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멋진 스핀들 그릴과 다른 차량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날카롭고 유려한 디자인. 일본의 명차라고 불리는 최신 렉서스만의 특징이다. 렉서스는 깔끔한 마감과 높은 기술력으로 멋진 럭셔리 자동차를 제작하며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은 어엿한 명차가 되었지만 렉서스도 한때 많은 고민을 가지고 럭셔리카 개발을 시작했었다. 그들의 시작은 어땠고 또 지금까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왔는지 렉서스의 역사를 알아보자.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인 토요타는 1980년대 작은차부터 준중형 세단 그리고 스포츠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동차를 만들며 세게적으로 좋은 신뢰를 가지고 있던 브랜드였다. 하지만 토요타에게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럭셔리 자동차였다. 럭셔리 자동차에 대한 기술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였고 저렴하다는 이미지만이 있었던 토요타를 본 토요타의 창업자 토요타 에이지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이 가능한 럭셔리카를 만들기로 마음먹게 된다.
"우리가 세계 최고에 도전할 완벽한 승용차를 만들 수 있습니까?
아무리 긴 기간,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가능한지만 말씀하십시오."
-토요타 에이지-
circle F project
토요타는 창업자의 지시에 따라 극비로 'Flagship(기함급)'의 F를 사용한 '써클 F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토요타에서는 최고급 차량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원들을 렉서스의 고객이 될만한 미국의 부촌으로 보내 직접 거주하면서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며 연구원들이 미국의 부촌에서의 사람들은 어떤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자동차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또 자동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연구하고 분석하여 럭셔리 차량을 구입할만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스타일의 자동차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지 궁리하고 고민했다. 그 결과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차량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당시 고급 자동차 시장을 지배했던 유럽자동차들과 맞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프로젝트의 5가지 규칙을 살펴보면 완벽한 럭셔리카를 만들기 위한 조건을 살펴볼 수 있다.
'써클 F 프로젝트'의 5가지 규칙
첫째, 럭셔리카에 어울리는 품위와 감성이 확실할 것
둘째, 최고의 품질을 실현할 것
셋째, 높은 중고차 가격을 유지할 것
넷째, 우수한 성능을 보유할 것
다섯째, 최고수준의 안전도를 갖출 것
이 5가지 규칙을 토대로 럭셔리 자동차 개발은 시작되었고 개발되는 자동차에는 다양한 첨단기술들과 최적의 주행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다. 더불어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자동차인만큼 오래되어도 그 상태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소재와 시험을 통해서 그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보닛 위 차분한 와인잔, LS400
(1989)
써클 F 프로젝트로 진행해온 오랜 연구 끝에 1989년 1월, 원 안의 L이 그려져있는 로고와 함께 렉서스라는 이름으로 디트로이트와 LA 오토쇼에서 LS400과 ES250모델을 공개하며 미국 시장에서 렉서스의 모습을 처음 드러내게 된다. 특히 렉서스는 런칭쇼에서 다이노 측정기 위에 LS400을 올리고 보닛 위에 물이 담긴 와인잔을 쌓고 시속 150km/h까지 속도를 올리며 전혀 미동없는 물의 모습을 보여줘 많은 사람들로 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런칭쇼에서의 모습을 TV광고로도 방영하였으며 렉서스가 원했던데로 정숙함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LS400은 4.0L V8기통 엔진을 장착하였으며 토요타에서 제작한 4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하여 250마력의 최대출력을 가지고 있었다. 정지상태에서 8.5초만에 시속 100km/h까지 도달하고 최고속도는 205km/h이다.
LS400은 엔진의 정숙성과 부드러움은 물론 차량의 조립품질과 높은 완성도로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어 LS400은 1년동안 11,600대를 판매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쉽지는 않았다. 1989년에 생산한 LS400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8,000대를 리콜할 수 밖에 없었다. 렉서스는 좌절하지않고 이 기회를 삼아 더욱 좋은 이미지를 부여하기로 마음먹고 렉서스는 해당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든지 그곳으로 달려가 수리와 리콜을 해주었으며 세차는 물론 고급유까지 채워서 고객의 손에 다시 전달해주면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나가며 상황을 해쳐나갔다. 이와 동시에 리콜로 떨어진 브랜드의 이미지를 빠르게 다시 긍정적으로 돌려세울 수 있었다.
ES시리즈의 시작, ES250
(1989)
렉서스의 주력 모델이었던 LS400과 함께 공개된 ES250은 럭셔리 스포츠 세단이면서 실용적인 모습을 가지고 등장하였으며 지금까지 이어지는 ES시리즈의 시초이기도 하다. ES에는 3.0L V6엔진이(1세대는 2.5L엔진) 장착되었고 4단 자동 변속기나 5단 수동 변속기와 맞물려 185마력의 출력을 가지게 되었다.
ES250(1세대)은 1991년까지 대부분 자동 변속기 모델이 주로 생산되었고 조금 이르게 생산 라인을 정리하게 되면서 미국에서도 1세대 ES250 모델은 만나기 힘든 희귀한 자동차라고 한다.
렉서스의 첫번째 쿠페, SC400
(1991)
1991년 렉서스는 토요타에도 없었던 새로운 럭셔리 쿠페를 해외시장을 겨냥하여 만들기로 한다. 거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설계 및 디자인되었으며 매르세데스 벤츠의 SL 시리즈, 인피니티 M30 쿠페 등 당시 출시하였던 컨버터블과 럭셔리 쿠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만만의 준비를 하였다.
SC400의 디자인은 매끈하고 간결하게 이어지는 날씬한 모습을 보여주면 스포티한 매력과 함께 두개로 나뉘어진 헤드램프와 고급스러운 실내의 모습을 통해서 럭셔리한 모습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3.0L 직렬 6기통 엔진과 4.0L V8기통 엔진이 장착되었고 4단 자동변속기나 5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하여 마지막 모델은 290마력의 최대출력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또한 SC400을 만들면서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를 토대로 차세대 LS모델을 만드는데에 사용하게 된다.
GS시리즈의 시초, GS300
(1993)
1991년에 등장한 GS 300(S140)을 시작으로 GS라인업이 시작되었다. 1998년 이탈디자인에서 디자인한 GS300은 일본의 모습보다는 유럽에서 선호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세단에 초점을 맞추었고 LS에서 가지고 있던 성능과 SC의 퍼포먼스적인 부분을 첨가하여 디자인하였다. 내수용 GS300은 아리스토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6가지 종류의 엔진이 탑재되었지만 외수용에는 3가지 버전이 사용되었다. 3.0L 직렬 6기통 엔진이 227마력, 285Nm의 출력을 보여주었고, 이와 같은 터보 엔진과 256마력, 353Nm의 출력을 발휘하는 4.0L V8기통 엔진이 사용되었다. 4단 혹은 5단 변속기와 결합하였으며 후륜이나 4륜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GS300은 다양하고 고급진 실내 옵션으로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미국시장에서 당시 약 3천 9백만원의 가격에 판매가 시작되었다.
1993년에는 이전에 공개한 SC300이 다양한 자동차 매체로부터 베스트카 탑10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렉서스의 첫 SUV, LX 450
(1995)
렉서스 LX는 렉서스의 플래그십 SUV로 현재 국내에서 수입이 되지 않고 있기에 조금 생소할 수도 있다. 1994년도에는 렉서스의 플래그십 세단인 LS400의 여러 부분을 보완하고 더욱 발전된 2세대를 선보였으며 1995년 4월에는 렉서스는 첫 SUV인 LX 450을 뉴욕에서 공개하며 새로운 라인업의 등장을 알렸다.
토요타 랜드크루저를 기반으로 제작된 LX 450은 4.5L 직렬 6기통 엔진과 아이신에서 제작한 4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하여 4바퀴에 동력을 모두 전달하였다. 최대출력 215마력, 최대토크 373Nm의 출력으로 SUV로서 절대 모자르지 않는 출력을 보여주었다. 당시 LX 450은 일본 고급차에 대한 미국의 무역제제로 인해서 1995년 11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무역관련 문제가 해결된 1996년부터 미국내에서 판매가 되었으며 캐나다에는 1997년부터 판매가 되었다고 한다.
지능형 가변밸브 타이밍 엔진이 적용되다.
(1997)
1997년 토요타가 지능형 가변벨브 타이밍(VVT-i)이 적용된 엔진을 개발하면서 렉서스 차량에도 VVT-i가 장착된 차량이 등장하였다. 지능형 가변벨브 타이밍은 저속회전과 고속회전에서 변화를 주는 기존 가변밸브 타이밍에서 ECU의 판단을 통해 엑셀레이터의 정도와 엔진의 회전수에 맞춰 흡기 밸브의 타이밍을 조절해내고 흡기, 배기 밸브의 타이밍을 통해 개폐량도 조절하면서 더욱 높은 출력을 발휘할 수있도록 도와준다.
토요타를 시작으로 렉서스까지 퍼진 VVT-i는 LS400을 시작으로 SC400 등 고출력을 필요로 하는 자동차에 하나 둘 적용이 되었다.
중형 SUV 등장, RX300
(1998)
LX를 플래그십 SUV로 판매하고 이에 조금 더 저렴하고 작은 크기를 가진 중형 SUV로 RX를 등장시켰다. RX는 당시 미국인들이 선호했지만 편리하거나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던 대형 SUV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도심에서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SUV를 만들고자 했다. 그렇게 렉서스는 최초로 도심형 SUV를 제작한 회사가 되었고 그 모델로는 RX가 있다. 럭셔리 브랜드인만큼 고급스럽고 돈이 많은 상류층 고객들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는 SUV를 만들고자 하였고 그렇게 탄생한 차량이 1998년에 등장한 RX 1세대이다.
1세대 RX는 직렬 6기통 엔진이나 3.0L V6 엔진을 얹고 4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하여 최고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301 N⋅m의 힘을 보여주였으며 4륜구동이나 전륜구동 둘 중 하나를 택할 수도 있었다.
컴팩트 퍼포먼스 세단, IS
(1999)
1999년 1월 렉서스는 컴팩트한 크기의 중형차로 강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IS가 공개되었다. IS는 일본에서 토요타 알테자(Altezza)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었고 미국에서는 디트로이트에서 공개하고 유럽에서도 판매가 되었다. 경쟁 차량은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등이 있었으며 탁월한 가성비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2.0L 직렬 4기통이나 2.0L 직렬 6기통 엔진이 장착되기도 하였으며 가장 강력한 엔진으로는 3.0L 직렬 6기통 엔진이 얹어졌다. 4단 혹은 5단 자동변속기나 5단 수동 변속기가 결합하였으며 뒷바퀴 굴림을 갖추고 있다. 3.0L 직렬 6기통 엔진을 기준으로 최고출력 217마력, 최대토크 295Nm의 성능을 발휘했으며 이니셜D에 차량이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튜닝을 해 타고 다니기도 했다.
성공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탄생
지금의 렉서스의 위상과 이미지가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989년부터 살펴본 1999년까지 렉서스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를 잡기 위해 미국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으며 최대한의 서비스와 최상의 품질로 자동차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연구했다. 그들의 꾸준한 노력이 럭셔리 브랜드의 성공의 가장 성공한 표본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렉서스는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면 2000년대 부터는 기술력을 다니고 브랜드의 확고한 정체성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성공, 렉서스의 역사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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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NetCarShow, 이외 사진 하단 표기
카테고리: 자동차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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