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부터 이어지는 단기 시리즈 컨텐츠 입니다.
이 박물관 한 구석에서는 달마다 특별한 테마를 바탕으로 전시가 이어진다. 방문 당시에는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를 주제로한 전시가 이뤄졌다. 박물관이 소유하고 있는 차량 중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손을 거친 차량은 피아트 디노 2400 쿠페, 현대 포니1 그리고 마세라티 기블리 SS 스파이더이다. 이곳에 전시되진 않았지만 박물관에는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했고 현대포니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백투터퓨처의 타임머신, 드로리안도 전시 되어있다.
20세기 가장 성공한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60여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200대 넘는 자동차를 디자인하면서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현재 그는 1968년에 설립한 이탈디자인에서 다양한 차량과 모빌리티를 디자인하며 여전히 혁신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 박물관에서 빼놓지 않고 봐야할 모델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컨베이어 벨트 혁신으로 낮은 가격을 가진 자동차 포드 모델T이다. 전시된 모델은 1923년형으로 2,896cc 직렬 4기통 엔진이 탑재되어있어 최대출력 20마력, 최고속도 68km/h에 도달할 수 있는 차량이다. 무엇보다 주목해야하는 것은 가격, 당시 290달러로 부유한 사람들만 구매할 수 있었던 자동차를 누구나 탈 수 있게 만든 주역이다. 그렇게 포드 모델T는 생산이 종료될 때까지 약 1500만 대의 판매량을 만들어내면서 자동차 산업의 역사적인 자동차로 자리하게 된다.
대부분의 클래식카는 오랜 자동차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해외 브랜드의 것이지만 국내에도 지금 시대에는 도로 위에서 절대 볼 수 없는 자동차들이 존재한다. 우리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몰고 다녔을 자동차들이 전시 되어있으며 필자의 눈에 띈 차량은 빨간 프라이드였다. 정확한 명칭은 기아 프라이드 FS EGI 모델로 1992년식이다. 차량에는 1,323cc 직렬 4기통 엔진이 자리잡았고 최대출력 73마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독특하게도 이 차량은 일본의 마쯔다가 설계하고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생산했으며 미국의 포드가 판매를 맡은, 3사의 독특한 만남으로 탄생한 자동차이다. 1987년 처음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으로 147만대의 판매량을 만들어내고 2000년도에 단종하게 된다. 이제는 길에서 보기는 굉장히 힘든 자동차가 되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1910년대, 1920년대 차량이 주를 이루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 시대의 자동차에는 나무가 굉장히 많이 사용되었고 역사적 가치가 높은 차량들이 있어 이 공간 만큼은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보존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 이 시설에서 차량을 감상하다보면 외부와는 다른 환경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이곳에 있는 차량 중 1910년도에 만들어진 롤스로이스 실버고스트(정식 모델명은 40/50HP) 차량이 웅장함으로 눈길을 자극한다. 마치 마부가 앞쪽에 앉는 마차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구조의 실버고스트는 출시 당시 은색 페인트와 조하고 부드럽게 달려 은빛 유령, 실버고스트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7,428cc 직렬 6기통 엔진이 장착되었다. 48마력의 출력을 발휘했고 고장을 대비하여 한 실린더에 점화플러그 2개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차량을 보면 밖으로 운전수의 자리가 따로 있는 것은 굉장히 인상적이면서 클래식하고 뒤쪽에 마련된 탑승공간은 정말 아늑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2층 전시관에는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전에 만들어졌던 자동차가 전시되어있다. 무려 1901년에 양산된 차량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10년전에 양산된 차량이다. 제작사는 올즈모빌, 차량의 이름은 커브드 대시 런어바우트(Curved dash Runabout)이다. 올즈모빌은 주로 증기기관 자동차를 만들어왔지만 위 모델은 가솔린 엔진이다. 1,564cc 단기통으로 이루어진 엔진에서는 5마력의 출력을 내뿜었고 최대 32km/h까지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모델의 특장점이라고 한다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커브드 대시이다. 마치 썰매와 같이 앞쪽 대시보드를 곡선으로 제작하여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별게 아닌거 같아보이지만 모든 것이 나무로 만들어졌기에 당시 가공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올즈모빌 커브드 대시는 생산이 시작된 1901년부터 생산이 종료된 1906년까지 22,400대의 생산량을 만들어내면서 세계 최초 대량생산된 모델로 기록되었다.
독특한 모양의 디자인과 컴펙트한 크기로 눈길을 끄는 클래식카도 있다. 1910년 미국에서 생산된 프랭클린 모델 G 투어링 차량이다. 이 차량은 다른 차량과는 다르게 혁신적인 기술들이 많이 접목되었다. 냉각수 없이 냉각을 하는 공랭식 방식을 채택하였고 이로인해 겨울철 시동은 물론, 가벼운 무게까지 지니고 있었다. 또한 타원형 판스프링으로 승차감을 개선했고 둥근 형태의 엔진룸 디자인은 간단한 구조의 공랭식 엔진이기에 가능했다.
모델 G에는 2,294cc 직렬 4기통 엔진이 탑재되어있고 최고출력 14마력의 출력을 가지고 있다.
박물관을 직접 가는 것만큼 현장감 있고 많은 차량을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특징적인 차량들을 소개해 바쁜 일상 속 여유로운 시간에 방구석에서 자동차 박물관에 방문한 듯한 느낌과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누구에게는 사치품이고, 누구에게는 한 사람의 카라이프가 담긴 클래식 카.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 모든 차량들은 인류가 개발한 기술의 산물이며 하나의 유산으로 우리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켜나가야 할 것 중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말자.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이동현 포토그래퍼(yaya7070@naver.com)
카테고리: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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