 출품된 차량은 페라리로부터 정식 클래식카 인증을 받은 차량이라고 한다.
1. Mclaren F1 'LM-Specification' (1994)
작년에 거래된 자동차 중 가장 높은 몸값을 가진 차량은 맥라렌 F1 'LM Specification'이다. RM 소더비가 진행한 몬터레이 경매에서 무려 19,805,000달러로 한화 약 231억 3천여만 원에 거래가 되었다. 이번 거래를 통해 106대의 맥라렌 F1 모델 중 가장 비싼 맥라렌 F1이 되었다.
맥라렌 F1은 운전석이 가운데에 위치해 마치 F1 머신에 탄 듯한 느낌을 주는 슈퍼카이다. 고든 머레이의 손에서 탄생했으며 하이퍼카라는 용어가 붙을 정도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다. 총 106대의 차량만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71대만이 공도에서 달릴 수 있도록 판매되었고 나머지는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되거나 경주에 참가하는데 사용되었다. 경매에 등장한 이 차량은 71대의 F1 중 조금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F1 LM(LeMans)이다.
맥라렌 F1 LM은 총 106대 중 6대가 생산되었으며 6대 중 한 대는 프로토타입이었다. F1 LM은 1995년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한 맥라렌 F1 GTR에 경의를 표하며 제작되었으며 기존 F1보다 76kg 더 가벼운 무게와 특별히 제작된 18인치 휠이 장착되었고 뒤쪽에는 탄소섬유로 제작한 큰 리어윙이 특징이다.
F1 LM에 탑재된 엔진은 1995년 F1 GTR에 탑재된 것과 동일하였지만 공도에 맞게 조율되었다. BMW의 6.1L V12기통 엔진과 수동 6단 변속기가 탑재되었고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705 N ⋅ m의 성능을 발휘했으며 최고 속도는 362km/h에 달했다. 경매에 나온 차량은 21,500km의 연식대비 굉장히 짧은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2019년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자동차 10대를 만나보았다. 너무 비싼 금액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모든 차량들은 뛰어난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거나 누구나 소유할 수 없는 희소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값비싼 자동차의 거래가 부자들의 취미 혹은 투자에 불가해 보이지만 이런 활발할 거래는 역사적 가치를 가진 자동차들의 보존력을 높이고 하나의 유산으로써 계속해서 지켜나갈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있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RM Sotheby
참고: RM Sotheby
카테고리: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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