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의 이야기 같았던 수소 자동차가 성큼 우린 눈앞에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돈만 있다고 살 수 있는 자동차는 아닙니다. 현실적인 조건과 타협해야 하죠. 수소 자동차를 지금 구매하면 어떻고, 넥쏘는 어떤 자동차인지 수소차 오너가 된 오토모빌매거진 에디터가 프로젝트 H2를 통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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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이전 에피소드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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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처음 마주한 넥쏘
"아무래도 이 차는 시동이라는 표현보다는
전원을 켰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눈 깜짝할 사이에 차량이 도착했다. 출고순으로 보조금을 지급받기에 빠른 출고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차량을 검수하기 위해서 등록되지 않고 임시 번호판을 장착하고 있는 넥쏘를 처음 마주쳤다. 직접 울산 출고장에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출고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많은 차량들과 함께 섞여 있었지만 많은 차량 속에서 큰 몸집과 독특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한눈에 넥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차량과 처음 마주하였을 때는 마치 행사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도로 위에서 보기 힘든 디자인에 압도되었고 워낙 넥쏘의 디자인을 좋게 생각했던지라 멋있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넥쏘의 디자인이 파격적이기에 꽤나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인 것은 인정한다.)
차 키를 손에 쥐고 나서야 내 차라는 것이 실감되었다. 차량의 키는 넥쏘에서 먼저 사용되었지만 최근 출시한 쏘나타 DN8과 동일한 키이다. 단순한 스마트 키처럼 보이지만 차 키에는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어있다. 기본적으로 도어를 열고 닫는 버튼과 차량을 찾을 수 있는 경적 버튼, 옆에는 파워 테일게이트를 여닫을 수 있는 버튼이 자리 잡았다. 그 밑으로 색다른 버튼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바로 차량을 원격으로 움직이기 위한 버튼이 있다. 운전자 없이 차량을 앞뒤로 빼내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위한 버튼과 하단에는 원격 시동을 위한 버튼이 자리를 잡고 있어 마치 RC카 다루듯이 차량을 리모컨으로 조정할 수 있다.
넥쏘에서 재미있는 점 중 하나는 바로 도어 캐치의 숨바꼭질이다. 넥쏘를 타려고 탑승자들이 문 앞에 서면 하나같이 도어 캐치를 찾으며 헤맨다. 친환경 자동차는 주행 가능 거리를 높이기 위해서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하는데 그중 하나가 에어로 다이내믹이다. 도어 캐치는 자동차의 공기역학적 효율을 크게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로 여겨지면서 최근 쓸데없는 공기저항을 없애기 위해 도어 캐치가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 설계하는 모델들도 늘어나고 있다. 도어 캐치는 잠금을 해제하면 나오고 차량이 출발하거나 도어가 잠기면 다시 들어간다. 이런 독특한 동작들이 넥쏘를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차량등록과 블랙박스 그리고 선팅까지 출고 준비를 완벽하게 마친 후 카마스터에게 간단한 차량 설명을 받은 뒤 차량을 받았다. 새 차인 만큼 숨바꼭질하듯 곳곳에 붙어있는 비닐을 뜯어내며 주행을 위한 준비를 했다.
첫 전원을 켰다. 아무래도 이 차는 시동이라는 표현보다는 전원을 켰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Power'라고 적혀있는 버튼을 누르면 차량의 전원이 들어온다. 단지 전자장비만 켜진 것 같지만 시동이 걸린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다. 새 차의 첫 시동을 건 느낌보다는 새로 산 스마트폰에 전원을 넣은 듯한 느낌에 더 가까웠다. 모든 전원 장치가 켜졌고 차량은 조용하게 출발 준비를 완료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 자동차 모두 전원을 켜면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기 때문에 시동이 걸린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위 사진과 같이 계기판에 출발할 준비가 되었다는 표시가 뜬다. 이 표시가 뜨면 언제든지 차량을 출발시키면 된다.
D 버튼을 누르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슬금슬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엑셀을 밟기 시작하면 차량은 조용하게 가속을 시작하면서 큰 차체에 비해 가볍고 날쌘 가속력을 보여준다.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아 차량의 속도가 가늠이 되지 않아 눈 깜짝할 사이에 속도가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엔진음이 없어 굉장히 조용한 것은 맞지만 이와 반대로 풍절음, 하부 소음과 같은 외부 소음이 더 강조되어 들리게 된다. 그래서 몇몇 전기자동차 및 수소 자동차 오너들이 더 조용한 실내 공간을 위해서 방음 작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외부 소음이 차량의 속도를 인지시켜주는 데에는 나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방음 작업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첫 주행을 통해서 느낀 승차감은 SUV가 가지고 있는 높은 포지션으로 인해서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당시 타이어 공기압이 다소 높아 단단한 듯한 느낌이 조금 있었지만 크게 이질감이 들지 않았고 조금씩 통통 튀면서도 험로 주행에서 운전자의 몸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정도니 승차감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출고가 끝났다. 이제 수소 자동차는 나의 차가 되었고 남들과는 다른 카라이프를 보낼 예정이다. 수소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 그리고 오너가 아니면 모르는 수소 자동차(넥쏘)의 다방면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제공하겠다.
다음 에피소드는 충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소 자동차의 충전 속도가 빨라서 좋다고 하지만 가끔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오너가 아니면 모르는 수소 자동차 충전 이야기를 다음 에피소드에서 풀어나가겠다.
'EP.3 수소충전, 쉽지는 않았다.'에서 계속...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오토모빌매거진
카테고리: 프로젝트 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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