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기아 자동차에서 새로운 SUV를 발표했다. 2020년형 4세대 쏘렌토였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고, 사전계약 대수는 기아 자동차에서 이례적으로 1만 대를 넘기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그러나 기념비적인 일을 축하하기도 전에 기아 자동차는 정말 말 그대로 치명적인 실수를 해버리고 만다. 바로 ‘하이브리드 연비 기준 불충분’이었다.
성공적인 계약 대수 기록
최근 환경에 대한 국제적, 국내적 관심이 커짐에 따라 여러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출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4세대 쏘렌토 역시 이에 발맞추어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음 달 10일 정식 출시를 하고 사전계약을 이달 20일에 진행한 상태였다. 더욱 감각적으로 변한 디자인과 최신 기술을 필두로 지난 20일 쏘렌토는 사전계약 1만 8000여 대를 넘기었고 쏘렌토 사전계약 대수 중의 절반 이상인 64%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 비율은 고객층이 하이브리드 모델에 그만큼 관심을 보인다는 것의 지표였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구매하려는 이유는 고객마다 다양하다. 환경적 측면에서 하이브리드를 사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세제 혜택’을 비롯한 다양한 혜택 때문일 것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저공해차량으로써 정부 정책에 따라 구매보조금이 2019년 사업을 종료했지만 구매단계와 등록 단계에서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다. 구매단계에서 세금감면 항목들은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가 있는데 각각 최대 100만 원, 최대 30만 원으로 합계 130만 원에 부가세 포함 총 143만 원의 감면 혜택을 받는다. 등록 단계에서 취득세도 최대 90만 원 감면 혜택이 있는데, 기아 자동차는 이러한 세제를 고려해 4세대 쏘렌토의 가격을 낮추어 사전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고 만다. 바로 이렇게 많은 기대를 받은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정부의 하이브리드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세금혜택을 받지 못하는 하이브리드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하이브리드 기준은 복합 연비 15.8㎞/ℓ이다. 그러나 쏘렌토가 환경부에서 검증받은 복합 연비는 15.3㎞/ℓ로, 기준보다 0.5㎞/ℓ 모자라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를 뒤늦게 확인한 기아 자동차는 지난 21일 오후 16시에 하이브리드 모델 사전계약 중단을 안내문을 통해 공지했고 현재 홈페이지엔 디젤 모델의 사전계약만이 진행되고 상황이다.
기준을 꼼꼼하게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기아 자동차의 실수는 고스란히 사전계약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애초에 4세대 쏘렌토는 사전계약 금액을 세제를 고려한 143만 원 낮춘 가격으로 책정했기 때문에, 정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공식 출시 때는 신차의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소비자의 취·등록세 증가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아 자동차는 “기존 공지된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 가격은 변동될 예정”이며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전계약 고객 여러분들께는 별도 보상안을 마련해 개별 연락드릴 계획” 이라 밝혔지만, 이러한 일들을 “담당자가 관련 법규를 철저하게 확인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는 등 직원의 실수로만 치부하는 태도가 상황을 악화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기아 자동차가 “연비를 다시 측정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라는 말을 한 만큼,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기아 자동차는 사전계약한 고객들의 세재 금액 143만 원을 모두 배상하고 내달 출시를 감행하는 방향으로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기아 자동차는 약 200억가량의 금액을 보상하게 된다. 그러나 친환경 마크를 받지 못한 채로 출시할 쏘렌토는 하이브리드지만 하이브리드가 아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모호한 차가 될 것이다. 기아 자동차가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는 가운데 계약 재개는 신차 가격 확정과 보상안에 대한 논의 후, 추후 공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윤경 에디터(yoonk7022@naver.com)
사진: 기아자동차, Netcarshow
자료: 친환경차 종합정보 시스템
카테고리: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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