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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들어온 아폴로,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이야기

AUTMAG

by Rollingkr 2019. 11.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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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어느 날 SNS 피드를 보던 중 한 영상이 필자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마치 화가 난 듯 날 선 디자인의 한 차량이 도심 골목에서 풀 악셀을 밟는 장면이었는데 어찌나 힘이 넘치던지  타이어가 연기를 내뿜으며 미끄러져 나가는 영상이었다. 그 영상 속에 등장한 차량은 아폴로 ie라고 불리는 하이퍼카였다. 최근 국내에서는 한 자동차 직수 업체가 아폴로 ie를 국내에 들여와 전시를 하면서 많은 화제가 되었으며 앞으로 국내에서도 아폴로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아폴로 오토모티브는 사실 의외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이퍼카 브랜드이다.
2017년 이탈리아의 하이퍼카 제조사인 아폴로가 '인텐사 이모지온(Intensa Emozione)'이라는 모델을 공개하면서 아폴로 오토모티브가 시작하였지만 사실 아폴로는 그전부터 트랙 달리기만을 위한 차량을 만들어오던 회사였다. 트랙 위 가장 빠른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폴로라는 브랜드가 되기 이전, 굼퍼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서킷을 순식간에 질주할 수 있는 차량을 만들어왔다. 그 이유는 창업자의 이름이 위 사진 속 인물인 롤란드 굼퍼트(Roland Gumpert)이기 때문이다. 그는 70~80년대에 아우디 스포츠 레이싱 팀에서 기술 엔지니어로 일을 하던 인물이었다. 랠리 월드 챔피언에서 4번이나 세계 챔피언에 달성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아우디에서도 굉장히 유망한 엔지니어로 손꼽혔다. 그는 아우디 스포츠에서 트랙 위에서 빨리 달릴 수 있는 차량만 생각하고 설계해오면서 많은 노하우와 실력을 쌓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자신이 꿈꾸는 자동차를 만들어 서킷을 정복하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

롤란드 굼퍼트는 2001년 독일에서 아우디에게 도로 위 경주용 차를 만들겠다며 함께 아우디에서 일했던 유능한 엔지니어 롤란드 마이어에게 이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아우디는 이러한 엔지니어들의 행보에 프로젝트를 통해서 나오는 성과물이 시제품이 아닌 시리즈물로 나오는 조건으로 그들의 일을 승낙해주게 된다. 그렇게 '굼퍼트(Gumpert)' 브랜드가 탄생하게 되었고 아우디의 핵심 엔지니어들이 모여 차량을 제작하면서 많은 주목과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굼퍼트 사는 아우디의 일부 부품을 사용하기 위해서 독일 아우디 본사와 인접한 곳에 자리를 잡았으며 디자인부터 설계 그리고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최단 시간으로서킷을 달릴 수 있는 차량을 만들기 위한 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2002년에 시작된 차량 개발은 2005년이 되어서 끝을 봤고 드디어 제작된 차량을 공개하게 된다. 차량의 이름은 아폴로(Apollo)였으며 당시 현존하는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모든 속도와 성능을 압도하는 수치를 가지고 있었다. 아폴로에 장착된 엔진은 4,163cc의 V8기통 터보 엔진이며 아우디에서 제작한 것이었다. 성능은 버전에 따라서 다른 출력을 보여주었는데 기본 버전은 최대출력 641마력, 스포트 버전은 690마력, 레이스 버전은 789마력으로 강력한 성능이 차량에 맞게 세팅되어 있었다. 당시 기본 버전 모델 기준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3.1초 만에, 200km/h까지는 9.1초 만에 도달할 수 있었고 최고 시속은 360km/h까지 질주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폴로가 주목받게 된 것은 바로 서킷 위에서의 랩타임이었다. 뉘르부르크링에서는 7분 11초 57을 기록하면서 공도 주행이 가능한 차량 중 가장 빠른 랩타임을 찍었고 영국 유명 자동차 프로인 탑기어트랙 랩타임에서는 모든 슈퍼카의 기록을 제치고 1위의 자리에 당당히 올라설 정도로 굉장히 단축된 랩타임을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폴로와 굼퍼트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한다. 잘 만들어진 차량 자체는 많은 기록을 경신했고 성능과 퍼포먼스는 인정받았지만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지 못했고 2013년 회사는 파산 신청을 하고 청산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몇몇 사람들은 굼퍼트가 망한 이유 중 하나가 브랜드의 이름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였으며 여느 사람들은 차량의 디자인이 가장 큰 허점이었다고 지적하며 많은 사람들이 굼퍼트를 구매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논하기도 했다.
그렇게 굼퍼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싶었지만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데토마소를 사들인 '아이디얼 팀 밴처스(Ideal tema ventures)'라는 홍콩 본사의 투자회사가 굼퍼트를 사들이게 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게 되었다. 그들은 회사의 이름을 모델명이었던 '아폴로 오토모티브(Apollo automotive)'로 변경하였고 기존에 만들었던 굼퍼트를 손보고 굼퍼트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차량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한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아폴로 오토모티브에서 2016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서 그들의 비전을 알아갈 수 있는 새로운 두 모델을 공개하면서 아폴로 오토모티브의 공식적인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공개된 차량은 에로우(Arrow) 컨셉카와 인텐사 이모지온(ie) 프로토타입 모델이었다. 당시 굼퍼트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역할을 했으며 많은 사람들은 굼퍼트의 부활에 많은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첫 부활을 알리는 두 차량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전시된 인텐사 이모지온과 에로우가 모습을 드러냈고 두 모델 중 현재 아직 양산에 돌입하지 않은 에로우에 대한 관심을 꽤나 높았다. 아폴로 오토모빌과 스쿠데리아 카메론 글리켄 하우스(SCG)가 함께 개발하며 SCG003C를 기반으로 생산될 에로우는 당시 컨셉카에 굼퍼트 시절 아폴로에 탑재되었던 아우디의 V8기통 엔진이 탑재되었지만 당시 인텐사 이모지온이 먼저 생산될 예정이었기에 에로우에 대한 정보는 많이 제공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폴로 오토모빌의 시작점이자 미래를 결정지을 차량은 인텐사 이모지온이었다. '격렬한 감정'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을 붙이고 날선 바디라인과 강렬한 인상으로 아폴로 오토모빌의 첫번째 양산차로 선정되었다. 
모터쇼 당시에는 당연히 프로토타입 버전을 전시해두었고 최근까지만 해도 프로토타입만이 행사를 돌아다니며 홍보를 하고 다녔다. 하지만 최근 한 말레이시아 재벌이 주문한 1호차가 출고되면서 양산형으로 제작된 완벽한 인텐사 이모지온이 공개되었다.

차량의 디자인은 기류와 자연, 곤충, 해양 동물에 바탕을 두었으며 인테리어 또한 전적으로 자연 테마에 바탕을 두고 가죽으로 뒤덮으며 고급스러움과 안락함을 더했다. 실내 내부는 모두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3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에 대한 정보와 양쪽 사이드미러에 위치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양 옆에 제공해준다.

아폴로 인텐사 이모지온은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어 트랙 위에서 최고의 차량을 만들기 위해서 메르세데스 벤츠 AMG의 전문 튜너이자 모터스포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HWA AG사와 함께 협력하여 이 차량을 개발하였다. 차량의 섀시는 탄소섬유 터브로 이루어졌으며 터브 앞뒤로 구동계 부품들이 올라갈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탑승공간 뒤로는 6,300cc V12기통 엔진이 탑재된다. 6단 시퀀셜 변속기와 결합되어 최고출력 780마력, 최대토크 760Nm의 성능을 발휘하게 된다. 최고 시속은 335km/h이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데에는 2.7초의 시간이 필요하고 공기역학적 설계로 시속 300km/h에 1,350kg의 다운 포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잘 달리는 만큼이나 잘 멈추기 위해서 브램보에서 제작한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앞쪽에는 6피스톤, 뒤쪽에는 4피스톤으로 장착되어 있다. 댐퍼는 빌스타인(Bilstein)에서 제작한 제품이 장착되어 있고 컴포트, 스포츠, 오토 3가지 모드를 제공한다고 한다. 타이어는 최상의 성능과 그립을 발휘할 수 있는 미쉐린 스포츠 컵 2가 네 바퀴에 장착된다. 

아폴로 오토모빌의 첫 번째 제작 차량이자 인텐사 이모지온 1호차 골든 드래곤이 고객에게 인도되면서 아폴로의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현재 모든 인텐사 이모지온 모델은 고객의 요구 사항에 맞춰 제작되고 있으며 앞으로 인텐사 이모지온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모델을 선보여 최고 사양의 파격적인 하이퍼카를 개발해낼 예정이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많은 주목을 받은 아폴로 오토모빌. 나름의 기술력과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초창기 굼퍼트 때부터 추구해온 가장 빠른 자동차를 지향하며 계속 만들어나가고 있다. 아쉽게도 아폴로의 전신인 굼퍼트를 창립했던 롤란드 굼퍼트는 아폴로 오토모티브로 변경된 후 아폴로를 떠났지만 그가 원했던 데로 아폴로는 계속해서 최고의 스피드와 퍼포먼스를 향해 달려나갈 것이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Apollo automobil
카테고리: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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