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너도나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대한 원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제 지상에서의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듯이 자동차 회사들은 작은 비행기를 띄워 훨씬 더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만들고 싶어 하며 하늘 위를 누가 먼저 좋은 아이디어로 점령할 것인가에 대한 눈치게임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하늘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와 비행기 회사 그리고 스타트업 간의 경쟁과 도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 속 새로운 길을 개척하라!"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과 운송 업체들은 하늘에 새로운 교통망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특히 자동차 제조사들은 모빌리티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에 주목해 항공운송 기체에 대한 관심과 개발을 박차고 있다.
항공 모빌리티가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단거리를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이다. 자동차는 도로라는 공간적 제약과 교통 체증과 같은 시간적 제약이 발생한다. 하지만 하늘에서는 공간적 제약도 교통체증이라는 시간적 제약도 걸리지 않아 빠른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기존 민항기는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큰 공간을 차지하는 활주로에 착륙하는 등 공간적 제약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구상하고 있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공항에 착륙하지 않아도 되며 비행치처럼 장거리가 아니어도 택시와 같이 도심에서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기에 많은 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지금까지 각광받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미래의 주요한 사업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가 발달된 중심에는 소형 비행체 드론과 배터리의 기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대에 들어와 드론의 발달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개인이 소형 비행체를 소유할 수 있게 된 지금 시대에 드론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드론을 통해 발전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크기를 키워 사람이나 물건을 운송할 수 있는 드론들을 시작으로 자율 주행이 가능한 드론까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드론을 통해 나온 기술들도 도심 항공 모빌리티의 기초를 만들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배터리이다. 인류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 리튬이온배터리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에서도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말 그대로 도심 위를 날아다녀야 하는데 일반 항공기나 헬리콥터에서 사용하는 엔진은 시끄러운 소음 문제로 도심 곳곳에서 착륙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으며 친환경적이지 못한 방법이다. 이에 대한 대체안으로 대부분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들은 전기 배터리를 탑재하고 전기모터를 이용해 프로펠러를 가동해 매연 없이 조용히 하늘을 날아다니고자 한다. 당연히 에너지원은 전기이기에 리튬이온배터리의 기술을 요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수직이착륙 기술 VT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 VTOL)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VTOL 기술은 예전부터 헬리콥터 등 다양한 기체에서 사용되고 있었지만, 드론과 같은 형태의 소형 비행 모빌리티가 등장하고 난 이후 VTOL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여러 비행 모빌리티와 결합하고 있다. 드론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VTOL 드론이 강세다. VTOL 드론은 이, 착륙 시 긴 활주로가 필요 없고무엇보다 헬리콥터보다 무게가 매우 가볍기 때문에 수직으로 이착륙하기 위한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선 배터리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연구가 폭발적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 회사가 소리 없는 공중 전쟁에 참가하기 시작했을까?
우선 현대 자동차가 있다. 지난 CES에서 우버(Uber)와 협력하여 만들어 낸 개인용 항공체(PAV:Personal Air Vehicle) 'S-A1'를 통해 현대 자동차의 미래 목표를 엿볼 수 있다.
그들의 목표는 인간 중심의 역동적인 미래도시 구현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 3가지를 발표했는데, UAM(Urban Air Mobility), PBV(Purpose Built Vehicle), Hub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솔루션은 모두 미래 모빌리티의 비전을 그리고 있으며, 공간과 시간을 벗어나 가치 창출을 이루어 내는 것을 통해 종국에는 인류를 위한 진보를 꿈꾸고 있다.
최종 목표의 첫 시작점인 S-A1은 10.7m, 날개 15m의 크기로 총 8개의 프로펠러가 90도 가량 회전하며 이착륙한다. eVTOL(전기 추진 방식의 수직 이착륙 기능)로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이 탑승 가능하다. 전동 파워트레인 시스템으로 도심 속에서도 조용하게 비행이 가능하며 최고 속도 290km/h, 최대 100km 주행 거리를 자랑한다. 탑승객이 타고 내리는 시간인 5분 동안에 고속 충전을 통한 충전이 가능하고, 상용화 초기에는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나 후엔 자율 주행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
해외를 보면, 대표적 선두 주자로는 에어버스(Airbus)가 있다. 에어버스는 대형 항공기 제작사로, 다양한 eVTOL 라인업을 개발 중에 있다. 에어버스가 아우디와 협업 중이던 팝업 넥스트는 철회되었으나, 바하나(Vahana)프로젝트를 통해 드론 택시와 관련된 사업을 꾸준히 개발 중임을 알렸다. 바하나란 힌두교의 신이 타고 다니는 탈 것을 의미하는 단어로, 1인용 eVTOL인 알파원(alpha one) 시제기를 띄우는 데 성공함으로써 대형 비행기 산업뿐만 아니라 소형 비행 모빌리티 시장 경쟁에 참가했다.
에어버스 하면 보잉(Boeing) 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보잉은 2019년 보잉의 비행 모빌리티 시제기가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길이 9m, 폭 8.5m의 이 시제기는 헬리콥터와 드론의 특징을 모두 담고 있는 모빌리티로, 약 80km 주행이 가능하다. 2인용과 4인용 비행체로 제작 계획 중이며 최대 227kg의 짐을 싣고 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하여 시험 비행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보잉은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를 인수하며 자율 비행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볼로 콥터(volo copter)도 하늘 위 전쟁에 참가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되어 인텔, 다임러 AG 등에 투자를 받아 성장하고 있는 볼로 콥터는, 헬리콥터와 드론의 결합 형태인 에어 택시 ‘볼로 콥터’를 지난 2019년 도심 속 시험운행에 성공했다. 볼로 콥터는 4세대 eVTOL 2인승 모빌리티로, 리튬 이온 배터리와 18개의 모터를 내장했다.
볼로 콥터의 개량 모델인 볼로 시티(volocity)라는 온디맨드 상용 제품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속 112km, 최고 35km까지 주행 가능한 볼로 시티를 오는 2022년까지 선보이며, 세계 최초 에어 택시 상용 런칭을 위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중국의 지리 자동차가 이항(Ehang)프로젝트로 자율주행 드론을 개발 중이고, 우버가 우버 에어(uber air)를 런칭하며 2023년에는 스마트폰으로 비행 택시를 호출 가능하도록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 외에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비행 모빌리티 연구와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하늘 위 경쟁도 점차 그 양상이 치열해질 것으로 사료된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과연 누가 차지하며 비행 시대의 시작을 알리게 될 것인지는, 멀지 않은 미래에 알게 될 것이다.
글:이기범에디터(lgb03@naver.com)
사진:Hyundai,Audi,Boeing,Airbus,Volocopter
카테고리:퓨처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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