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마틴, 이름만 들어도 수 가지 단어가 떠오른다. 스완 윙 도어, 영국신사, 스포츠카, 007... 등등 많은 수식어를 떠올리며 애스턴마틴이라는 브랜드를 상기시키곤한다. 1913년 처음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해 무려 106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자동차를 만들어온 애스턴마틴. 그들의 역사 속에는 어떤 자동차들이 잠들어있을까?
※3편참고
초심을 잃지 않은 4도어 Rapid
(2010)
2009년 포르쉐는 SUV에 이어 4도어 세단 파나메라를 공개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준 이 차량은 애스턴 마틴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파나메라가 공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4도어 스포츠카로 라피드라는 차량을 공개하게 된다. 라피드는 마치 DB9을 엿가락 처럼 늘려놓은 듯한 디자인에 4개의 문을 우겨 넣으면서 세단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보닛 안쪽에는 5.9L V12 기통 엔진이 470마력의 출력을 발휘했고 6단 자동트랜스엑슬 기어박스로 구동되었다. 제로백은 5.2초 최고속도는 303km/h에 달하면서 스포츠카 다운 면모는 보여주었다.
하지만 세단으로써의 역할은 충실하지 못했다. 뒷좌석은 있었지만 굉장히 비좁았고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크게 넓지도 않았다. 스포티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용성은 떨어졌던 것이다. 꽤나 날렵한 움직임과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세단의 실용성 때문이 아닌 차량의 퍼포먼스 때문에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많은 판매량은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차량 자체는 완성도가 높았던 자동차임은 분명했다.
완벽한 부활, 뱅퀴시
(2012)
애스턴 마틴이 뱅퀴시라는 이름을 다시 한 번 사용하였다. 원래 뱅퀴시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생산되었던 차량으로 21세기로 들어서는 애스턴 마틴의 강력한 포부를 밝히는 모델이었다.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눈길을 끌었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뱅퀴시도 애스턴 마틴의 명작 중 하나이며 새로운 전환점을 준 차량이기도 하다.
뱅퀴시의 디자인은 애스턴 마틴이 추구해오던 패밀리룩과 ONE-77에서 볼 수 있었던 리어 디자인으로 섹시하면서도 날렵한 컨셉을 갖추고 있어 호평적인 반응을 얻었다.
차체는 탄소섬유가 적용되고 알루미늄 구조의 섀시로 25퍼센트 더 단단한 강성과 가벼운 무게를 지닐 수 있었다. 5.9L V12기통 엔진을 탑재하였으며 터치트로닉 2기어박스와 결합하여 최고출력 565마력, 최대토크 457lb.ft의 성능을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295km/h, 제로백은 4초에 달하면서 굉장히 뛰어난 성능으로 완벽한 GT카로 여겨졌다.
멋진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뱅퀴시는 2015년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볼란테 모델을 출시하였으며 쿠페 모델이 가지고 있어 우아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럭셔리 컨버터블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보완해서 돌아온 Rapid S
(2013)
저조했던 인기와 판매량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라피드에게 애스턴 마틴은 과감하게 새로운 변화를 주어 차량에 매력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면부에 새로운 넓직한 그릴을 배치하여 새로운 인상을 주었고 헤드램프도 그릴에 맞게 디자인을 변경했다. 더 커진 그릴을 통해서 라피드S는 세단으로서의 존재감을 더욱 뿜어낼 수 있었다.
단순히 디자인에 대한 변경 뿐만 아니라 성능도 업그레이드 했다. 엔진은 동일하게 5.9L V12기통 엔진을 탑재했고 라피드보다 80마력 상승한 550마력의 출력을 쏟아냈다. 강력해진 성능만큼이나 운전에 있어 부드러운 제어와 질주 능력을 향상시켰고 장거리 여행은 물론, 4인승 스포츠카 답게 과격하게 다뤄도 될 정도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애스턴 마틴의 기대주, V12 Vantage S
(2013)
애스턴 마틴에서 밴티지는 항상 매니아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차량이다. 2013년 V12 밴티지의 생산이 종료되고 곧바로 V12 밴티지S를 공개했고 이는 V12 밴티지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었다. 12기통 엔진은 55마력 더 끌어올렸고 패들시프트로 작동되는 7단 변속기와 함께 슈퍼카와 같은 성능을 이끌어내었다. 최고출력은 565마력, 제로백은 3.7초, 최고시속은 330km/h로 밴티지 다운, 그 이상의 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단순히 성능만을 높이지 않고 밴티지를 운전하는데 있어 힐앤토 동작을 못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기능을 'AMshift' 라는 이름의 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해 운전의 재미를 더하였다.
창사 100주년을 기념하며, CC100
(2013)
2013년은 애스턴 마틴이 창사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그리하여 애스턴 마틴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모델을 제작해 100주년을 축하했다. 차량을 제작하는데 있어 모티브가 된 것은 1959년 르망 경주에서 우승한 DBR1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차량이 바로 CC100. V12 밴티지 로드스터 모델을 기반으로 차량을 제작하였고 당시 레이스카와 같이 오픈 콕핏 디자인으로 클래식함과 오직 달리기를 위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 차량은 도로에서도 충분히 주행할 수 있는 제원을 갖추고 있다.
예전부터 레이스카에 많이 사용해오던 브리티쉬 그린을 차량 기본 색상으로 정하고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당시 레이스카의 구성을 따르되 디테일한 부분은 현대의 애스턴 마틴이 가지고 있는 포인트를 더해주었다.
엔진은 밴티지S에 장착된 것과 같았다. 565마력의 출력을 내는 V12기통 엔진과 싱글 클러치 자동 기어박스와 결합하였고 1,370kg의 가벼운 무게로 4초만에 시속 100km/h에 도달할 수 있었다.
원래 CC100은 단 한 대만 제작되어 애스턴 마틴이 보관하고 있을 예정이었지만 많은 돈을 가진 매니아의 주문으로 한 대 더 만들어져 전세계에 단 2대만이 존재한다.
DB9의 개선작업
(2013)
DB7 다음으로 2004년 처음 모습을 드러내어 오랜시간 사랑 받았던 DB9이 새로운 DB시리즈로 넘어가지 않고 한 세대 더 제작해 DB9 2세대가 2013년 출시하게 된다. 새로운 DB9은 2010년대에 다시 한 번 더 현대적인 디자인을 품었다. 강렬한 프론트 스플리터, 뱅퀴시를 떠오르게 하는 날렵한 디자인으로 수정되었고 뒷부분은 기존 DB9이 가지고 있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노력했다. 12기통 엔진도 뱅퀴시에 적용되었던 기술들을 통해 업그레이드가 진행되어 51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였고 제로백4.5초, 최고시속 295km/h의 속도를 발휘하였다.
무게중심을 낮추고 보행자의 안전을 높이기 위한 기술도 탑재되었으며 잘 달리는 만큼 잘 멈추기 위해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탑재되었다. 장거리 여행을 위한 GT카의 특성보다는 스포츠 성에 더욱 초점을 맞춰 스포티한 주행을 가능케 하였다. DB9의 새로운 시도와 개선 작업을 통해서 성공적으로 DB9의 새 숨을 불어넣어주었고 DB시리즈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이상은 없어. Vatage GT12
(2015)
밴티지 GT12가 등장하면서 애스턴 마틴에서 지금까지 생산했던 자동차 중에서 가장 강력한 자동차는 없었을 것이다. 도로 위에 레이스 카라는 수식어가 아주 적합할 정도로 완벽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밴티지에 주행풍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에어로 파츠를 곳곳에 부착하였고 와이드 트랙 서스펜션과 넓직한 리어윙은 뒷바퀴의 접지력을 최대화 시켜주었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로 제동을 보강했고 멀티모드 댐핑과 안정성 장치, ABS 장치 등의 개선으로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량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였다.
12기통 엔진은 7단 스포츠 시프트3 기어박스와 결합하여 V12 밴티지S보다 27마력 더 상승한 592마력의 출력을 발휘했고 100km/h까지는 3.5초, 최고시속은 298km/h에 달하였다.
완벽한 주행성능을 가지고 있는 밴티지 GT12에 많은 사람이 열광했지만 단 100명만이 키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차세대 본드카, DB10
(2015)
DB10은 DB9의 후속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멀다. DB시리즈의 연장선이기는 하지만 특별하게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DB10은 애스턴 마틴과 007영화가 함께 해온 50년의 인연을 기념하기 위해서 제작한 모델이다. 오랜 시간 함께 한 만큼 애스턴 마틴은 007에게 DB10이라는 특별한 모델을 선물한 것이다.
DB10은 애스턴 마틴 디자인의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 차량이기도 하다. 더욱 날렵해진 헤드라이트와 모습을 다듬은 그릴, 날렵한 리어램프로 완전히 색다른 모습을 갖춘 것이다. DB10을 기점으로 애스턴 마틴의 디자인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DB10은 대부분이 탄소섬유로 제작되었고 V8 밴티지의 섀시가 기반이 되었다. 파워트레인으로는 4.7L V8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사용되었고 6단 변속기와 결합하여 최고출력 500마력, 최고속도는 305km/h까지 도달할 수 있다. DB10은 양산하지 않았다. 영화를 위해서 단 10대의 차량이 제작되었고 8대는 스턴트카로 사용하여 파손되었으며 멀쩡하게 남은 2대를 경매에 내놓아 약 40억 원의 금액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발생한 돈은 모두 '국경없는 의사회'에 기부하였다.
SUV에 도전한다, DBX Concept
(2015)
애스턴 마틴은 2015년 여러 브랜드에서 우후죽순 SUV모델을 공개하면서 애스턴 마틴도 SUV를 만들겠다는 도전장으로 DBX 컨셉카를 선보였다. 위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선보일 것으로 보이며 현재 막바티 테스트 진행 중이다. 애스턴 마틴의 첫 SUV DBX는 2020년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고삐풀린 애스턴 마틴 Vulcan
(2015)
트랙 전용 차량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오직 서킷에서만 탈 수 있다는 말은 공도에서 주행할 수 없을 만큼의 퍼포먼스를 갖추고 있다는 것. 벌칸은 기다란 롱노즈와 FR구조로 애스턴 마틴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외관은 공기역학적인 설계를 토대로 엔진 냉각과 다운포스에 최대한 신경을 썼고 실내는 경량화와 안전을 위한 장치들만이 존재한다. 각 도어 바로 뒤에 위치한 배기구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애스턴 마틴만의 울부짖는 소리가 귀를 찌른다.
긴 보닛 아래에는 7.0L V12기통 엔진을 탑재하였으며 내부에 있는 다이얼을 통해서 550마력, 675마력, 최대 820마력의 출력을 발휘할 수있도록 제어할 수 있다.
애스턴 마틴이 발휘할 수 있는 퍼포먼스의 한계점에 도달한 벌칸은 24대만이 생산되어 굉장히 희소성이 높은 차량 중 하나로 손꼽힌다. 구매자들은 애스턴 마틴에서 개최하는 트랙데이에 참가하고 운전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최근 약 40억 원에 중고로 나온 벌칸이 거래되었다고 한다.
최고에 오른 8기통, 밴티지 GT8
(2016)
V12 밴티지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밴티지 GT12가 있었듯이 8기통의 진화버전인 밴티지 GT8도 등장했다. 8기통 엔진을 탑재한 마지막 업그레이드 모델이자 최상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밴티지 GT8은 GTE클래스 레이싱에 보급되고 있는 머신들과 비슷한 레이아웃을 적용하여 레이싱카와 같은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차량 전체 외부 패널에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뒤덮었고 공기역학적인 구조와 에어로 파츠 그리고 100kg이나 다이어트 했다.
엔진은 4.7L V8기통 엔진을 최대한 운전석 쪽으로 당겨 프론트 미드십 구조를 만들어냈다. 44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였고 가벼운 무게로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주기는 충분했다. 시속 306km/h까지 도달할 수 있었고 100km/h에 도달하는데에는 4.4초의 시간이 걸렸다.
단 150대만이 생산되었으며 미국에서는 판매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많은 매니아와 컬렉터들의 인기로 순식간에 판매가 완료되었다고 한다.
아직 자가토와의 인연은 그대로, Vanquish Zagato
(2017)
애스턴 마틴과 자가토의 인연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뱅퀴시 자가토 모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제작한 자가토의 작품은 한 대가 아닌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내면서 더욱 스페셜함을 더했다. 애스턴 마틴의 뱅퀴시를 기반으로 디자인되었고 그동안 애스턴 마틴이 만들어왔던 벌칸, One-77 등 한정판 차량에 적용되었던 디자인 포인트를 응용하였다. 그 결과 애스턴 마틴 모델 중 다섯 손가락안에 들정도의 아름다운 디자인이 만들어졌고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예술품과 같이 여겨지고 있다.
뱅퀴시 자가토는 5,935cc V12기통 엔진을 얹고 뱅퀴시S에서 가져온 기어박스와 결합하여 최대출력 595마력, 최대토크 465lb.ft의 성능을 발휘했다. 시속 323km/h까지 도달할 수 있고 3.5초만에 100km/h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뱅퀴시 자가토는 단 99대만이 생산되었다. 또한 쿠페모델 뿐만 아니라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볼란테 모델 99대, 미친듯한 루프라인을 가진 슈팅브레이크까지 의외로 많이 제작되었으며 컬렉터들 대부분이 차고에 전시만 해두지 않고 끌고 다니면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오랜 히스토리가 만들어내는 그랜드 투어러
지금까지 애스턴 마틴이 거쳐온 역사적인 모델들을 살펴보았다. 애스턴 마틴은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장거리 여행을 위한 그랜드 투어러 모델을 제작하기 위해 힘써왔고 아직까지도 최고의 GT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애스턴 마틴도 시장의 트렌드를 쫒기 위해서 다양한 변화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GT카를 전문으로 제작하고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잊지않고 유지해오고 있다. 영국의 GT카 전문 메이커 애스턴 마틴, 앞으로 그들이 꾸준히 만들어나갈 새로운 GT카가 더욱 기대된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Netcarshow
카테고리: 자동차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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