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은 처음 제작한 양산형 자동차 MP4-12C부터 지금 생산하고 있는 모델까지 고성능 모델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모델에 지붕이 개폐되는 스파이더 모델을 제작하고 있다. 보통 루프가 전자식으로 개폐가 되는 미드십 슈퍼카들은 루프가 들어가는 공간을 활용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맥라렌은 루프가 들어가는 공간이 아까웠는지 이를 활용하여 슈퍼카 특성상 좁은 짐 칸을 늘려준다. 맥라렌 오너가 아니라면 몰랐을 이 작은 공간에 대해서 알아보자.
맥라렌에서는 하드탑을 사용하고 모든 모델이 동일한 방식으로 개폐된다. 버튼을 누르면 창문이 내려가고 톤뉴 커버(Tonneau Conver, tonneau는 자동차 뒷좌석이라는 의미)가 열리면서 2피스로 나눠진 루프가 접히면서 운전석 뒤로 들어가게 된다. 완전히 들어가면 톤뉴 커버가 닫히면서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닫히는 것은 이 방법의 역순!
하지만 루프가 닫혀있다면 톤뉴 커버 아래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다. 더군다나 큰 루프가 접혀서 들어가기에 공간의 크기도 꽤나 클 것이다. 맥라렌은 이 공간을 놔두지 않고 앞 트렁크 밖에 실을 수 없는 짐을 톤뉴 커버 아래에도 실을 수 있도록 기능을 마련했다. 그렇다면 톤뉴 커버 안에 짐을 넣기 위해서는 톤뉴 커버만 열어야 하는데 루프 개폐 버튼을 이용해서 열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맥라렌의 운전석 도어를 열면 도어 측면에 버튼이 많은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중 두 개의 버튼이 바로 톤뉴 커버를 여닫는 버튼이다. 루프가 닫혀있는 상태에서만 작동하게 되는 이 버튼을 누르면 오로지 톤뉴 커버만 여닫을 수 있기에 루프는 움직이지 않게 되어 루프가 애매하게 열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톤뉴 커버가 열리면 루프가 있던 공간이 나온다. 위 사진은 맥라렌 570S의 공간으로 루프가 들어갔던 공간이기에 꽤나 큰 공간이 나온다. 최근 출시한 720S 스파이더의 경우 58L의 공간이 생기고 600LT 스파이더의 경우 52L의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앞 트렁크만으로도 모자라거나 앞 트렁크에 넣지 못하는 물건이라면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이곳에 물건을 넣고 실수로 루프를 열어 버린다면 루프나 물건이 망가지지 않을까? 맥라렌은 이를 대비하여 물건의 유무를 떠나 톤뉴 커버만을 개폐한 적이 있다면 루프 오픈 버튼을 눌렀을 때 차량의 계기판에 경고등을 띄우며 물건이 실려있는지 운전자에게 물어보고 확인을 통해서 루프가 닫히게 된다.
단점은 없을까? 당연히 루프가 닫혀야지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짐 싣는 것을 포기하거나 오픈 에어링을 포기해야 한다. 또한 루프는 좌우로 길기에 생각보다 깊지는 않다. 넓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지는 않기에 크고 두꺼운 물건들은 제약이 생길 것 같다.
슈퍼카에 저렇게 많은 짐을 싣겠어?라고 할 수 있지만 맥라렌은 조금이라도 작은 공간도 최대한 활용하여 슈퍼카의 단점인 작은 트렁크를 최대한 극복하고 운전자에게 최대한 많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MP4-12C부터 만들어온 효율적인 이 공간을 앞으로 출시하는 다양한 스파이더 모델에서도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Mclaren, NetCarShow
카테고리: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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