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닌파리나, 자동차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신생 브랜드로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굉장히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자동차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17세기경 마차의 탑승부분과 인테리어를 담당하다가 자동차의 등장으로 차량의 내외관을 만들어냈던 코치빌더인 피닌파리나. 이제는 완성차 회사에서 모든 부분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면서 사실상 설 자리를 잃어버린 피닌파리나가 대책을 찾고자 하나의 자동차 회사로 거듭나기로 하였다.
(피닌파리나는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로부터 디자인을 도맡아 하거나 완성된 차량을 기반으로 스페셜한 차량을 제작해오곤 했다.)
전기파워트레인 기반의 하이퍼카 바티스타
피닌파리나에서는 첫번째 차량으로 전기파워트레인을 얹고 굉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하이퍼카, 바티스타를 선보였다. 피닌파리나는 주로 페라리와 같은 고성능 차량을 제작하는 브랜드들과 협력을 해왔기에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고 스페셜한 차량을 선보이는 것은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바티스타라는 이름은 피닌파리나의 창업주인 '바티스타 피닌파리나(Battista Pininfarina)'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창업주의 이름과 같이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의 첫걸음을 내딛는 차량에 아주 적합한 이름이 아닐 수가 없다.
디자인 명가 피닌파리나에서 제작한 차량이기에 디자인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바티스타의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의외로 강렬하고 역동적인 라인이 인상적이다. 좌우가 이어지며 일체감을 준 헤드램프는 미래지향적고 공기역학적인 역할을 해내며 이는 범퍼 하단으로도 이어진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며 앞쪽에서 흘러오는 공기는 유려하고 낮은 루프라인을 따라 차량을 짓누르며 다운포스를 형성시켜준다. 무엇보다 다운포스가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는 독특한 후면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테일램프가 있는 부분의 패널은 가변식 리어윙과 함께 그 자체가 리어윙 역할을 하면서 공기가 자연스럽게 차량 안쪽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공기를 유도하고 테일램프는 그러한 공학적 디자인 속에 녹아들어있다.
이번 차량을 디자인하면서 피닌파리나의 디자인 DNA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순수함에서 디자인, 운전경험, 승객경험, 공학이 모두 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이러한 설계의 순수성을 가지고 피닌파리나는 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정의를 내렸다고 한다.
디자인의 미학은 실내로도 펼쳐진다. 큰 꾸밈없이 미래지향적이고 승객의 편리함을 위해 설계된 인테리어에서는 최대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콕핏에 3개의 디스플레이를 집중시켜 많은 정보를 제공받거나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였고 가죽과 색상배치를 적절히 활용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루프와 함께 개폐되는 버터플라이 도어를 채택하면서 편리하게 타고 내리면서도 외적으로도 완성도를 높여준다.
하이퍼카라 불리우는 바티스타의 성능은 어떨까? 바티스타에는 총 4개의 전기모터가 각 바퀴에 장착되어 최고출력 1,900마력, 최대토크 2,300Nm의 어마어마한 성능을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거대한 120kWh 배터리를 차량 바닥에 깔아 무게중심을 낮추었다. 바티스타는 한 번 완전충전시 450km정도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으며 80%까지 급속충전으로 30분이내에 충전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5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제공하며 최고시속은 350km/h이상, 시속 100km/h까지는 단 2초면 도달하게 된다. 이 모든 파워트레인은 최근 인수된 마힌드라의 포뮬러E 레이싱팀과 전기 슈퍼카로 유명한 리막과 함께 파워트레인을 제작하였다고 한다.
오토모빌리 피닌파리나는 바티스타를 시작으로 전기모터 파워트레인을 갖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면서 스페셜한 자동차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비록 극소수만이 피닌파리나의 자동차를 즐길 수 있겠지만 피닌파리나가 고성능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대가 되는 사건이다.
바티스타는 전세계 단 150명만이 소유할 수 있게 되며 차량 가격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26억원 이상의 가격을 가질 것으로 보여진다.
글: 이기범 에디터(lgb03@naver.com)
사진: Pininfarina
카테고리: 슈퍼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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