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Second Car"
‘10 Second Car’, 쿼터마일(1/4Mile) 드래그 레이스를 10.9초 안에 주파할 수 있는 차를 말하는 단어이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계기는 2001년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Fast and Furious)’에서 주인공과 주인공 일행이 극 중 등장하는 주황색의 도요타 수프라를 ‘10 Second Car’로 칭한 장면을 통해서이다. 오늘의 주인공은 그 도요타 수프라의 5번째 모델, GR 수프라(A90)이다.
직렬 6기통 스포츠카 헤리티지
도요타 수프라는 1978년 첫 선을 보였다. 1세대 모델(A40)은 도요타의 하위 스포츠 쿠페인 셀리카의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한 최상위 트림명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 일본 내수형 모델의 이름은 셀리카XX, 미국 수출형 모델의 이름은 셀리카 수프라였다. 차량의 전체적인 세팅은 스포츠카와 같은 주행성능보다는 GT성향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차량이었다.
2세대 모델(A60)부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스포츠카로써의 수프라가 시작되었다. 직선적인 디자인과 리터럭터블 라이트를 통해 공력 성능을 개선하고 디지털 타코메타, 트립 컴퓨터, 전자식 오디오 등 고급 사양을 탑재하였다.
3세대(A70)부터는 일본 내수형 모델에도 수프라라는 독립된 차명이 적용되어 셀리카와는 완전하게 독립된 차종으로 탄생했다. 또한 수프라 시리즈 중 최초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적용하였고 전일본 투어링카 챔피언쉽(JTCC) 그룹 A 클래스 호몰로게이션 모델인 Turbo A(MA70) 트림도 선보였다.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4세대(A80) 수프라는 1993년 첫 선을 보였다. 크게 자연흡기(SZ)와 터보(RZ)로 두 가지 파워트레인 제공되었고 쿠페형과 타르가 톱의 차체 스타일링으로 구분된다. 또한 4세대 모델에 적용되었던 2JZ-GE / GTE 엔진은 뛰어난 내구성으로 튜닝 포텐셜이 높아 800-1000마력의 고출력을 내는 튜닝카가 다수 등장하기도 했다.
독일계 일본 혼혈의 탄생
5세대 수프라는 GR(GAZOO Racing)이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이는 도요타의 고성능 브랜드이자 모터스포츠 팀인 GAZOO Racing의 이름을 가진 도요타 최초의 모델이다. 그만큼 도요타 5세대 수프라에 대한 스포츠 드라이빙과 모터스포츠 성향을 이름에서부터 드러낸 모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4세대 모델의 단종 이후 17년만에 등장한 5세대(A90) 수프라는 순수 일본 혈통은 아니다. BMW와 공동 개발을 통해 탄생한 수프라는 다양한 부분에서 BMW의 Z4와 공유하였다. 그로인해 파워트레인, 전장, 내장재 등 다양한 부분에서 BMW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디자인만은 수프라 고유의 느낌을 잘 살린 느낌을 전해준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는 FT-1 컨셉트의 디자인을 이용하였고, 디테일면에서는 전, 후면부는 4세대(A80)의 램프와 트렁크 덕테일 형상을, 사이드라인은 2000GT의 사이드 형상을 오마주한 모습으로 도요타 직렬 6기통 스포츠카의 역사와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내로 들어가면 이전 수프라의 2+2 시트가 아닌 단 2개의 시트만이 운전자를 반긴다. 아마도 이는 이전의 GT성향을 완전히 지우고 수프라는 달리기만을 위한 스포츠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듯하기도 하다. IVI 시스템은 BMW의 iDrive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여 도요타의 색채를 입혔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버튼류도 BMW의 것이다. 수프라만의 독창성은 떨어지지만 이미 수 세대에 걸쳐 우수한 IVI임이 검증된 BMW의 것을 이용하여 운전자에게 새로움 보다는 안정적이고 우수한 사용성을 제공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파워트레인은 앞서 언급했듯이 BMW Z4와 같은 최대출력 258마력(PS)의 성능을 발휘하는 직렬 4기통 2.0L 터보엔진과 최대출력 340마력(PS)의 직렬 6기통 3.0L 터보로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변속기는 ZF의 8단 트랜스미션으로 자동변속기만이 제공된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직렬 6기통 터보 모델 한 가지만 제공된다. 하지만 LFA의 카본 모노코크 섀시보다 더 높은 강성의 차체, 도요타의 스포츠 쿠페인 GT86보다 더 낮은 무게중심을 가지며 전후 50:50의 무게 비율로 휠베이스를 윤거로 나누면 차량의 가장 이상적인 핸들링 성능을 만들어주는 황금비율이라고 전해지는 1.55의 비율이 나온다.
드라이브 모드는 댐퍼, 스티어링, 엔진, 트랜스미션의 모드를 독립적으로 노멀과 스포츠 중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스테빌리티 컨트롤의 개입 정도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어 서킷에서 더 날 것의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2019년 1월, 글로벌 출시한 5세대 GR 수프라는 지난 2020년 1월 21일 국내에 첫 선을 보였으며 가격은 GR 수프라 단일 모델 7,380만원으로 출시되었다. 현재 국내에 들어온 30대 한정물량이 모두 판매되었다. 하지만 높은 인기를 보인만큼 추후 추가 물량을 들여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Editor`s say
혹자는 BMW와 부품공유가 너무 많아 ‘저렴한 Z4 쿠페’, ‘BMW 수프라’ 라고도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BMW의 신뢰성 높은 파워트레인과 편리한 전자장비가 곁들여진, 즉 독일 맛 일제 스포츠카로 이해한다면 충분히 납득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부분에서 타협하였더라도 5세대 GR 수프라는 도요타 수프라의 계보를 잇는 후계자로써 도요타의 미들급 스포츠카의 자존심을 지키는 모델의 부활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글: 이동현 에디터(yaya7070@naver.com)
사진: Toyota, 이외 사진 하단 표기
카테고리: 새로운 자동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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