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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의 탄생부터 작별인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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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llingkr 2019. 8. 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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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 동글 귀여운 외모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사랑 받았던 폭스바겐 비틀.  독특한 탄생배경과 유명한 자동차 공학박사로부터 탄생한 뒤 약 8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발이 되어준 폭스바겐 비틀.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단종 직전까지 어떤 모델들이 등장했는지 알아보자.

아마 많은 사람들이 폭스바겐과 비틀이 포르쉐 브랜드를 만들어낸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만들었다는 사실은 익히 들었을 것이다.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는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해 그가 구상하고 있는 기술을 개발해내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최초로 만들어내는 등의 천재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천재성과 우직한 모습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히틀러가 포르쉐 박사를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히틀러는 독일의 경제 부흥을 위해 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국민들이 쉽게 타고 다닐 수 있는 국민 자동차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되고 국민들 누구나 탑승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에게 제작을 맡기게 된다. 
히틀러는 자동차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총 5가지의 조건을 제시했다.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어른 2명과 아이가 최대 3명까지 탑승할 수 있을 것
- 7L의 연료를 넣고 100km의 거리를 갈 수 있을 것
- 1,000마르크 이하의 가격을 가지고 있을 것
- 독일의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질주할 수 있을만큼 강력한 엔진일 것
- 모든 부품은 신속하고 저렴하게 교체될 수 있을 것

히틀러는 이 조건을 가지고 있는 차량을 만들어내게 하기 위해서 포르쉐 박사에게 연구소를 따로 만들어 주었고 포르쉐 박사는 그의 천재성을 발휘하여 조건을 충족시킨 자동차를 완성해나가게 된다.

포르쉐 박사의 노력으로 1938년 독일 중북부 니더작센주에 있는 도시, 볼푸스부르크 공장에서 KDF(해석하면 기쁨을 통한 힘 이라는 의미의 약자이다.)라는 이름으로 양산형 차량이 공개된다
초기에 만들어진 KDF에는 1.1L 수평대향 4기통 공랭식 엔진을 차량 가장 맨 뒤에 얹고 26.5마력의 출력을 뒷바퀴에 전달하며 최고 98km/h까지 달려나갈 수 있었다. 더불어 독일에서 차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굉장히 추운 독일 북부에는 냉각수가 얼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공랭식 엔진을 사용했다고 한다. 처음 양산형 모델을 본 히틀러는 동글동글한 디자인 때문에 맘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이후 다양한 주행 테스트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KDF를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처음 출시 당시 차량의 이름을 KDF라고 칭하였지만 포르쉐 박사는 폭스바겐(volkswagen, 국민차라는 의미의 독일어)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비틀(Beetle)이라는 이름은 미국시장에 진출했을 때 딱정벌레와 같은 외관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현대에 와서는 비틀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실제로 비틀은 히틀러가 내건 조건과 같이 900마르크에 차량이 판매되었고 많은 독일 사람들이 폭스바겐을 구입하게 된다. 하지만 생산 초창기에는 전쟁 때문에 차량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생산하던 공장이 군수공장으로 뒤바뀌면서 잠시 KDF의 생산이 중단되거나 이미 생산된 KDF의 대부분이 군수용으로 개조되어 전쟁터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독일의 패전으로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KDF를 개발하고 다양한 탱크를 개발한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는 나치를 도운 이유로 약 2년간 옥 생활을 하게 되고 보상금을 줘야했던 독일 정부는 폭스바겐 회사를 내놓으면서 비틀의 생산도 다시 시작되게 된다. 초기에는 영국군인이 전쟁 당시 폭발한 폭스바겐 공장을 운영하였다. 공장에서는 kDF를 생산했는데 전쟁 직후 경제적, 심리적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튼튼하고 좋은성능을 낼 수 있었던 KDF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재생산을 시작한 이듬해 만 대가 넘는 생산량을 만들어낸다.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이어 미국시장 진출까지 도전하게 된다. 미국에서 첫 시도가 좋지는 않았지만 점차 미국 시장에서도 점점 입지를 굳히게 되면서 1968년 미국에서만 56만대의 판매량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1978년까지 비틀은 독일에서 생산되었고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었고 남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게 된다. 비틀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인 1946년부터 재생산을 시작하여 2003년 생산을 종료할 때까지 총 2,152만대의 판매량을 만들어내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자동차로 기록된다.

비틀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다는 것은 2,152만대라는 수치뿐만 아니라 영화나 문화 속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사람들과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자동차이면서 귀여운 외모로 인해 그 어떤 자동차보다 애정이 더했을 것이다. 비틀은 다른 자동차들과는 다르게 드라마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면서 자동차 역사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비틀이라는 자동차에 대해서 공감하고 좋아했다는 가장 큰 증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994년 북미 모터쇼에서 폭스바겐은 폴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컨셉트 원(Concept One)' 이라는 컨셉트카 한 대를 공개하면서 비틀의 재탄생을 알린다. 1998년 양산형 뉴 비틀이 등장하였고 이전 비틀을 연상시키는 레트로 디자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게 받으면서 기존 비틀이 가지고 있던 클래식함은 줄이고 21세기에 맞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시키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세상에 등장하게 된다.

새롭게 등장한 뉴 비틀은 사실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만 비틀과 유사하였고 그외에는 모든 것이 바뀌어 있었다. 엔진의 위치는 뒤에서 앞으로 옮겨졌고 폭스바겐에서 사용하던 가솔린 엔진과 TDI 디젤엔진이 장착되면서 공랭식 수평대향 엔진 역시 사라졌다.
초기 뉴 비틀에는 1,984cc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114마력의 최고출력과 165 N⋅m의 최대토크를 지니고 있었으며 디젤엔진으로는 TDI 1,896cc 최고출력 89마력, 최대토크 210 N⋅m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더불어 뉴 비틀에 이전에는 갖추지 못하고 있었던 앞좌석 에어백과 4바퀴 모두 장착된 디스크 브레이크 등 다양한 안전 및 첨단 사양들이 대거 장착되면서 현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비록 비틀은 전통을 따르지는 않았지만 폭스바겐의 아이콘과 같았던 비틀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클래식하고 귀여운 모습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기존의 비틀이 가지고 있던 동그란 헤드램프와 둥글둥글한 바디라인을 그대로 살려 적용시켰으며 동시에 안전성면에서도 굉장히 높은 점수를 받아내었다. 또한 누구든지 쉽게 운전할 수 있게 만들어 접근하기 쉬운 자동차로 만들었다. 하지만 뉴 비틀의 당시 출시가격은 2만달러로 가성비가 떨어져 1세대 만큼 국민차로 등극하기에는 힘들었다.

이후 폭스바겐은 이전 모델보다 더욱 공격적이고 스타일리쉬한 디자인의 비틀을 원했고 이에 2012년 뉴비틀이 한층 더 현대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재정비되어 돌아온다. 통통해보였던 외관은 날렵하게 변신하였고 LED 주간주행등으로 더욱 또렸해진 헤드램프와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변신한 테일램프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새로운 비틀 역시 쿠페 버전과 함께 컨버터블 모델로도 출시되었으며 다양한 컨셉카를 통해서 비틀의 미래를 이야기하곤 했다.

앞쪽에 엔진을 두고 전륜구동을 하는 폭스바겐 뉴비틀에는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DSG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결합해  최대출력 160마력의 출력을 발휘헀다. 비틀은 귀엽고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사랑을 받아왔지만 비틀에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차량 자체는 매력적이었지만 다른 차량들에 비해 편의장비와 성능 같은 부분에서  뒤쳐지는 부분이 있었고 이로 인해 차량의 가성비가 떨어지게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받았지만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않아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이후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폭스바겐이 어수선하고 전체적으로 힘들어지자 비틀의 저조한 판매량과 앞날이 보이지 않는 비틀의 앞날로 인해 2018년 LA 오토쇼에서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비틀의 마지막 생산 차량인 파이널 에디션을 공개하면서 폭스바겐은 비틀의 단종을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더 이상 비틀과 관련된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틀은 80년 만에 역사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시대의 아이콘이 저물다.

폭스바겐 비틀은 오랜 자동차 역사 속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고, 타고 다녔던 자동차로 남았으며 지금의 폭스바겐이 발전하기까지 꽤나 큰 이바지를 한 자동차이다. 비록 끝까지 사랑받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딱정벌레의 귀여운 모습으로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남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NetCarShow / 이외 사진 하단 표기
카테고리: 자동차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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