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엔진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을 가솔린 엔진보다 더 많이 뿜어내며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 많이 오염시키는 만큼 세계적으로 디젤엔진에 대한 규제가 각박해지고 있으며 제조사들은 그 규제안에서 차량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제조사들은 배기가스 저감 장치를 장착하기 시작했고 최근 국내 BMW 차량들이 저감 장치로부터 화제가 일어나자 배기가스 저감 장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 디젤 차량을 구입하면 무조건 있다는 배기가스 저감장치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떤 원리로 배기가스를 저감하는 것일까?
배기가스에 있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서 현재 DPF, EGR, SCR 이 3가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이 3가지 시스템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배기가스를 정화시키고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 차량에 알맞은 시스템으로 장착되고 있다. 각 장치들은 어떤 원리로 배기가스를 정화시키고 있는지 알아보자.
DPF 장치는 배기가스가 흐르는 배기 라인에 위치하여 배기가스에 포함된 PM(미세 매연 입자)을 걸러낸 후 고열을 이용하여 연소시키는 장치로 국내에서는 2005년부터 의무 장착을 시행하고 있다.
DPF 장치의 구성은 원통의 하우징과 세라믹 담체 그리고 세라믹 플러그로 되어있다. DPF에는 세라믹 이외에도 소결금성 같은 소재가 사용되는데 그 이유는 수백 도의 높은 열을 발생시키기에 내열성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DPF의 원리
DPF의 원리는 평소에 필터를 통해 지나가는 배기가스 속 미세입자를 걸러내어 500~600도의 온도에서 연소시켜 태워낸다. 의외로 간단한 방법으로 작동되고 있지만 DPF에서 이 미세 매연 입자들을 태워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온을 만들어내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 이 고온을 만들기 위한 2가지 선택이 있다. 한 가지는 배기가스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미세입자의 연소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배기가스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빠른 엔진 회전으로 열을 높이거나 엔진 연료의 분사 시기를 조절하는 방법도 있으며 기존에 DOC라는 장치를 DPF 앞에 장착하여 화학적 반응 열을 통해서 배기가스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을 통해서 배기가스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
미세입자의 연소온도를 낮추는 방법은 금속 화함물을 첨가시켜 미세 매연 입자의 연소 온도를 450~500도로 낮추는 방법이 있고 필터의 백금 코팅을 통해서 미세 매연 입자의 연소를 촉진시키는 방법이 있다. 촉매 방식은 효과가 좋지 않은 대신에 다른 방식에 비해 연소 후 남는 퇴적물이 거의 없다고 한다.
DPF가 높은 온도가 되면 알아서 연소를 해낸다고 하지만 연소 온도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퇴적물이 쌓이게 되며 한계를 넘어 퇴적물이 누적되어 쌓이면 계기판 DPF 관련 경고등이 점멸하게 된다. 경고등이 점멸한다면 안전한 곳에서 60km/h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약 25분 정도 주행하면 해결된다. 그 외에 1년에 한 번씩 필터 청소 및 교체와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더불어 엔진오일도 DPF 전용 오일을 넣어주어야 한다. DPF 전용 오일을 넣어야 하는 이유는 기존 오일에 있는 황 성분이 DPF에는 치명적이며 전용 오일에는 DPF를 위한 첨가제를 통해서 엔진 속 연소 방해 물질을 없애고 불순물을 최소화시키면서 오염물질이 DPF로 흐르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만약, DPF를 잘 관리하지 않고 차량이 노후가 된다면 장치가 망가져 고액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고열을 사용하기에 화재사고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
장점
- 다른 장치에 비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 줄 것이 없다.
단점
- 배기가 원활하지 않아질 수 있기에 출력 저하가 발생한다.
- 전용 엔진오일 필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EGR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로 연소실에서 연소된 배기가스를 다시 한번 실린더로 집어넣어 연소시키는 장치로 배기가스의 유해 물질을 덜어내는 장치이다. EGR은 엔진에 위치하고 있으며 EGR 밸브, EGR 통로, EGR 냉각기로 구성되어 작동한다.
EGR의 원리
EGR은 차량 제어를 총괄하고 있는 컴퓨터 ECU(Electronic Control Unit)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작동된다. EGR이 작동하게 되면 ECU로부터 신호를 받은 EGR 밸브가 열리게 되고 EGR 밸브가 열리면서 배기가스가 EGR 통로를 통해서 들어가게 된다. 이때 배기가스는 고온고압 상태이기에 열을 식혀서 사용해야 하기에 EGR 쿨러를 통해서 뜨거운 배기가스의 온도를 낮춰주게 된다. 온도가 내려간 배기가스 공기는 다시 흡기에서 들어오는 깨끗한 공기와 섞여 연소실도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산소의 농도를 줄여 산소와 질소가 반응하여 만들어지는 매연물질을 줄이게 되어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EGR은 ECU에 의해서 적합한 상태에서만 작동할 수 있도록 제어되고 있다. 그렇기에 항상 작동하지는 않으며 엔진의 온도가 어느 정도 높아지고 높은 출력이 필요하지 않을 때 혹은 공회전 상태가 아닐 때만 작동하여 배기가스를 재순환 시키는 것이다.
EGR은 사용할수록 점점 찌꺼기가 쌓이게 된다. 찌꺼기가 쌓이면서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기도 하며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순환이 잘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5만~10만 km 정도에 점검과 함께 청소하는 것이 좋다.
장점
- 정비 비용이 저렴하다.
- 엔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장착할 수 있다.
- 별다른 첨가물을 넣어주지 않아도 된다.
단점
- 한 번 연소된 배기가스를 사용하는 것이기에 차량의 출력이 떨어지고 연비에 영향을 준다.
- 시간이 지날수록 EGR 관련 부품들에 퇴적물이 쌓여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줘야 한다.
SCR은 선택적 촉매 감소(Selective Catalyst Reduction)의 준말로 이 기술은 배출되는 배기가스에 촉매 용액, 즉 요소수라는 것을 분사하여 배기가스에 있는 질소 산화물과 일산화탄소를 줄이는 일을 한다. 최근 많은 차량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요소수도 나오고 있다.
SCR의 원리
SCR 장치의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주유구 옆에 있는 요소수 주입구에 요소수를 넣어 채워주면 차량의 배기 라인에 장착되어 있는 노즐을 통해서 마치 분무기를 분사하듯 배기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하게 된다. 요소수와 만난 배기가스는 정화되어 밖으로 배출되게 된다.
마치 생수처럼 투명하고 맑은 요소수는 이름 그대로 요소가 녹아있는 수용액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요소는 암모니아(NH3) 혹은 우레아가 약 35% 정도이고 나머지는 정제수를 사용하여 제작한다고 한다. 이 요소수와 배기가스의 화학적 반응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배기가스 안에 있는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CO), 탄화수소(CH3+)가 요소수와 만나면서 화학적 반응(환원 과정)을 거치면서 질소(N2), 물(H2O),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된다. 이러한 원리를 통해서 60%~80% 정도 오염 저감을 도와준다고 한다.
요소수는 다른 장치들과 다르게 요소수를 소모하며 저감하는 장치이기에 요소수를 주기적으로 보충해 줘야 한다. 차량마다 요소수 탱크의 용량과 소모량이 다르기에 SCR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차량이라면 자신의 차량의 용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요소수가 다 소모되기 전에 차량에 경고등을 띄워주니 이를 보고 보충해 줘도 좋다. 요소수는 인터넷에서 구입하여 직접 넣거나 주유소에 있는 주입기를 이용하여 주입할 수도 있다.
만약 요소수를 넣지 않는다면?
요소수를 넣지 않으면 배기가스를 저감시키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기에 제조사에서 이를 방지하고자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거나 출력을 저하시키는 등 제한을 걸어둔다. 혹여 요소수가 모자란 상태에서 주행이 가능하더라도 요소수 없이 작동되는 노즐이 망가져 교체하는데 비용이 발생하니 항상 요소수를 채우도록 하자!
장점
- 엔진에 장치가 장착되거나 엔진을 통해서 저감하는 것이 아니기에 엔진에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연비, 출력에 영향 X)
- 찌꺼기가 발생하지 않아 따로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단점
- 요소수를 매번 체크하고 주입해 줘야 하며 연료 이외에 요소수를 구입해야 하기에 차량 유지 금액이 증가한다.
- 요소수 탱크와 같이 액을 보관하고 분사하는 시스템으로 인해서 차량의 가격이 조금 비싸다.
점점 챙겨야 할 것이 많아지는 디젤 자동차
점차 환경오염과 미세먼지가 심해짐에 따라서 디젤 자동차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소비자나 제조사 입장에서는 좋은 자동차일지는 몰라도 지구와 환경을 생각한다면 결코 좋은 자동차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나 수소 자동차와 전기자동차가 등장한 지금 시점에서 이제 디젤 자동차는 사라져야만 하는 자동차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최근 디젤 자동차가 사라지고 이 자리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생기고 있으며 디젤 자동차가 많았던 유럽에서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디젤 자동차라는 게 있었다며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오토모빌매거진 / 이외 사진 하단 표기
카테고리: 자동차 원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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