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날개 달린 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300SL

AUTMAG

by Rollingkr 2018. 6. 22. 17:06

본문

 

벤츠와 걸윙도어 

 

 아름다운 디자인과 우아하게 열리는 걸윙도어. 이 모든 것을 갖춘 클래식 카가 한 대 있다. 바로 벤츠에서 제작한 300SL이다. 300SL은 벤츠 역사는 물론 자동차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모델로 손꼽히고 있으며 여전히 콜렉터들 사이에서의 인기가 많으며 300SL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SL 시리즈도 벤츠의 스포츠카 라인업으로 여전히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1952년 레이스 카 W194 (좌) / 양산형 모델 300SL (우)

 

1952~1953: 레이스 카 W194
1954~1963: 양산차량 300SL
 

탄생 배경 

300SL은 양산형이 아닌 레이스를 위해 제작된 레이스 카였다. 1952년에 제작한 이 차량은 스털링 모스와 같은 전설의 드라이버들이 운전하였으며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도, 카레라 핀아메리카나 레이스에서도, 우승을 휩쓸며 벤츠의 위상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300SL은 빠른 속도와 아름다운 디자인, 기에 우수한 성적도 가지고 있었지만 너무 속도에 집중한 탓인지 300SL을 운전하다가 세상을 떠난 드라이버들이 많아지자 '과부 제조기(wido-maker)'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어쩌다 이 레이스 카는 일반 사람들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
우선 당시 벤츠는 세계 2차대전에서 독일의 패전으로 이곳저곳에서 많은 자금 압박을 받게 된다. 재정적으로 벤츠가 힘들었을 때 미국 뉴욕에서 벤츠 차량 판매를 맡고 있던 맥스 호프만(Max Hoffman)이 레이스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300SL에 부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벤츠에 W194 양산을 제안하게 된다. 벤츠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기가 많은 W194 레이스 카의 양산형인 300SL을 제작하게 된다.

 

아름답고 우아한 디자인 

300SL은 W194 레이스 카가 가지고 있던 볼륨감을 살리면서 중후함은 물론 은빛 범퍼와 휀다의 장식으로 고급스러움을 한 번에 담아냈다. 더불어 레이스 카를 거의 그대로 양산화하면서 엔진을 품고 있는 긴 보닛의 롱 노즈 형식의 디자인과 곡선으로 마무리하는 트렁크 양옆에 장착된 에어벤트는 레이싱의 DNA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전달하고 있다.

 

레이싱카의 흔적, 걸윙도어 

300SL에서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단연 걸윙도어라고 할 수 있다. 300SL에 처음으로 적용된 걸윙도어는 멋을 위해 장착된 것이 아닌 레이싱 카를 제작하다가 만들어진 문이다. W194는 (300SL도 동일) 알루미늄 튜브를 이용하여 제작한 '튜브 스페이스 프레임(Tube Space Frame)'을 적용하여 차체를 만들어 뛰어난 강성과 가벼운 무게를 가지게 되었다. 강성과 무게는 해결했지만 이로 인해 문턱이 두껍고 높아졌으며 더불어 공기저항을 최대한 적게 만들기 위한 낮은 차체로 일반 도어로는 사람이 타고 내리기 굉장히 힘든 구조가 만들어졌다. 특히 당시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는 드라이버가 차 밖에서 기다리다가 시작하자마자 차량으로 뛰어가 탑승하면서 시작하는 르망식 스타트 방식을 사용하였기에 드라이버들이 차량을 빠르게 타고 내릴 수 있는 구조가 굉장히 중요하였다. 그래서 벤츠는 강성과 가벼움을 가지는 동시에 빠르고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는 걸윙도어를 제작하게 된 것이다.
걸윙도어는 300SL이 양산되었을 때도 편리한 탑승을 도왔으며 무엇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지게 해주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바로 창문을 열지 못한다는 것. 자동차에 에어컨도 없던 시절 창문도 없다니 실내는 엔진 열기로 찜통이었을 것이다.

※걸윙도어(Gullwing door): 갈매기의 날개와 같은 모양으로 도어가 개폐된다고 하여 갈매기 날개 문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세계 최초 가솔린 직분사 엔진 

300SL에는 지금은 흔한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최초로 탑재되었다. 당시 보쉬(bosch)에서 제작한 기계식 연료분사기가 3.0L 직렬 6기통 엔진에 장착되었으며 4단 수동 변속기와 결합하여 215마력의 최대출력, 28.0kg· 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260km/h까지 질주할 수 있다. 또한 직렬 형식의 엔진을 약간 기울여 장착함으로써 차량을 좀 더 낮고 날렵하게 제작할 수 있었다. 당연히 이 정도 스펙이면 그 당시에는 굉장히 빠르고 강력한 성능을 내는 차량에 속했다.

 

걸윙도어, 지붕 없는 로드스터 

300SL은 지붕이 없는 로드스터 모델로도 생산이 되었다. 지붕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붕에 고정된는 걸윙도어도 같이 사라졌다. 그래서 300SL 로드스터에는 일반적인 도어가 장착되어있다.
300SL은 총 3,258대의 차량이 생산되었으며 쿠페는 1,400대, 로드스터 모델은 1,858대가 생산되었다.
 

 

반세기 만에 다시 탄생한 300SL 

2011년에 등장한 SLS AMG를 살펴보면 곳곳에서 300SL과 닮은 점을 찾을 수 있다. 300SL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걸윙도어와 롱 노즈 형태의 차체, 더불어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그리고 사이드에 있는 에어덕트의 모습을 보면 300SL과 SLS AMG가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LS AMG는 6.2L V8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하고 7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와 결합하여 563마력의 최대출력과 650 N ⋅ 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SLS AMG는 AMG GT가 터보차저를 장착하고 출시하면서 벤츠에서 제작한 마지막 자연흡기 스포츠카가 되었다.

 300SL은 현재 11억에서 27억 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수집가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300SL은 최근 개최된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등장하기도 하였으며 국내에서도 300SL을 제주 자동차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삼성 자동차 박물관에서도 전시회에 따라 가끔 만나볼 수 있다.

300SL이 지금까지의 벤츠 스포츠카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자동차의 역사에 있어 큰 획을 그은 차량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앞으로도 미래에 큰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차량이 만들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글: editor GB (lgb03@naver.com)
사진: NetCarShow
카테고리: 자동차 역사 이야기
©오토모빌매거진.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