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지난 18일 조에(ZOE)를 한국 시장에 발표했다. 조에는 해치백 스타일의 소형 전기차로 2012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양산 버전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로 유럽 전기차 단일 모델 누적 판매 1위 (1세대~2020년 6월 기준)를 달성하였으며, 3세대 조에는 출시 이후 전기차 부문 유럽 판매 1위에 오르는 기념을 토했다.
볼트는 조에와 같은 소형 전기차 모델로, 국내에서는 전기차 판매량 급성장과 더불어 이러한 초소형 및 소형 전기차 시장 역시 해가 갈수록 시장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트위지와 같은 초소형 전기차는 2017년에 판매량 단 640대에 불과하였지만 2019년에는 2760대를 판매하며 약 4배 이상의 판매량을 거두는가 하면, 소형 전기 차인 쉐보레 볼트도 2018년과 2019년 4천여 대를 판매하였다.
이처럼 소형 전기차는 대중에게 점차 매력적인 옵션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늘은 국내에 상륙한 소형 전기차 2종, 조에와 볼트를 살펴보자.
제원부터 살펴보자면 두 모델의 제원은 비슷한다. 볼트가 평균 약 20mm 정도 사이즈가 더 크며 타이어는 제조사 미쉐린으로 다음의 표와 같은 효율 등급이다. 종합적인 타이어 효율은 좋으며 젖은 노면에서는 조에가, 에너지 소비 효율 측면에서는 볼트가 더 우수하다.
※회전 저항 등급은 단위 주행거리 당 소비되는 에너지를 의미하면 1등급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소비 효율이 좋다.
※젖은 노면 제동력 등급은 빗길, 눈길 등 젖은 노면에서 승용차용 타이어의 제동 성능을 의미하며 1등급에 가까울수록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력이 좋다.
인테리어 디스플레이 같은 경우 조에는 동급 최고 수준의 패널 사이즈를 자랑하는 10.25인치 와이드 컬러 TFT 클러스터로 운전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이지 커넥트 시스템과 연동하는 9.3인치 디스플레이가 있다. 반면 볼트는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로 조에보다 클러스터의 사이즈는 작지만 10.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연동하여 배터리 효율, 주행거리, 오디오, 전화 등의 기능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두 모델의 공통점이 있다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설계가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조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설계되어 모터와 배터리 패키징이 최적화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라이드와 핸들링 성능을 제공한다. 볼트 역시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설계되어 차체 밸런스는 물론 2열 시트 바닥을 평평하게 디자인하여 짧은 오버행과 넓은 휠베이스로 쾌적하고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배터리의 경우, 볼트의 용량이 11.5kWH 더 크며, 모터에서도 성능 차이가 미세하게 있다. 조에의 모터는 R245 구동 모터를 통해 이전 세대 모델 대비 더 강력한 파워와 토크로 손쉬운 추월 능력과 탁월한 가속 성능을 중점으로 하였으며, 볼트는 출력 싱글 모터 시스템으로 다이내믹한 주행을 선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두 모델이 탑재한 배터리 역시 중점을 둔 부분이 다르다. 배터리 품질 면에 대해서는 르노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르노는 8년 또는 160,000km 용량의 70%를 보증하는 반면에 쉐보레 볼트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여 더욱 긴 주행 거리를 챙겼다.
조에의 충전구는 차의 정면 르노 엠블럼 속에 있으며 볼트는 측면 휠 아치에 있다. 조에는 완속 충전(AC) 기준으로 주택 혹은 아파트에 설치된 7kW 완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9시간 25분 만에 완충 가능하고 급속 충전(DC) 기준으로 DC 급속 충전기를 통해 최대 50kW로 급속 충전 가능하며 30분 충전으로 약 150km 주행이 가능하고 최대 80% 용량까지 고속 충전 후 충전 속도를 제어한다. 볼트 역시 급속 충전 시 DC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약 1시간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 가능하며 단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행 가능하다. 급속 충전 기준으로 보면 조에가 30분 빨리 충전되지만 1회 충전 기준으로 보면 볼트의 주행 거리가 더 길다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배터리 용량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두 모델의 주행 거리 역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1회 주행 거리를 살펴보면, 조에가 복합 주행거리 309km, 볼트가 414km를 보이고 있다.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조에는 배터리의 품질을, 볼트는 대용량 배터리 탑재를 통한 주행 거리 확보를 중점으로 배터리를 탑재한 것이다. 따라서 보다 빠른 충전과 배터리 품질 보증을 원한다면 조에를, 우수한 연비와 동급 최장 주행거리를 원한다면 볼트를 택할 수 있다.
소형 전기 차임에도 불구하고 조에와 볼트가 공통적으로 중요시하는 것은 효율적인 '드라이빙'이다.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켜 배터리 충전을 보조하며 에너지 관리 주행을 위한 첨단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조에
조에는 볼트의 원페달 드라이빙을 같지만 다른 방식으로 구현했다. 바로 전자식 기어 변속기 E-시프터(E-shifter)다. E-시프터를 원 터치 컨트롤하여 'B-모드'로 옮겨 놓은 다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어 놓으면 마치 엔진 브레이크처럼 자연스럽게 감속하며 에너지를 재생시켜준다. 이를 통해 브레이크 페달의 사용을 줄여 막히는 도로나 장거리 주행에서 더욱 편안한 원 페달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다른 시스템으로는 ECO 모드가 있는데, 이 모드를 활성화하면 다이내믹 퍼포먼스와 에어컨 및 히팅 기능을 제한하여 최대 주행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
볼트
볼트의 원페달 드라이빙은 조에와는 달리 오로지 가속 페달만으로 구현된다.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조절할 수 있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주행과 정차가 가능한 원페달 드라이빙을 구현할 수 있으며, 스티어링 휠에 달린 리젠 버튼 조작을 통해 속도를 줄일 때 생기는 운동에너지를 배터리로 저장하여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전자식 정밀 기어 시프트 기어를 통해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소형 차든 중형 차든 가장 중요하고 무시할 수 없는 고려 사항은 가격이다. 위의 표는 세제 혜택 후 조에와 볼트의 가격이다. 그러나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보급 육성에 의해 순수 전기차는 국고 보조금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아래의 구매가는 실구매가가 아니다. 그렇다면 실 구매가는 어떠할까?
전기차 세제 혜택은 개별소비세 감면과 교육세, 취득세 등을 포함하여 계산한 것으로, 조에는 국고 보조금 736만 원과 서울특별시 지자체 보조금 450만 원을 합하면 서울특별시 기준 총 1,186만 원을 감면받아 ZEN 트림의 실구매가는 2,809만 원이다. 볼트의 경우 국고 보조금 820만 원과 서울특별시 지자체 보조금 450만 원을 합하면 서울특별시 기준 총 1,270만 원을 감면받아 A/T 트림의 실구매가는 3,323만 원이다.
조에와 볼트의 실구매가는 최고 트림 기준 3천만 원 초반이며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볼트가 평균 약 400만 원 더 비싼 것을 알 수 있다. 조에의 경우 안전 옵션 사항이 따로 없이 액세서리만을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으며 볼트는 145만 원을 추가하면 세이프티 패키지를 추가할 수 있다. 세이프티 패키지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와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등,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시티 브레이킹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프리미엄 BOSE 사운드 시스템이 포함된다.
조에와 볼트의 판매량을 비교하기에는 조에가 국내에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다. 그러나 한 가지 살펴볼 점은 조에의 유럽 판매량이다. 한국에 출시 당시 르노는 조에 판매량 목표를 연 3천 대로 잡을 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감의 원천은 유럽 시장이었다.
실제로 위의 표를 보면 해가 지날수록 유럽 시장에서 조에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다. 2020년 6월 기준으로 유럽 시장에서 조에는 10,342대를 판매하였으며 테슬라 모델 3보다 약 3천 대 더 앞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유럽 시장의 인센티브 변화로 자동차 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조에는 1만 여대를 꾸준히 갱신하였다.
조에와 볼트는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효율적인 드라이빙과 다양한 주행 보조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며 소형 순수 전기차가 갖고 있는 매력을 담아낸 디자인이 모델과 잘 어우러져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조에의 경우 르노만의 감성을 잘 담아내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디자인을 뽑아낸 것이 눈에 뜨인다.
볼트는 그에 비해 디자인이 딱딱한 측면이 있지만, 다만 볼트의 경우 대용량 배터리와 더불어 동급 최장 주행거리라는 큰 장점이 돋보인다. 유럽 시장을 잡고 온 조에가 과연 국내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김윤경 에디터(yoonk7022@gmail.com)
사진:renault, chevrolet
카테고리: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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